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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
  • 2008.04.29
  • 881



2001년 필리핀 아로요 정권이 시작된 후 현재까지 필리핀 전 지역에서는 인권 활동가, 정당 활동가, 노동자, 농민, 학생, 종교인 등에 대해 무차별적인 납치와 살해, 부당한 체포와 구금이 일어나고 있고, 그 사망자의 수는 900여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정부는 4월 11일에 있은 유엔 인권이사회의 보편적 정례 검토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러한 인권침해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했으며 2007년에 살해의 건수가 감소했다고 보고하였습니다. 그러나 실제 필리핀 정부의 움직임은 국내외 비판 여론을 의식한 보여주기에 그쳤으며, 필리핀 민중이 느끼는 위협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올 해 지학순정의평화상을 수상한 필리핀 노동활동가 라우라씨의 남편이자 필리핀 가비테 지역의 농민활동가인 아리스티데스 Q. 사미엔토씨와 그의 동료 4명이 2006년 4월 28일 조작된 혐의를 받아 유치장에 구금된 지 2년이 되었습니다.

경계를 넘어, 국제민주연대, 참여연대, 필리핀 이주노동자 공동체 카사마코 등 인권, 시민사회단체들은 4월 29일(화) 오전 10시 주한 필리핀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활동가를 겨냥한 살인과 폭력에 대한 필리핀 정부의 태도를 규탄하고, 철저한 진상조사와 대책을 요구했습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필리핀 정부에 성명서를 전달했습니다.



<성명서>

필리핀 아로요 정권과 군부는 민중에 대한 살인과 폭력을 즉각 중단하라!

필리핀 가비테 지역의 농민 활동가인 아리스티데스 Q. 사미엔토씨와 그의 동료 4명이 2006년 4월 28일 경찰에 불법으로 체포된 지 2년이 지났다. 지금까지도 이들은 조작된 혐의를 받은 채로 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되어 있다. 하지만 사미엔토씨와 그의 동료들에게 벌어진 일은 필리핀 전역에서 아로요 정권과 군부가 벌이고 있는 폭력적인 탄압의 일부에 지나지 않으며, 우리는 이러한 필리핀 아로요 정권과 군부의 민중 탄압을 규탄하는 바이다.

사미엔토씨와 그의 동료들은 평상복을 입고 무장한 경찰에게 납치된 후 경찰서와 군부대를 돌며 강제로 심문, 고문을 당했다. 필리핀 경찰은 기자회견을 열어 사미엔토씨와 동료들이 필리핀 공산당의 무장 조직인 신인민군의 조직원이며 정부에 위협을 가하려 했다고 발표했고, 부당한 체포와 구금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미엔토씨에게 군인을 살해했다는 혐의를 추가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사미엔토씨와 동료들이 신인민군과 관련 있다는 증거는 이들의 체포 후에 조작된 것이었기에, 경찰의 사전 조사에 대해 그들의 가족과 활동가들은 법무부에 재검토를 요구하는 청원을 하였지만, 2006년 9월 이래로 지금까지 미결인 상태로 남아 있고, 사미엔토씨와 동료들은 번복되는 재판의 과정을 기다리며 2년 째 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되어 있다.

사미엔토씨와 그의 동료들처럼 노동자와 농민, 학생, 종교 지도자, 언론인, 지식인,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타당한 이유 없이 체포와 구금, 고문을 당하는 일은 필리핀에서 흔히 일어나고 있다. 2008년 4월 19일에는 필리핀의 사회단체 바얀 무나(Bayan Muna)의 대표인 사투르 오카포씨의 집에 무장한 사복 경찰과 군이 찾아와 위협을 가하는 일이 있었다. 오카포씨는 2007년에 살인 혐의로 영장을 받은 적이 있었다. 2008년 1월 28일에는 필리핀 농민 운동(Philippine Peasant Movement)의 부 사무처장 에카니스씨가 15건의 살해 혐의로 체포되었다. 그런데 에카니스씨가 받은 영장은 사투르 오카포씨가 2007년에 받은 것과 동일한 체포 영장이었다. 이러한 경찰의 터무니없는 체포 과정과 구금은 법치국가라면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

또한 필리핀 민중은 이러한 불법적인 체포뿐만 아니라 경찰과 군이 개입하여 벌이는 살해와 실종 문제로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필리핀의 인권단체에 따르면, 2001년 아로요 정권이 시작된 후부터 현재까지 살해된 활동가의 수는 900여명에 이른다. 2006년 이후에는 거의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살해된 사람들의 명단이 보고되었으며, 올해 1월과 2월에만 13명의 활동가가 살해되고 2명이 실종 된 상태이다. 필리핀의 사회단체들과 국제 인권단체들은 오랫동안 필리핀 정부에 이러한 탄압을 중단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을 강하게 요구해왔다. 그러나 필리핀 정부의 움직임은 생색내기에 그칠 뿐, 활동가들에 대한 살해 위협은 줄어들지 않았다.

올해 4월에 유엔 인권이사회(UNHRC)의 보편적 정례 검토(Universal Periodic Review)에 제출한 필리핀 정부보고서에서는 필리핀 내 활동가 살해와 실종문제를 강조하면서, 이는 필리핀의 가장 시급한 문제이며, 피고인들을 법정에 세우고 살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2001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재판에 회부된 활동가 살해 사건은 2건에 불과하다. 필리핀 정부가 보고서에서 나열한 ‘조치’들은 제대로 실행되지 않았거나 국내외의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눈가림에 지나지 않은 것들이었다.

필리핀 정부는 보고서에서 2007년에 활동가 살해의 발생 수가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필리핀 정부의 보고가 사실일지라도, 이는 단지 사건이 이전보다 적게 발생하는 것뿐이지 완전히 중단된 것은 아니다. 필리핀의 활동가들이 느끼는 생존에 대한 위협은 이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살해와 폭력의 위협 속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필리핀 민중과 연대하며 필리핀 정부에 다음의 내용을 강력히 요구한다.

하나, 필리핀 정부는 민중에 대한 살인과 폭력 등의 인권탄압을 즉각 중단하라!

하나, 필리핀 정부는 살인과 폭력 등의 인권탄압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진상을 규명하라!

하나, 필리핀 정부는 더 이상의 살인과 폭력을 중단시킬 수 있는 즉각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하라!

2008년 4월 29일

경계를 넘어, 다함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인권과 평화를 위한 국제민주연대, 참여연대, 필리핀 이주노동자 공동체 카사마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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