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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개혁
  • 2022.04.27
  • 313

사개특위 설치와 입법로드맵 합의 지켜져야 

수사-기소 분리 입법 극한 대치 우려스러워

비토만 하는 국민의힘, 절차적 정당성 훼손한 민주당 

 

 

오늘(4/27) 새벽, 국회의장 중재안을 바탕으로 수사와 기소 분리를 주요 골자로 하는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대안(이하 ‘대안’이라 함)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처리되고 지금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었다. 여야가 합의해 처리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하고도 국민의힘은 일방적으로 합의를 파기하고, 민주당은 안건조정위를 무력화하는 꼼수로 단독처리에 나섰다. 오늘 박병석 국회의장은 ‘의총 추인까지 받은 합의안을 일방적으로 백지화한 전례가 없다’며 본회의를 개의했다. 민주당은 ‘쪼개기’ 국회라도 열어 단독처리를 공언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로 맞서고 있어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는 형국이다. 수사-기소 분리 입법이 검찰개혁이라는 본질은 흐려지고 여야간 극한 대치로 이어지는 현재의 상황에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법사위 대안은 의장 중재안의 사개특위 설치와 입법 로드맵과 연결되어야만 한다. 이미 한 번 합의했던 사안인만큼 국회의장과 여야가 다시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

 

중재안에 기반한 법사위 대안은 애초 민주당이 냈던 법안에 대한 우려를 상당 부분 불식시키면서 여야가 합의한 타협점에 기초한 안이다. 이 대안은 해석상 논란이 될 소지가 있는 조항이 없지는 않지만, 적어도 검찰의 직접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방향에서 우선적으로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축소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 대안이 통과되어도 실제 집행과 실현의 과정이 남아있다. 이 대안이 가지는 잠정적 의미를 고려할 때, 단독처리시 향후 검찰개혁, 나아가 형사사법체계 개혁에 합의가 어려워질 것은 예상 가능하다. 무엇보다 의장 중재안 5항의 합의내용도 추진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중재안 5항은 다음의 합의내용을 담고 있다. “법률안 심사권을 부여하는 사법개혁특위를 구성한다. 이 특위는 가칭 '중대범죄수사청(한국형 FBI)' 등 사법 체계 전반에 대해 밀도 있게 논의한다. 중수청은 특위 구성 후 6개월 내 입법 조치를 완성하고 입법 조치 후 1년 이내에 발족시킨다. 중수청(한국형 FBI)이 출범하면 검찰의 직접 수사권은 폐지한다. 중수청 신설에 따른 다른 수사기관의 권한 조정도 함께 논의한다.” 수사-기소의 분리를 이와 같은 조직 분리의 단계로 고양시키지 못한다면, 현재의 개정안은 수사와 관련된 검찰의 권한을 명목상 일부 축소할 뿐이다. 여야 합의에 의한 후속 입법 없이는 검찰권의 분리·분산과 이를 통한 검찰과 경찰 사이의 견제와 균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국민의힘은 의총을 거쳐 원내대표가 합의문을 작성하고도 돌연 재협상을 요구하였고 이제는 필리버스터를 시작했다. 내외부에서 반대의견이 제시된다고 합의를 뒤집고, 추가 제시된 협상안조차 거부하는 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로서, 협치의 정신에 반한다. 검찰개혁에 역행하면서 검찰의 기득권에 편승하여 한층 강화된 검찰공화국의 비호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수사-기소 분리 입법에 대한 진지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기한을 정해놓고 수사-기소 분리를 위한 입법을 밀어부치고 있다. 또한 자당의원을 탈당시켜 안건조정위를 무력화시키는 꼼수를 실행하기도 했다. 절차적 정당성을 얻지 못하면, 그리하여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하지 못하면, 법안은 처리되어도 앞으로 지속 추진되어야 할 검찰개혁이 제대로 힘을 얻기 어렵다. 민주당은 이번 수사-기소 분리 입법 과정에서 밀어부치기식 법안 처리가 검찰개혁이라는 대의에 대한 시민의 지지까지 흔들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수사-기소 분리라는 검찰개혁 추진에 동의하고 합의했던 만큼 지금이라도 지혜를 모아야 한다. 현재의 개정안은 수사-기소 분리라는 방향성에 기반해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좀 더 축소하는 것만 담겨있을 뿐, 합의문에 포함되어 있던 사개특위 등 이후 논의체계와 실현 로드맵이 담겨 있지 않다.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 축소에 따라, 확대되는 경찰의 권한에 대한 고민도 반영하지 못했다. 그간 미진했던 경찰개혁 입법도 필요하다. 검찰이 공소기관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좀 더 충실하고, 검찰-경찰-공수처 등 권력기관의 상호 견제와 균형을 잡아갈 수 있는 형사사법체계 개편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 여야는 의장 중재안을 통해 약속한 것처럼 사개특위를 조속히 구성해 이같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아울러 이런 논의에 있어 시민사회와 학계의 의견수렴을 위한 논의기구도 설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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