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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과 변호사시험법의 혼란은 ‘총입학정원’에서 비롯된 것

‘예비시험 제도’ 도입은 로스쿨 제도만 흔들어버릴 것


지난 주 정부의 변호사시험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후,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변호사시험을 볼 수 있게 하는 내용으로 대안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특히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이런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 한상희, 건국대 교수)는 정부의 변호사시험법안(이하 정부안)을 강하게 반대해왔다. 정부안은 ‘교육을 통한 법률가 양성’이라는 로스쿨 제도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해 자칫 로스쿨을 제2의 고시학원으로 전락시키게 될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대안으로 주장되고 있는 예비시험 제도도 단호하게 반대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 역시 로스쿨 도입을 통해 추진해온 법률가 양성시스템의 개혁 방향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비용이 많은 드는 로스쿨을 나오지 않은 사람들은 변호사가 될 수 없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교육을 통한 양성’이라는 로스쿨의 기본틀을 흔드는 예비시험제도를 도입해서 해결될 것이 아니다.

학력 제한이 없는 사법시험의 폐해를 수십 년 동안 겪은 끝에 그 폐해를 없애자고 도입한 것이 로스쿨이다. 또 다시 ‘시험’ 때문에 국가적 인력낭비를 초래한 과거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게다가 예비시험제도는, 그것을 도입한 일본에서도, ‘교육을 통한 양성이라는 새로운 방향과 충돌하는 제도이다’라거나 ‘로스쿨에서 교육을 받은 것과 같은 정도의 학식과 소양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시험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인가’라는 심각한 비판에 직면해있는 제도이다.
   

문제의 원인은 총입학정원이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법조 기득권 지키기 장벽’을 도입한 데서 출발한다. 로스쿨의 총입학정원을 한 해에 2,000명으로 정해 그 이상은 절대 변호사자격을 취득할 수 없게 만들어놓고 있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그 때문에 대학들이 과열유치경쟁에 나섰고, 설치인가기준이 미국이나 일본의 기준보다도 훨씬 높아졌고, 그 결과 수업료마저 25개 로스쿨 모두 높은 수준으로 뛰어오른 것이다.

총입학정원을 폐지하고, 설치인가 기준을 낮추면 로스쿨의 숫자와 종류도 다양해진다. 법률가가 되고자하는 이들이 로스쿨에 입학할 수 있는 가능성은 그만큼 커진다. 그뿐 아니라 야간 로스쿨 등 다양한 형태의 로스쿨을 도입하게 되면 로스쿨의 문은 더욱 넓어질 수 있다.
   

여기에 정부가 이미 약속한 로스쿨 학생들에 대한 대여금 제도와 변호사자격 취득 후 일정 기간 동안 공익변호사로 근무하게 하는 공익변호사제도를 결합하게 되면, 경제적・사회적 취약계층이 변호사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금보다 더 높일 수 있다.

냉정하게 따져보자. 과연 학력제한이 없는 사법시험제도 아래에서 경제적・사회적 취약계층이 변호사자격을 취득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었는가? 사법연수원 입소 평균 연령이 만 30세에 가까우니, 그 때까지 생활비, 책 값, 학원비 걱정 없이 시험공부에 몰두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면 이미 변호사자격을 취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로스쿨 제도 도입 이후 모든 로스쿨은 그 정원의 5% 이상을 반드시 경제적・사회적 취약계층 중에서 학생을 선발하여 지원하도록 되었다. 그래서 그 학생들은 사법시험제도 아래에서는 꿈꿀 수 없었던 법률가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되었다. 과연 어느 쪽이 경제적・사회적 취약계층을 더 배려하는 제도인가?
   

구조적인 문제와 해결방안에 눈감은 채, 감정적인 제도 허물기를 주장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경제적・사회적 취약계층은 ‘교육을 통한 양성’이라는 로스쿨의 틀 속에서 배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잘 배려할 수 있다.

경제적・사회적 취약계층을 내세워 ‘교육을 통한 양성’의 틀을 허물어뜨리는 예비시험제도 도입을 주장하는 것은, 결국 로스쿨을 실패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게 될 뿐, 경제적・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도 확보할 수 없는 것이다.

국회는 정부안의 핵심적인 문제점을 제거하라. ‘교육을 통한 양성’을 전제로 하는 변호사시험은 ‘시험을 통한 선발’을 전제로 하는 사법시험보다 훨씬 더 가벼운 시험이 되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로스쿨에서는 시험 부담 없이 다양하고 심도있는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게 해야 한다.

동시에 국회는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여, 총입학정원제도를 폐지하고, 야간로스쿨 등 다양한 로스쿨이 설치될 수 있게 하고, 공익 변호사제도와 결합된 경제적 지원방안을 도입함으로써, 원하는 국민 누구나가 ‘교육을 통한 양성’과정을 거쳐 우수한 법률가가 될 수 있게 해야 한다.

교육을 통한 법률가 양성이라는 로스쿨 제도 도입의 취지는 시험을 볼 기회를 넓히는 것이 아니라 교육을 받을 기회를 넓히는 방식일 때 제대로 구현될 수 있다. 총입학정원 규제를 폐지하고 공익 변호사 제도와 결합한 경제적 지원 방안은 법률가가 될 수 있는 교육을 받을 기회를 넓히는 유력한 방안이다.

예비시험이라는 실효성없는 편법을 동원하여 어렵게 도입된 법학전문대학원제도를 흔들 것이 아니라, 법학전문대학원을 진정한 로스쿨로 만들어 법률가양성제도의 개혁을 이루어내야 한다.



JWe2009021700.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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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중간에 끼여 병신되는 서민들은.역시 소장이 건국대로스쿨교수니까.. 사법시험은 조절이 가능했어..실제로도 돈300만원도 안드는 사람도 있었고.합격자중에..
  • profile
    무댓글이 비난댓글보다 무서운데, 댓글 남겨주셔서 우선 감사...
    중간에 끼여 병신되는 서민이라 함은 아마, 아주 취약계층도 아닌 중간계층 정도를 언급하는 것이라 짐작되는데, 물론 현재의 로스쿨 장학제도가 학교재정에만 기대어 문제가 있지만, 붙을지 안 붙을지 얼마나 더 공부해야 할지 말아야할지 불투명한채 개인들이 그게 a님이 말씀하신 300만원(글쎄요...이게 현실 가능한 숫자인지...)이될지 1년에 1천만원이 될지도 모른채 도박걸듯이 뛰어들게 하는 것보다는, 학교차원의 장학제도와 국가차원의 지원(물론 이는 공익활동을 조건으로 해야겠지요)을 강화해서, 공부잘하는 사람에게 장학금줄뿐만 아니라 경제력에 따른 지원을 일정 수준 이상 확보한다면, 어느게 더 나을까요. 저는 당연히 후자라 생각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경제력이 넉넉치 않은 이들도 법률가가 될 교육기회를 가질 수 있게끔 국가차원의 지원(공익활동을 전제로 한 장학제도)를 더 강화하자는 것, 그리고 로스쿨에 입학 할 수 있는 정원을 대폭 늘여 수업료가 고비용일 수밖에 없게 만든 구조를 바꾸자는데 '서민'들이 힘을 모으는 것이라 봅니다. 그것이 로스쿨 그만두고 현재와 같은 사법시험제도를 유지하자는 것이거나 또는 사법시험보다 더 적은 100명 정도의 합격시킬 뿐인 예비시험 제도를 만들어 그걸 통과하는데 서민들이 청춘걸고 기약없이 도전하게 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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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비시험 도입 반대 논리가 로스쿨제도의 파행과 사교육 시장의 팽창 및 고시 낭인 양산 우려는 황당한 비약이다. 예비시험 도입은 사법시험이 완전히 폐지되는 2017년 이후의 일이다. 2017년까지 로스쿨이 정착이 안되면 로스쿨을 폐지하고 사시 존속으로 가는 것이 순리이지 먼 훗날의 일을 지레짐작 막고 보겠다는 것은 누구를 위한 로스쿨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사교육 팽창도 근거없는 추측에 불과하다. 예비시험 합격자를 변호사시험 합격정원의 20% 이내로 운영할 경우 200∼300명을 놓고 사교육 팽창 운운하는 것은 우스운 꼴이다. 사교육을 걱정할 것은 예비시험이 아니라 법학적성시험이다. 현재 법학적성시험을 대비한 로스쿨학원이 고시학원보다 더 많다는 점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고시 낭인' 운운하는 것도 상습적이고 낡아빠진 선전선동행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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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록 참여연대의 견해와 다른 견해이지만, 의견을 남겨주신 점에 대해 감사합니다. 사교육 팽창 문제는, 예비시험제도를 통과하기위해서 또 사법시험 준비같은 무한경쟁, 고시학원 신세는 여전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임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동일한 댓글을 다른 글에도 반복적으로 게시한 것과 관련하여서, 삭제를 하였음을 말씀드립니다. 아울러 게시자 이름을 굳이 달리하여 여러 글에 댓글을 달았다고 한다면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단 한 사람의 견해라도 소중하게 생각하겠으며 숫자를 중요하게 생각치 않습니다. (이 글말고 다른 글에 대해 달린 댓글중에 '어리석은 참여연대', '참 나 어이가 없다'가 필자인 글들은 연속적으로 동일 아이피에서 작성된 것으로 보여 드리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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