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예산감시 2000-05-17   1145

주차전쟁, 그러나 차장 특별회계 1,549억은 잠자고 있었다

회원모임 ‘곳지사’ 정보공개운동 결과 보고서 발표

골목길 주차전쟁 도대체 언제부터의 문제였던가

골목길을 어느 순간부터 메우고 있는 각종 칸막이, 화분, 쓰레기 봉투, 그리고 번듯하게 뻘건 글씨로 새겨진 ‘주차금지’ 표지판. 전쟁으로까지 불려지는 주택가 주차문제는 하루이틀의 문제가 아니였다. 이웃끼리의 다툼, 그것이 번져서 바퀴에 구멍을 냈다는 사연, 얼마전 골목길에 방해물을 놓는 것은 위법이라는 판결, 이렇게 간간이 전달되는 단신들은 예전부터, 그리고 지금까지 상존하는 것이 주차문제임을 일깨워주었었다. 그러나, 이를 위해 편성된 예산의 상당액이 쓰여지지도 않고 있다면? 그리고 그나마 쓰이는 돈들이 담당 공무원 봉급이나 수당 등과 같은 경상비에 더 많이 쓰이고 있다면?

14개 구청에서 주차장 특별회계 천5백억 사장

참여연대 예산감시 시민모임인 ‘나라곳간을 지키는 사람들'(약칭 곳지사)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이 모임 회원의 거주지역을 중심으로 1998년 주차장 특별회계 예·결산 내역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15개 구청 중 정보공개를 거부한 강서구를 제외하고 나머지 14개 구청의 4개월간의 예·결산 현황을 분석한 결과 주차장 특별회계의 예산 현액(96년 이월금 + 97년 과태료 징수금)은 2천억원이 넘었으나 실제 쓰인 금액은 7백억원에 못미쳐 천5백억이라는 거액의 예산이 사장되었던 것이다. 또한 특별회계의 목적인 ‘주차공간 확보와 관리’에는 예산대비 집행액 비율이 38%에 불과하고, 경상경비(인건비, 수당 등)는 예산대비 집행액이 73.5%로 나타나 특별회계의 목적을 의심케 했다. 실제쓰인 액수에서도 용산구, 성동구, 종로구, 마포구 순서대로 자체사업비(주차장 부지매입 및 시설비)는 5억 6천, 10억, 6억 8천, 2억원이지만 경상경비지출은 각각 13억 7천, 11억, 19억, 11억으로 많게는 실제사업비의 두배 이상의 예산이 부서유지에 쓰이고 있는 것이다.

주먹구구식으로 예산을 편성하니 이런 결과가 당연

이 날 보고서 결과발표에서 김경천 회원(사진)은 이러한 막대한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예산 편성이 철저하게 기획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종로구와 성동구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예산산출기초내역에 ‘평당 600만원×700평’, ‘옥수, 금호, 행당, 왕심리 동 권역 5억원×4개소’와 같이 어느지역이 상대적으로 시급하게 주차공간 확보가 요구되는지, 주차장 건설이 가능한 부지가 있는지, 토지가격은 얼마인지 등이 전혀 반응되지 않은채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예산을 편성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예산 미집행이 될 수밖에 없지 않는가’고 말했다. 또한, 아예 집행할 계획조차 없는 예비비가 전체 예산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761억원에 이르고 있어 사업수행의지를 의심케 한다고 지적하였다. 예비비는 대부분 ‘장기적인 목적과 대안없이’ 이자수입을 위해 편성된 것이라고 밝히고, 장기적금 형태로 금융기관에 예치되어 있어 사실상 이월을 목적으로 편성된 것이 라는 의혹이 있다고 하였다.

지속적인 예산감시, 행정감시 활동 펼칠 것

곳지사는 이번 보고서를 토대로 주차공간 필요지역 조사, 구매부지 확정 후엔 합법적 절차에 따른 가계약, 또는 계약을 하는 등의 사전준비를 뒷받침하여 예산을 편성할 것, 예비비 편성시는 구체적이고 중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할 것, 특별회계에서 경상경비 중 인건비 및 수당은 일반회계에서 지출할 것을 서울시 및 각 구청에 요구하였다. 그리고 곳지사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예산 감시 활동을 통해 시민의 눈을 통한 행정감시와 참여 활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주차장 특별회계 예·결산에 대한 감시활동 역시 1회성이 아니라 1999년, 2000년 특별회계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곳지사는 지난해 11월 서울시 구의원들의 해외연수에 대한 보고서를 내고, 청와대, 행자부, 서울시 의회 및 각 구의회에 시정을 요구한 바 있다.

김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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