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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연대위원회  l  국경을 넘어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함께합니다

  • 칼럼
  • 2012.07.20
  • 2069

*한국은 아시아에 속해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이슈는 곧 아시아의 이슈이고 아시아의 이슈는 곧 한국의 이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아시아는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다. 매년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를 여행하지만 아시아의 정치, 경제, 문화적 상황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알고 재인식하는 과정은 우리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또한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 사회에서 아시아에 속해있는 한 국가로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 해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2007년부터 <프레시안>과 함께 '아시아생각'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각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문화, 경제뿐만 아니라 유엔과 인권, 개발과 인권, 기업과 인권 등 여러 분야에 대한 국제적 시각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태국의 정치안정은 요원한가?

[아시아생각] '탁신 사면' 논란 재점화

김홍구 부산외국어대 태국어과 교수

 

최근 몇 달 사이 태국에서는 국가화합법안과 헌법개정안 의회 내 처리를 놓고 2006년 쿠데타 발생 후 6년 간 지속된 정치세력간의 첨예한 갈등이 다시 본격적으로 불붙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이 두 가지 법안들이 현재 태국정치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 - 탁신 전 총리의 귀국과 사면, 입헌군주제 유지 - 와 직·간접적으로 깊은 관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쁘라차티뽁 연구소가 주도해 만든 국가화합법안은 쿠데타 후 범법행위를 저지른 모든 정치사범들을 사면시키자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제1야당인 민주당과 반(反) 탁신인 '옐로셔츠'는 국가화합법안이 국가화합을 위한 것이 아닌 탁신의 범법 행위에 대해 사면을 부여하려는 것이라고 크게 반발했다. 탁신은 2008년 대법원의 부정부패 공판에 참여하지 않고 해외로 도피했다. 대법원은 궐석재판을 통해 탁신에게 징역 2년형을 선고했으며 1조7000억원의 재산을 몰수한 바 있다.

 

국가화합법안은 지난 5월 31일 하원에 긴급 안건으로 상정됐지만 민주당이 법안 심의강행에 반대함으로써 다음 회기까지인 8월 초까지 처리가 유보됐다. 하지만 이후 하원의장과 집권여당 프어타이당의 일부 의원들은 사회분열을 초래하는 이 법안을 다음 회기에서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고 한 발 뒤로 물러나 있는 상태이다.

 

헌법개정안은 훨씬 더 심각하고 근본적인 정치세력간의 갈등을 초래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프어타이당은 2007년 헌법을 개정하기 위한 헌법초안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헌법 291조 '헌법개정' 조항 개정안을 만들어 2차례 독회를 마친 상태다.

 

그 과정에서 민주당과 옐로셔츠는 헌법 291조 개정은 전체 정치 틀인 입헌군주제를 바꾸려는 의도이고, 이는 헌법 68조 위반이라며 지난 5월 말 헌법재판소에 고소했다. 헌법 68조는 "어떤 누구도 헌법에 규정된 권리와 자유를 행사해서 입헌군주제를 전복시킬 수 없다"는 조항이다. 이를 위반하는 정당은 해산되고 그 정당의 집행부는 5년 동안 정치활동이 금지된다는 내용도 명시되어 있다.

 

사실상 프어타이당 헌법 개정의 목적은 일차적으로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쫓겨난 탁신 전 총리의 사면과 깊은 관련이 있다. 프어타이당 의원들이 의회에 제출한 헌법개정안은 쿠데타 후 만들어진 군부의 면책특권을 없애고 현재 임명직인 상원의원을 선출직으로 변경하는 방안 등도 담고 있다.

 

프어타이당이 쿠데타 후 탁신 세력을 축소시키기 위해 반 탁신 세력이 만들어 놓은 현행헌법을 개정하려하자 반 탁신 세력들은 태국사회에서 금기로 되어 있는 입헌군주제 이슈를 끌어드려 헌법 개정 자체를 하지 못하도록 막아 선 것이 현재의 형국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7월 13일 태국 헌법재판소는 프어타이당이 주도한 현행 헌법개정에 대한 위헌 고소건을 기각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헌법개정을 추진하는 것이 위헌은 아니지만 헌법 전면개정을 위해서는 국민투표를 거쳐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프어타이당이 이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정치적 위기는 언제든지 또 다시 초래될 수 있다.

 

헌법개정 추진 과정에서 탐마쌋 대학교 법대 강사들이 중심이 된 니띠랏 그룹의 형법개정 서명운동과 입헌군주에 관련한 헌법조항의 개정 추진은 정치적 위기를 부채질 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태국형법 112조에는 국왕, 왕비, 그의 상속자나 섭정을 비방, 모욕하거나 위협하는 자는 3년에서 15년까지 형벌에 처해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원래 형법에서는 최고 7년형을 규정하고 있었는데 1976년 쿠데타 후 15년으로 강화됐다. 니띠랏 그룹은 관련 형법을 완화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가원수(입헌군주)가 취임 전에 헌법을 준수할 것을 선서하도록 요구하는 헌법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국왕이 헌법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정치적 의도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민주당과 옐로셔츠, 군부는 격렬하게 반발했다. 1973년 10월 학생혁명 리더인 티라윳 분미는 니띠랏 그룹의 주장들이 통제불능의 사회갈등을 초래하게 될 것임을 우려했다. 그는 개정안을 지지하는 친 탁신 레드셔츠와 국왕제에 대한 보다 보수적인 믿음을 고수하고 국왕의 국가에 대한 헌신을 절대적으로 신봉하고 있는 옐로셔츠 사이의 충돌을 경고했다.

 

▲ 탁신 지지세력인 레드셔츠의 지난달 24일 집회 모습. ⓒ로이터=뉴시스 

니띠랏 그룹은 지난 7월 13일 헌법재판소 판결 후에도 이 같은 판결은 의회권한을 침해하는 사법부의 월권이며 일종의 사법 쿠데타라고 비난하면서 헌법재판소 해산을 요구하는 초강수를 두고 있다.

 

이번에 헌법재판소가 전면적인 헌법조항 개정을 하기 위해서는 개정 추진에 앞서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아 둔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한 가지는 입헌군주제에 대한 일부 부정적 흐름에 쐐기를 박기위한 것이다. 그래서 프어타이당이 장악하고 있는 의회 단독으로 헌법을 개정하지 못하도록 견제하고 나 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헌법재판소장은 헌법초안 개정 시 국왕과 관련된 1장 총강과 2장 입헌군주 조항은 개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선언해야 한다고 정치권에 권고한 바도 있다.

 

앞으로도 화합법안과 헌법개정안은 정치갈등의 핵심주제가 될 것이다. 탁신 귀국과 사면, 입헌군주제 유지에 대한 명확한 정치권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태국의 근본적인 정치안정은 이루어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아시아 생각] '태국의 정치안정은 요원한가?' 프레시안 기사 바로 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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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아시아생각] 태국의 정치안정은 요원한가? (김홍구 부산외국어대 태국어과 교수)
    최근 탁신 전 총리의 귀국과 사면, 입헌군주제 유지 논란으로 첨예한 갈등이 다시 불붙는 있습니다. 과연 태국의 근본적인 정치안정은 이루어지기 어려울까요?
    전문보기> http://www.peoplepower21.org/928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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