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예산감시 2000-05-17   1707

주차 전쟁, 그러나 주차장 특별회계 1,549억 잠자고 있다

참여연대 시민예산감시모임 곳지사, 시민정보공개운동 결과 보고서 발표

서울시 14개구청 주차장 특별회계 예산 2228억 중 679억만 집행

참여연대(공동대표 金重培ㆍ朴相增ㆍ朴恩正) 예산 감시 시민모임인 ‘나라곳간을 지키는 사람들’(약칭 ‘곳지사’)은 2000년 5월 17(수) 11시 참여연대 2층 강당에서 2차 정보공개청구사업 보고대회를 열어, 서울시 14개 구청의 98년도 주차장 특별회계 미 집행 내역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곳지사는 지난해 12월부터 회원 거주지역 중심으로 서울시내 15개 구청의 1998년 주차장 특별회계 예ㆍ결산 내역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시작하였으며, 이 중 강서구(정보비공개결정)를 제외한 나머지 14개 구청의 예ㆍ결산 현황을 4개월간 분석하였다. 그 결과, 14개 구청의 98년 주차장 특별회계의 예산현액 (96년 이월금 + 97년 과태료 징수금)은 2,228억원이었으며, 실재 집행된 결산액은 679억원에 불과하여 결국 1,549억원이라는 거액의 예산이 사장되었음이 밝혀졌다.

곳지사는 막대한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고 있지 않은 이유에 대해, 예산 편성이 철저하게 기획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였다.

종로구의 경우. 241억의 예산 현액 중 69억원을 자체사업예산(토지매입비 및 시설비)으로 편성하였으나 실재 집행액은 6억 8천만원에 불과하며 미집행액은 62억 2천만원

인데, 이는 종로구청과 성동구청의 토지매입 예산 산출기초내역에 나타나 있듯이 ‘평당 600만원×700평’, ‘옥수, 금호, 행당, 왕십리 동 권역 5억원×4개소’라는 식으로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예산을 편성하였다. 곳지사 관계자는 “이러한 예산 편성은 근본적으로 예산 미집행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어느 지역이 상대적으로 시급하게 주차공간 확보가 요구되는지, 해당 지역에 주차장 건설이 가능한 부지가 존재하는지, 토지 가격은 얼마인지, 토지 구매가 가능한지, 주차장 건설 후 효율성은 있는지 등을 사전에 조사, 기획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곳지사는 이처럼 예산이 미집행되는 것에 대해서 담당 공무원은 “구매 가능한 부지가 없었다.”, “구매 시점의 가격이 예산 편성시의 가격보다 높았다.”, “토지 소유주가 바뀌었다.” “인력이 부족하다.” 등의 해명을 하고 있는 것과 관련, “예산 편성 전에 합법적인 과정을 거쳐 토지구매 계약, 혹은 가계약이 이루어졌다면 상기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하고 “그러한 변명은 오히려 해당 부서의 사업 의지 부족을 드러내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주장했다. 가령 ‘주차장 건설’이라는 것이 사기업의 사업이라고 가정할 경우, 먼저 주차장 공간 수요가 가장 높은 지역을 선정하고 그 지역에서 가장 효율성 있는 부지를 확보하기 위하여 수많은 사전 조사가 진행될 것이며 이러한 사전 조사를 통해 선정된 부지를 최소한의 가격으로 구매하고, 그 법적 보장을 위하여 계약과 동시에 법적 효력을 지니는 공증을 받는 것이 상식이라는 것이다. 곳지사 관계자는 “이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담당 공무원의 해명은 직무 유기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14개 구청에서 아예 예산을 집행하지 않기로 한 예비비가 전체 예산 현액 2,228억 중 761억에 이르고 있어 사업수행의지를 의심케 한다고 지적하였다. 곳지사는 종로구의 경우 123억, 마포구 98억, 용산구 98억 등이 편성되어있는 예비비 대부분이 ‘장기적인 목적과 대안 없이’ 이자 수입용으로 편성되었다고 밝히고 장기 적금의 형태로 금융기관에 예치되어 있는 예비비의 특성에 비추어 볼 때, 사실상 예산 기획시 이미 이월을 목적으로 편성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였다.

곳지사는 특별회계가 ‘주차공간 확보와 관리’라는 자체 목적으로 쓰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도 지적하였다. 용산의 경우 자체사업비(주차장 부지매입 및 시설비)로 5억 6천, 경비 지출로 13억 7천, 성동구의 경우 자체사업비 10억, 경비지출액 11억, 종로구의 경우 자체사업비 6억 8천, 경비지출액 19억, 마포구의 경우 자체 사업비 2억, 경비지출액 11억으로 오히려 경상경비 지출이 자체사업비 지출을 초과한다는 것이다.

곳지사는 이와 같은 경상경비 지출액이 총 결산액의 23%에 달한다며, 이는 주차장 특별회계가 본래의 목적을 수행하지 못하고 단지 특별회계 자체와 관련 부서의 ‘유지를 위한 유지’에 급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더욱이, 예산현액 대비 결산액 비율은 30.4%, 자체사업 예산현액 대비 집행액 비율은 38%임에도 불구하고 경비 예산현액 대비 지출액 비율은 73.5%에 달하고 있다. 이는 특별회계의 주목적인 주차공간 확보와 관련한 예ㆍ결산은 크게 오차를 보이고 있는 반면에, 해당 부서의 경비 지출 예ㆍ결산은 비교적 정확하게 편성, 집행되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곳지사는 자체 조사결과 드러난 파행적 주차장 특별회계 운영에 맞서 이번 보고서 발표회를 통해, 서울시 각 구청에서 효율적인 예산 집행을 위해 다음 3가지와 같은 철저한 사전 계획 수립 및 현실 가능한 예산 편성을 할 것을 요구하였다.

첫째, 토지 매입의 경우 예산 편성 이전에 주차 공간 필요 지역을 조사, 선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당 지역의 구매 가능한 부지를 확정한 후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가계약 또는 계약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사전 준비가 뒷받침 된 예산 편성만이 예산의 미집행 혹은 사업 계획의 사장을 방지할 수 있다.

둘째, 예비비 편성시 구체적이고 중장기적인 계획이 수립되어야 만이 예비비 적립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셋째, 특별회계 예산은 궁극적으로 그 목적 달성을 위해 집행되어져야 하기 때문에 경상경비 중 해당 부서 공무원의 인건비 및 제 수당은 특별회계가 아닌 일반 회계에서 지출하는 것이 타당하다. 수원시의 경우 관련 공무원의 인건비 및 제 수당은 특별회계가 아닌 일반회계에서 지출하고 있다.

곳지사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예산 감시 활동을 통해 시민의 눈으로 바라본 행정 감시와 참여 활동을 벌여나갈 것이다. 또, 이번 주차장 특별회계 예ㆍ결산에 대한 감시가 단지 1회성이 아닌 1999년, 2000년 특별회계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운동을 진행할 것이다.

곳지사는 지난해 11월 1차 정보공개청구사업으로 서울시 구의원들의 해외연수에 대한 보고서를 낸바 있으며 이의 후속 조치로 청와대, 행자부, 서울 특별시 의회 및 각 구의회에 이의 시정을 요구하였다.

▣별첨자료▣ 1. ‘98 주차장 특별회계 예산 및 결산 현황

2. 성동구 토지 매입 예산 편성 산출 기초

3. 종로구 토지 매입 예산 편성 산출 기초

4. 용산구 여비 및 일반 업무 추진비 산출 기초

5. 강서구 정보비공개 결정 통지서

정보공개사업단



tsc20000517.pdfTXIE00517.hwp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