윗선 겨누지 못하는 검찰 수사, 권재진 장관은 즉각 사퇴하라
검찰은 민정수석실 전면 수사로 ‘사즉생’ 결의의 진정성 보여주어야
2010년 민간인 불법사찰 증거인멸 과정에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으나 검찰 수사는 한 걸음도 더 나가지 못하고 있다.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권재진 법무부장관이 수사지휘를 할 수 있는 위치에 그대로 있는 상태에서는 검찰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질리 없다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또 다시 사건을 축소․은폐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지 않으려면 검찰은 권재진 장관을 비롯한 당시 민정수석실 관계자들을 상대로 전면적인 수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며, 검찰의 독립적인 수사를 위해 권재진 장관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0년 PD수첩 보도와 증거인멸 사건 전후로 민정수석실과 지원관실 직원들 사이에 수십차례 전화통화가 이뤄졌다고 한다. 또, 진경락 전 총리실 과장이 2011년 중앙징계위원회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민정수석실 비서관 2명이 증거인멸을 (이영호씨를 지칭하는)L비서관에게 요구했고, 자신에게 지시했으나 거절하자 (최종석씨를 뜻하는)C행정관을 시켜 장진수 주무관에게 증거인멸을 요구했다고 진술한 사실도 확인되었다. 진 전 과장이 다른 인물을 통해 미공개 사찰자료가 담긴 노트북을 무기로 청와대 측을 압박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당시 민정수석실이 관여된 정황이 속속 제기되고 있고 구체적인 인물까지 특정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검찰은 민정수석실 그 누구도 소환조사하지 않고 있다.
사즉생의 각오로 수사에 임하겠다는 검찰이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은 어떠한가? 검찰이 수사를 주도하기는 커녕, 장진수 전 주무관의 증언과 검찰수사 바깥에서 제기되는 의혹들을 따라잡는 것조차 벅찬 모습이다. 폭로로 드러난 사실을 일부 확인한 것 외에 검찰이 한 일이 도대체 무엇인가? 이미 일부 언론은 재수사가 ‘용두사미’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사즉생의 결의로 수사를 해도 언론을 통해 제기되는 수다한 의혹들 중 어느 것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검찰은 자격이 없다. 자격 없는 검찰에 법집행을 맡길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검찰은 지금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진정으로 사는 길인지 숙고해야 할 것이다. 죽을 각오로 수사에 임하겠다는 검찰이 권력을 두려워하는 모습만 보인다면 검찰에 대한 불신과 저항만 커질 뿐이다. 검찰은 증거인멸 당시 민정수석실 관계자들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에 즉각 착수함으로써 최소한의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 권재진 장관 역시 스스로 사퇴하여 검찰의 명예를 지키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민간인 불법사찰 비상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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