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위원회 아시아 2021-01-06   1277

필리핀 선주민을 겨냥한 집단학살에 대한 한국 시민사회단체 공동성명

필리핀 선주민을 겨냥한 집단학살에 대한 한국 시민사회단체 공동성명

#JusticeforTumandokMassacre! #StoptheKillingsinthePhilippines!

 

지난 12월 30일, 필리핀 파나이 섬 카피즈와 일로일로 주에서 진행된 군·경 합동작전으로 인해 투만독(Tumandok) 선주민 지도자 9명이 살해당하고 17명의 주민이 연행되었다. 앞서 필리핀 경찰과 군은 총기 및 폭발물 불법 소지 혐의를 받는 필리핀 공산당과 신인민군 지지자 및 당원들에 대한 28건의 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 이를 근거로 군·경은 투만독 선주민 주거지에 난입하여 잠을 자고 있던 투만독 지도자 9명을 살해하고, 주민들을 위협했다. 현지 활동가에 따르면 살해된 사람 중 한 명의 아내는 남편이 공산당이나 신인민군의 일원이 아니고 어떤 무기도 소지하지 않았었다고 반박했다고 한다. 어떤 이유로든 비무장 상태에서 잠을 자던 주민들을 살해한 필리핀 당국의 이러한 초법적 살인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두테르테 정부는 투만독 선주민뿐만 아니라 필리핀 곳곳에서 정부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러한 초법적 살인을 해왔다. 국제사회는 이러한 두테르테 정부의 초법적 살인을 심각한 인권침해로 규정하고 중단을 요구해왔다. 그런데도 지속하고 있는 초법적 살인이 필리핀 선주민들에게도 발생한 것이다. 한국 시민사회 역시 필리핀 정부의 초법적 살인과 이를 부추기는 반테러 법안을 비판해왔다. 

 

이번 투만독 선주민들에 대한 학살에 한국 시민사회가 주목하는 이유는 투만독 주민들이 「필리핀 할라우강 다목적 사업(2단계) (Jalaur Mega Dam project)」에 반대해왔기 때문이다. 「필리핀 할라우강 다목적 사업(2단계)」은 지난 2012년 한국수출입은행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이 유상원조로 2천 5백억 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되었다. 댐 사업으로 인해 직간접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은 지진 발생 위험성, 비자발적 이주 발생, 조상 묘지 훼손, 필리핀 국내법 및 국제법 위반 등을 이유로 댐 건설을 반대해왔다. 

 

할라우댐 사업을 오랫동안 반대하고 저항해 온 투만독 선주민들과 필리핀 활동가들이 결성한 “할라우강을 위한 민중행동” 소속 활동가와 지역 주민은 지난 2018년 4월과 12월 한국을 방문하여 할라우댐의 문제점을 알리고 선주민의 피해에 대해 호소하기도 하였다. 특히, 댐 사업을 반대하는 활동가와 선주민들은 두테르테 정부의  “빨갱이 낙인찍기(Red-Tagging)”로 인권 침해를 입고 있으며, 나아가 초법적 살해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해당 사업을 둘러싼 인권 침해가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며, 한국 정부에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한국 정부와 한국 기업은 필리핀 경찰과 군대에 의해 초법적 살인을 포함해 심각한 인권침해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고, 이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댐 사업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선주민 거주 지역에 무장한 군대가 주둔하고, 해당 사업을 반대한 선주민 지도자들이 살해당하고 이로 인한 공포로 주민들은 거주지를 떠나는 비극이 발생하고 있다. 

 

유엔사회권규약위원회는 지난 2017년 한국 기업들의 국내외 활동으로 인한 인권 침해 사례에 우려를 표명하며, 한국 공공금융기관들이 기업들과 사업 프로젝트에 보조금 지급 및 원조 융자를 해줄 때에 인권 관련 사항을 고려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대외경제협력기금(EDCF)는 대규모 개발원조사업이 미치는 악영향을 예방하고 지역 주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세이프가드’를 수립하고, 해당 사업에 적용하고 있지만 EDCF 세이프가드는 이러한 비극이 발생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한국 시민사회단체는 살해된 주민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공포 속에 새해를 맞이한 주민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 무엇보다 할라우댐 사업을 포함하여 파나이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대규모 댐 개발사업에 반대하던 선주민들이 필리핀 당국에 의해 살해당하고 위협받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한다. 개발 사업에 앞서 주민들의 사전 동의를 구하고 선주민들의 전통과 문화를 존중하는 것은 국제 사회의 확립된 인권 원칙이다. 두테르테 정부가 지속적으로 반인권적인 정책을 강행하는 것을 강력히 규탄하며 한국 정부 역시 공적개발원조(ODA)사업에 인권영향평가를 실시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필리핀 정부는 반인권적인 초법적 살인을 즉각 중단하라!

하나, 필리핀 정부는 파나이 섬에서의 군사작전을 즉각 중단하고, 체포된 주민들을 석방하라!

하나, 한국 정부와 한국수출입은행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시공사 대우건설은 할라우댐 공사를 중단하라! 해당 사업이 인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즉각 점검하고 대책을 수립하라! 

 

2021년 1월 6일  

NCCK인권센터, 경계를 넘어,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 고양YMCA,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포럼(KoFID), 국제민주연대, 국제이주문화연구소,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기업과인권네트워크, 난민인권센터, 녹색당, 다미울협동조합, 두레방, 미디어기독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연대위원회, 발전대안 피다, 사단법인 아디, 생명안전 시민넷,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아시아태평양노동자연대한국위원회, 아천동교회, 에큐메니안, 오산다솜교회, 오산이주노동자센터,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울산인권운동연대, 원불교인권위원회,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이주노동자운동후원회,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운동공간 활, 인천인권영화제, 자유존엄아시아,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팍스크리스티코리아,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한국-필리핀 인권 네트워크, 한국기독교장로회, 한국기독교장로회 청년회전국연합회,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교회와사회위원회, 한국기독청년협의회, 한국민중신학회, 한국진보연대 (총 45개 단체)

 

공동성명 [원문보기/다운로드]

English Version see here

 


국민신문고 한국수출입은행 답변 

 

 

1. 귀하께서 국민신문고로 제출하신 민원(신청 및 접수번호 : 1AA-2101-0181863)과 관련됩니다.

 

2. ‘할라우강 다목적사업(2단계)’의 사업실시기관인 필리핀 관개청은 해당 군·경 합동작전이 지난 12월 9일 필리핀 반테러위원회(Philippine’s Anti-Terrorism Council)가 신인민군(NPA, New People’s Army)을 공산테러집단으로 공식화한 직후 전국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소탕 작전의 일부로서, 동 사업과 관련이 없다는입장을 전달해 왔습니다. 

 

3. 동 사업은 필리핀 법에 따른 원주민 사전동의(Free Prior Informed Consent)를 득하였으며, 관개청은 영향가구 주민을 대상으로 토지, 작물 등에 대한 보상은 물론 생계지원 프로그램, 영향주민 고용정책, 재정착 단지 개발 등 원주민의 권익 보호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 중입니다.

 

4. 아울러, EDCF는 환경사회영향과 관련 원주민 누구도 소외자가 없도록(Leave No One Behind) 한다는 원칙하에 `14. 12월부터 외부전문가를 고용, 환경준수이행 모니터링, 사업실시기관 자체 모니터링, 댐 수계관리지역 원주민을 포함하는 이해관계자 공동모니터링, 지방환경청이 주축이 되는 제3자 독립공동모니터링을 통한 환경영향 저감대책, 민원시스템 구축, 이주 보상 및 영향주민 소득개선 프로그램 등 정책 수립을 촘촘히 지원하는 한편, 각종 프로그램의 실행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1월 12일

한국수출입은행 경협사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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