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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2006.04.27
  • 1139
로스쿨, 정식명칭으로는 법학전문대학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안의 운명이 바람앞의 등잔같다. 언제 통과될 지 걱정되고, 또 통과되더라도 시행착오없이 잘 될지 걱정된다. 정부든 변호사단체든 도대체 준비하고 있는게 안 보여서 그렇다. 국회라도 빨리 법률을 만들어서, 각 기관으로 하여금 탄탄히 준비하도록 재촉해야 할텐데, 그마저도 안된다.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그나마 정부안의 일부 조항을 손질해서 수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변호사단체들은 정부안을 조금 건드렸다고 난리가 아니다. 로스쿨과 관련해서 변호사단체의 영향력 행사 범위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것에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달려들고 있다. 로스쿨 입학생을 늘이려는 주장에 대해서는 변호사의 품위고 뭐고 없이 달려든다. ‘내가 하자는대로 안 하며, 나 안해!’라고 하는게 동네 꼬마들 흉내내기 수준이다.

법학교수단체들은 어떤가. 로스쿨 입학생 수를 법률에 명시하지 않으면 모든게 잘못되는 것처럼 싸운다. 로스쿨 총 입학정원을 사전에 제한을 두지말아야 하고, 설령 제한을 두더라도 법학교수단체 등이 주장하는 것처럼 많은 수가 되어야 한다는 점은 동의하는 바다. 하지만 로스쿨 법률에 그 숫자를 명시하여야 한다는 것을 법률안 통과의 찬반을 가르는 기준으로 보는 점에 대해서는 납득하기 어렵다.

변호사단체들의 주장은 반박할 가치를 못 느낀다. 그만큼 내용이 있지 않기때문이다. 로스쿨을 단지 변호사 숫자의 증가냐 아니냐라는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것에서 그들의 편협한 태도(로스쿨 도입여부는 법률가를 양성하고 선발하는 시스템을 개혁하는 방법론 중의 하나이다)가 그대로 드러난다. 설령 그러한 문제이더라도 그들의 밥그릇이 줄어드니까 반대한다는 태도는 변호사 사무실 문턱이 높은 우리 현실에서는 반박의 가치를 느낄만한 수준있는 논리가 아니다.

변호사단체들은 그들이 로스쿨 설립운영과 평가에 개입할 법적 근거를 사수하는데 총력을 집중하기보다는, 로스쿨 운영과 평가에 필요한 전문성을 가지기 위해 지금부터 노력하는 것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로스쿨 교육을 위해서는 법률실무가들이 제격이라고 자처하려면, 로스쿨에서 어떤 교육을 실시하고,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그리고 평가항목으로는 무엇이 있을 것인지, 로스쿨 입학생을 뽑을 때에는 어떤 기준으로 뽑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심도있는 연구를 하여 그 결과를 내놓는게 더 필요한 일이다. 그래서 우리 사회 어느 누구로부터도 로스쿨 문제에 대한 변호사단체들의 권위와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게 필요하지, 변호사 숫자를 줄이는데 목을 메거나 자신들의 권한을 사수하려는데만 목매는 것은 보기에 거북할 정도이다. 경북대의 김창록 교수께서 이야기했다시피, 일본변호사연합회가 로스쿨 제도 도입 방침을 찬성하기로 한 2000년 11월 직후 ‘법과대학원 설립운영 협력센터’를 12월에 발족시키면서 전개한 활동들을 대한변협이 본받아야 한다.

법학교수단체들도 마찬가지이다. 로스쿨 입학정원을 늘이는 문제는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법률에 명시되어야만하나? 법률에 명시되면 좋을 것이다. 실제 총입학정원을 결정할 때 교육부장관에게 제시해주는 가이드라인이 될테니. 하지만 또 그게 없으면 어떤가? 법률이 제정된 후 교육부장관이 법무부장관과 협의하면서 총입학정원을 정할 때, 합리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충분히 의사를 전달할 기회가 있지 않은가? 그 때까지 불안한 상태로 가기 어렵다는 심정 이해한다. 교육부장관이 숫자를 낮게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도 이해한다. 하지만 숫자를 법률에 명시할 것인지 여부를 두고 법률안 통과여부를 반대하고 찬성하는 것은 지나치지 않나 싶다. 총입학정원에 대한 승부는 이번 법안통과 단계에서 끝나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조금 유감스럽다.

그리고 로스쿨 도입에 따라 준비해야 할 일들이 참 많다. 로스쿨을 다니려면 돈이 너무 많이 들어 부잣집 사람들이 변호사 되는거 아니냐는 걱정도 있다. 법학교수들중 일부는 그런 이유 때문에 로스쿨 도입을 반대한 바 있지만 비용문제만 경감되면 로스쿨 도입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쪽으로 입장을 바꾸었다 한다.

민변 사법위원장인 정미화 변호사로부터 다음과 같은 해결책을 들은 적이 있다. 로스쿨 체제가 되면 학교 졸업에 워낙 많은 돈이 들어 자기 돈으로 학교를 다닌 사람은 변호사자격증 취득후 공익활동에 종사할 경우가 많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공익활동을 할 변호사가 더욱 줄어들 우려가 있는데, 이를 해결하려면 로스쿨 지원자중에서 비록 재정적 여유는 없으나 변호사자격취득후 공익적 법률활동에 일정기간 이상 종사할 학생을 지원하는 방안이 있다. 이를 위해 필요한 자금은 국가나 사회적 차원에서, 예를 들어 법률구조공단이나 변협 차원에서 공익성 장학기금을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

각 학교에서 장학금을 많이 마련하거나 금융기관을 통한 학자금 융자제도를 확대하는 등의 방안도 있겠지만, 저소득층의 로스쿨 입학을 지원하면서 동시에 공익적 활동을 할 법률가를 키우는데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법무부든 교육부든, 변호사단체든 이런 방면에 뭔가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바 없다. 유감이다.

마지막으로 더 유감인 곳이 있으니, 한나라당 교육위원들이다. 1주일 전까지는 한나라당 소속 국회 교육위원들의 태도에 내심 박수를 보냈다. 로스쿨 법률안을 국회에 내놓은 쪽이 정부이다보니 여당 소속 교육위원들의 일부는 왠만하면 정부안대로 그냥 가자는 분위기였지만, 한나라당 교육위원들은 정부안의 문제점을 적절히 지적하고 개선하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갑자기 왜 이러나. 내용면에서 정부나 여당의 입장이 문제있어 법률안 처리를 멈추게 한 것이 아니라 엉뚱한 다른 법률안, 사립학교법 재개정안을 자기들 생각대로 해주지 않는다고 멈추어버리다니. 그것도 교육위원 자신들의 소신이 아니라 당 지도부의 소신이 그렇다고 말이다. 그들에게 보내주려던 박수를 거두어야겠다. 정말 유감스럽다.

박근용(참여연대 사법감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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