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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외원조ODA
  • 2016.11.20
  • 32

코리아에이드에 숨은 순siri의 그림자

 

 

“비빔밥, K-POP, 태권도, 평창올림픽 홍보 영상”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이 아프리카 3개국을 방문하며 떠들썩하게 홍보하던 것이 있습니다. 이름하여 ‘코리아에이드(Korea Aid)’

 

▲ 코리아에이드 사업 홍보를 위해 정부에서 이와 같은 카드뉴스를 만들었다 ⓒ 청와대 

 

 

이동식 차량을 이용하여 아프리카 곳곳을 누비며 비빔밥을 제공하고, K-POP과 평창올림픽 영상 등 한국 홍보 영상을 틀어준다는 것이지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드넓은 초원을 뛰어노는 아이들에게 ‘늘품체조’와 같은 체조를 가르칩니다.

 

모자보건을 개선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제공한 서비스는 태아의 초음파 사진을 산모에게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빈곤퇴치와 개도국의 사회발전을 위해 쓰여야 할 공적개발원조(ODA)로 한다는 것이었지요. 

 

도대체 이렇게 이상한 사업은 누구의 머릿속에서 나온 거야?

 

▲ 한번 맛보는 비빔밥으로 영양개선이라니요, 그게 말이 되나요? ⓒ 청와대 

 

코리아에이드 사업에 대한 뉴스가 쏟아지자, 이곳저곳에서 부끄럽다는 한숨이 터져 나왔습니다. 

 

“아직 평균도 한참 멀었어요. 그래도 케이팝 영상은 쫌 아니네요.”

“트럭 몇 대로 SDGs 달성이 됐다면 이미 빈곤은 종식됐겠지요.”

“수십 년간 전 세계 개발협력 분야 종사자들이 고민한 가치와 철학을 한 번에 날려버리는 위력에 놀라울 따름” 

“현지와 한식 케이팝 뭐냐ㅋㅋㅋ”

 

네, 그렇습니다. 누가 봐도 이 이상하고 요상스런 ‘코리아에이드’

트럭 몇 대로 한 달에 한번 운영하여 비빔밥 제공하고 케이팝 영상 보여주며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Leave no one behind)’ 지속가능한발전목표(SDGs) 달성에 기여하겠다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코리아에이드가 출범하자마자 이 사업은 박대통령 아이디어다, 청와대 주도로 만들어졌다는 말이 떠돌았습니다. 그리고 지난 9월, 국정감사에서 미르재단, 케이스포츠재단 등 청와대 비선 실세가 코리아에이드 사업을 주도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미르재단이 사업 전반에 대해 자문하고 정부보다 앞서 사업을 추진해왔다는 것이죠.

 

급조된 사업의 예견된 실패 

급조된 사업인 코리아에이드 사업의 실패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철저한 사전조사를 바탕으로 현지 정부와 주민들의 의견 청취를 바탕으로 진행되어야 할 개발협력 사업을 전문성이나 관련 경험이 전무한 비선 실세가 주도해왔으니까요. 

 

비빔밥이나 쌀 가공식품이 현지 입맛에 맞을까요? 가보지 않아도 들어보지 않아도 아는데 정부만 모르나 봅니다. 케이밀 사업으로 추진된 비빔밥이나 쌀 가공품이 현지인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현지사무소의 평가가 계속되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현지인 입맛에 맞춰 자체적으로 영양제품을 개발하여 제공하기로 계획을 변경합니다. 이를 위해 별도의 예산이 또다시 책정되었죠. 이렇게 케이밀 사업이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농림수산식품부는 미르재단이 추진한 쌀 가공품 2차분인 2만 8천 봉지를 추가로 아프리카 3개국에 보냈습니다. 

 

코리아에이드 사업은 애초 2016년 사업 계획에 없던 사업이라 당연히 관련 예산은 책정되지 않았습니다. 외교부는 꼼수를 씁니다. 대통령의 해외순방 등 정상외교 시 약속한 해외무상원조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2014년부터 ‘전략사업비’를 별도로 편성합니다. 케이밀 사업을 추진한 농림축산식품부는 어떻게 했을까요? 관련 예산이 책정되지 않아 다른 예산을 전용하여 사용했습니다. 

 

▲ 급조된 개발협력사업인 코리아에이드가 부끄럽습니다 ⓒ 한국국제협력단

 

정책과 예산감시가 중요한 이유 

지난 8월 30일, 국무조정실 산하 국제개발협력위원회는 코리아에이드 사업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을 추가한 「17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수정안을 서면 심의해 통과시켰습니다. 졸속정책으로 비판받고 있는 상황에서 예산심의를 앞두고 오히려 캄보디아, 탄자니아, 라오스 등 3개국을 추가 확대하고 2017년 코리아에이드 관련 예산을 144억으로 대폭 확대하여 통과시켜버린 것이지요. 

 

아직 끝난 것이 아닙니다. 지금 현재 국회에서는 예산심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외통위에서는 코리아에이드 예산 총 144억 원에서 102억 원으로 삭감했습니다. 농식품위 역시 아프리카곡물가공전수사업 등 총 40억 5천만 원에서 20억 1천만 원으로 줄여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국회 예결위 계수조정소위에서 심의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최순실 등 비선 실세에 놀아난 ODA는 부끄러운 원조

우리는 이 부끄러운 원조인 코리아에이드에 단 1원도 쓰기를 원치 않습니다. 이런 사업을 한국 ODA라고 말하는 것도 원치 않습니다. 원조의 질을 높이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훅 가게 만드는 코리아에이드는 우리나라의 가장 부끄러운 원조이자 최악의 사업이니까요. 두 눈 부릅뜨고 끝까지 예산 심의 과정을 지켜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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