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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2006.07.11
  • 1682
보기1. A변호사는 배임죄 등으로 기소된 B씨로부터 700만원을 받고 사건을 수임하였다. 그런데 A변호사는 선임계를 제출하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단 한차례도 법정변론을 하지 않았으며 보석에도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B씨는 선임료를 돌려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이 또한 각서까지 써주고도 제때에 돌려주지 않았다. A변호사는 정직 6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보기2. C변호사는 D씨의 교통사고 피해 사건을 수임하여 소송을 수행하여 오다가 법원으로부터 조정결정을 받아낸 다음, 병원치료비 등을 제하고 남은 조정금을 보관하고 있었다. D씨가 이를 돌려달라고 하자 돌려주기를 거절하였다. C변호사는 과태료 200만원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위 예는 대한변호사협회가 펴낸 ‘징계사례집’ 제3집에 있는 64건의 변호사 징계사례 중 일부이다. 대한변협의 2006년 3월 자료에 의하면, 변호사 징계권이 변협으로 넘어온 지난 1993년부터 2005년까지 총 349명의 변호사가 징계를 받았다. 징계사유는 과다보수 약정, 불성실 업무수행에서 소장 미제출, 보석예납금 잔금 미반환 등 다양하다.

93년부터 지난해까지 변호사 349명 징계

전체 6000여명에 이르는 변호사 중 349명은 어쩌면 그리 큰 숫자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변호사뿐 아니라 어느 집단이든 집단의 규범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일탈자가 있게 마련이라고 가볍게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런 소수의 일탈자로 인해 변호사 전체가 도매금으로 불신의 대상이 된다는 데 있다. 위에서 예로 든 것처럼 일탈의 결과가 다른 사람에게 심각한 피해를 야기할 때는 문제가 좀더 심각해진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지난 7월 5일 변호사 징계권을 가지고 있는 대한변협이 변호사징계정보를 일반인에게 얼마나 적절히 공개하고 있는지 조사해 발표하였다. 조사결과에 의하면 일반시민이 변호사의 징계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었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웹사이트 상 어디에도 변호사 징계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코너가 없었을 뿐 아니라 어떻게 하면 징계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지 안내조차 없었다. 시험삼아 개인 명의로 대한변협과 지방변호사회에 특정 변호사의 징계정보를 확인해 달라는 서면요청을 해보았더니 한달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었고 확인전화를 몇 차례 하고서야 겨우 회신을 받을 수 있었다. 스펠링 몇 자에 의존하여 키보드만 두드려도 멀리 태평양 건너 이곳 서울에서까지 누구나 무엇 때문에, 어떤 징계를 받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도록 웹사이트상에 징계정보를 공개하고 친절하게 이용안내를 하고 있는 미국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이것도 모자라 미국변호사협회는 데이터뱅크라는 변호사징계정보창고를 운영하여 필요시에 징계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징계정보 알면 결격변호사 선임 위험 줄일 수 있어

일반 시민 입장에서 변호사를 선임하기 전에 징계정보를 확인하여 선임 결정에 참고하면 그만큼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징계를 받은 적이 없는 변호사로서는 자신이 직업윤리를 다하고 있는 성실한 변호사라고 대외적 광고를 하는 셈이 된다. 징계정보를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면 변호사들 스스로도 직업윤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까. 일반 시민에게 변호사가 공익의 대변자니 정의의 실현자니 하는 말들을 한낱 수사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좀더 현실적으로 접근해서 법률소비자로서 적어도 자신이 선임하려고 하는 변호사의 징계정보는 쉽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변협과 법무부가 조속히 개선책을 마련하기를 기대해 본다.

* 이 글은 7월11일 내일신문에 실린 글입니다.

이지은(사법감시센터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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