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감시센터 검찰개혁 2018-05-02   965

[공수처수첩⑧] 권성동과 염동열 사태… 이래도 공수처를 지연시키겠습니까

 

“답은 공수처밖에 없다” 

권력이 있는 자에게는 관대하고, 없는 이들에게 가혹한 한국 검찰. 검찰이 막강한 권한을 정권에 따라, 입맛에 따라 휘두를 때마다 시민들은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인 수사기구,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를 요구해왔습니다. 현직 검사의 성추행 폭로와 수사 외압 의혹까지 제기된 지금, 검찰의 ‘셀프 수사’, ‘셀프 개혁’은 시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자유한국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로 공수처 설치를 막고 검찰개혁을 온 몸으로 거부하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의 공수처 반대 입장을 바꾸고 20년 간 묵혀왔던 사회적 과제인 공수처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공수처설치촉구공동행동(경실련, 민변, 참여연대, 한국투명성기구, 한국YMCA전국연맹, 흥사단)>은 공수처 법안을 논의해야 할 국회 사법개혁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모니터링하고 국회를 압박하는 칼럼을 연재할 예정입니다.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기고글은 공수처설치촉구공동행동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공수처수첩 연재]

① 공수처 설치가 옥상옥? 야당의 반대가 안타깝다 / 최영승

② 사법개혁특위  ‘개점휴업’, 문제는 자유한국당이다 / 이선미

③ 검경이 원수지간? 백남기 농민 앞에선 ‘한 편’ 됐다 / 김태일

④ 촛불은 공수처의 데뷔를 기다린다 / 김준우

⑤ 검찰총장은 어느편이냐고? 공수처에 웬 정치셈법인가 / 한유나

⑥ 국회의원 반대 부딪힌 공수처 설치, ‘묘수’가 있다 / 송준호

⑦ 한국 국가청렴도는 ‘정체중’,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 이정주

⑧ 권성동과 염동열 사태…이래도 공수처를 지연시키겠습니까 / 안진걸

 

권성동과 염동열 사태… 이래도 공수처를 지연시키겠습니까

[공수처 수첩 ⑧] 공수처 설치 막는 자유한국당에 호소합니다

안진걸 상지대 초빙교수(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우리 헌법은 규정하고 있지만, 대다수 우리 국민들은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불평등한 법치의 현실을 꼬집는 “유전무죄·무전유죄”라는 말을 모르는 국민들이 있을까요? 또 “권력의 시녀 검찰”이라는 말도 얼마나 유명한지 모릅니다. 이런 현실에 대해 정의당의 노회찬 의원은 ‘법이 만인에게 평등한 것이 아니라, 특권층인 만인(만명)에게만 평등하다’라는 취지의 명언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그 풍자와 골계에 환호한 데는 다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역사와 작금의 현실을 보면, 고위층과 권력층들에 대한 수사나 처벌이 제대로 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고, 늘 힘없는 사람들만 법치에 의해 가혹하게 당해온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온전한 법치(法治)국가가 아니라 부끄러운 법치(法恥)국가라는 말까지 돌고 있는 것이죠.

 

이처럼 부끄러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모든 법조인들과 정치인들, 그리고 행정·입법·사법부 관계자들 모두가 깊이 성찰해야 것이지만, 그 중에서도 사태를 이렇게까지 악화시킨 그동안의 권력층과 검찰의 반성과 개혁이 가장 강렬하고, 근본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러한 반성과 개혁은 이뤄지지 않았고,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치면서 검찰은 최악의 상태가 되었고, 대통령을 포함한 권력층의 불법과 비리도 극에 달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때마다 참여연대와 뜻있는 시민사회단체들이 권력층들의 비리에 대해 수없이 많은 고발을 했건만, 검찰은 기소는커녕 제대로 된 수사조차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국가의 기본과 사회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권력층의 타락과 일탈이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극에 달하자, 우리 국민들은 세상을 뒤흔든 놀라운 촛불항쟁을 시작했고, 그것은 세계가 감탄하는 촛불시민혁명의 승리로 이어졌습니다. 2016~17년의 촛불시민혁명은 결국 검찰이 마땅히 했어야 할 일임에도 하지 않았던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과 당시 정권실세들에 대한 순차적 수사와 구속으로 이어졌고, 지금도 심판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국민들은 권력층의 부패와 비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는 세상을 갈망하면서, 혹시라도 그런 일이 있을 때 추상과 같이 수사를 해서 엄벌할 수 있는 검찰과는 다른 수사기구, 즉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의 설치를 촉구하고 있고, 이를 통해서 권력층 범죄의 강력한 예방과 선제적 근절을 바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촛불시민혁명으로 두 명의 전직 대통령까지 구속되었음에도 여전히 제대로 된 반성과 개혁을 거부하면서 공수처 법안 처리를 지연시키고 있는 집단이 있으니 바로 자유한국당입니다.

 

자유한국당이 잘못하고 있는 것은 너무나도 많지만, 이들이 저지르고 있는 가장 심각한 만행 셋을 꼽으라면, 공수처 법안을 무산시키려는 것이고, 또 만 18세 선거연령 인하를 반대하고 있는 것, 또한 국민의 기본권을 강화하는 개헌 절차를 거부하고 있는 행태라 할 것입니다. 이들의 반개혁적 작태가 너무나 지나치다 보니, SNS에서는 “대한항공에서는 대한을 빼고, 자유한국당에서 한국을 제발 빼라”, “자유한국당 없는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어요”라는 절규까지 돌고 있습니다.

 

물론, 한 정당이 국민들의 평가를 받고 역사 속에 퇴장하는 절차는 당연히 선거일 것입니다. 결국은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서 주권자의 심판 의지를 표출하는 것이지만, 도저히 선거 날까지 기다릴 수 없다는 민심이 곳곳에서 자유한국당 해체 요구나 정당해체 청원으로 분출되고 있는 것입니다.

 

자유한국당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되었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과 당시 권력층에 대한 수없이 많은 고발은 대부분이 무혐의 처리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뜻있는 시민단체들이 지난 2008년도부터 이명박과 그 핵심 집권 세력들을 4대강 죽이기, 민간인 사찰, 방송 장악, 내곡동 사저 사기, 반값등록금 음해, 박원순제압 공작, 자원외교 사기사건 등등을 끊임없이 검찰에 고발했었지만, 권력에 장악되었던 검찰은 이를 대부분 무혐의 처리한 바 있습니다. 박근혜 정권 시절의 여러 부패와 비리에 대한 고발도 마찬가지였고요. 촛불시민혁명으로 세상이 바뀌면서 검찰이 다시 수사를 하니 대부분 유죄가 되고 있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의 범죄들을 보면서 자유한국당은 아무런 느낌이 없다는 말입니까.

 

최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권성동·염동열 의원 등이 연루된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만 봐도, 공수처가 왜 절실한지 금세 알 수 있습니다. 검찰은 박근혜 정권 시절 이 문제에 대한 범죄 혐의를 포착하고도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았고 노골적인 봐주기를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2017년 봄 대선 직전에는 당시 수사담당 검사에 대한 압력까지 가해진 사실이 최근 폭로되었습니다. 

 

지난 2월 4일 안미현 검사가 작년 4월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과정에서의 검찰 최고위층의 외압을 폭로한 것인데, 국회 법사위원장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인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 등의 이름이 나타나는 증거목록을 삭제하라는 압력을 지속적으로 받았고, 또 당시 최종원 춘천지검장이 갑자기 수사 종결 지시를 내렸다는 것입니다. 안미현 검사의 폭로는 그동안 검찰이 박근혜 정권에 굴종하여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을 비호해왔다는 세간의 비판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입니다. 

 

검찰은 또 남북정상회담 날인 4월 27일 권성동 의원을 비공개 소환해 다시 한 번 봐주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습니다. 만약에 공수처가 이미 설치되어 있었다면 이런 문제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권력층과 기존의 검찰에 독립적인 공수처가 국민적 분노의 대상이 되고 있는 고위층 채용비리 문제만큼은 철저히 수사하였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유한국당에 다시 한 번 호소 드립니다. 이 법이 통과된다고 해서 자유한국당 의원만 수사 받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입니다. 이 법은 김대중 정권 시절부터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주창했던 법이고, 죄가 있으면 죄가 있는 권력층 모두가 수사를 받는 것이지, 왜 자유한국당 의원들만 수사를 받겠습니까. 자유한국당이 이렇게도 걱정을 하고 감시를 하고 있는데 최초로 출범한 공수처가 그렇게 할 리도 없고, 공수처를 감시·견제해나갈 시민사회가 특정세력 탄압용으로 공수처를 악용하는 것을 결코 납득하지 않을 것입니다.

 

자유한국당이 이대로 가다면 우리 국민들과 역사의 심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부디 검찰개혁과 공수처 설치와 같은 기초적인 사회개혁 의제 정도는 수용하는 최소한의 상식과 도리는 갖추는 정당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국민들의 혈세를 지원받는 공당이 이렇게까지 형편없고 한심한 모습만 반복해서야 되겠습니까. 세계가 지지하고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와 화해를 가져오고 있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음해와 폄훼만 자행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절실한 검찰개혁·재벌개혁과 같은 기초적인 사회개혁의 과제까지 끝까지 거부한다면 국민들의 불같은 심판과 단죄를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점을 강력히 경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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