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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감시센터  l  법치국가 파수꾼, 법원 검찰 변호사를 바로세웁니다

  • 사법감시紙
  • 1996.04.01
  • 1169
사법제자리놓기시민모임 활동시작

3월 29일 오후 7시 참여연대 회의실에세 사법제자리놓기시민모임의 첫 월례포럼이 "사법피해,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되나?"라는 주제로 열렸다.

억울한 옥살이와 아들까지 잃은 박경자씨, 살인누명을 쓴 김기웅 순경의 누나 김기자씨, 복지시설의 비리를 폭로하는 서류를 외부에 공개했다는 이유로 절도의 누명을 썼던 정광용씨, 남편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수표추적에 나섰던 이재순씨 등 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은 사람을 중심으로 자신들이 무죄를 확정받기까지 든 소송비용을 정리하여 발표하였다.

현재 국가를 상대로 5억여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중인 김기웅 씨의 가족들은 김기웅씨가 구속된 후 같은 여관에 투숙했던 투숙객들을 추적하여 전과를 조회하고 사진을 입수하기도 하고 머리카락 혈액감정을 하는 등 무죄를 밝히기 위한 증거를 찾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 이 과정에서 가족들은 생업에 지장을 받았음은 물론이고 김기웅씨는 구속 후유증으로 디스크에 걸리고 건강하던 어머니도 병을 얻는 등, 물질적인 비용의 소요 뿐 아니라 정신적.육체적인 손상은 이루 표현할 수 없다고 한다.

사법피해의 가장 큰 상처는 정신적 피해

어머니의 무죄를 주장하다가 아들이 자살을 한 박경자씨는 아들의 죽음과 정신적 피해를 돈으로 환산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정신적 피해를 보상받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피해자들이 명확하게 피해를 환산해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죄도 없이 억울하게 감옥에 갖혀 있는 심정을 다른 사람들은 쉽게 이해하지 못할 것이고, 더구나 무죄 주장을 들은 척도 하지 않는 검찰을 상대로 오랜 기간 싸우는 것이 당사자와 가족들에게 주는 정신적인 고통은 이루 표현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박경자씨는 말한다.

이처럼 개별적인 사건에서 입은 피해를 구체적이고 일괄적으로 환산해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구속의 사유, 즉 어떤 죄명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지에 따라서 당사자와 가족들이 겪는 어려움이 각기 다르고, 그 과정에서 받게 되는 정신적 피해도 같지 않기 때문이다.

당한 사람만 억울하다

현재 형사보상법상 구속에 대한 보상액수는 1일 2∼5만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이 보상액의 상한은 최저임금액의 5배로 규정되어 있다. 사법적 판단의 오류로 인해 발생한 피해에 대해 보상을 하면서 보상의 상한을 이처럼 낮게 책정한다는 것은 피해를 입은 사람들로서는 쉽게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또한 보상금액의 산정기준이 가족의 피해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고 '기타 모든 사정을 고려' 처럼 모호하게 규정해 놓아 피해에 대한 현실적인 보상을 받기 힘들도록 되어 있다. 또한 변호사 선임료는 실제로 지출된 비용을 모두 보상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법률적으로 중대하게 잘못된 판결을 내린 판검사들에 대한 제재도 찾아보기 힘들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 처벌되는 경우는 없다고 할 수있다. 의료과오를 행한 의사들이 면허를 박탈당하는 것처럼 법조인에 대해서도 그에 상응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참석자들은 주장했다.

억울하게 사형당한 사람의 목숨값이 3000만원

사회를 본 서울대 법학과 한인섭 교수는 국가에 대하여 구속에 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현행의 형사보상법은 직권으로 보상개시할 수 있도록 개정되어야 하며, 보상청구기간도 다른 보상에 비해 훨씬 짧은 무죄판결 확정후 1년이내로 되어 있는 것도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점이라 말했다. 피해를 받은만큼 보상해 주어야지 국가가 상한을 정해놓는다는 것도 문제가 된다.

사법제자리놓기시민모임 사무국장 이윤택씨는 삼풍백화점 등의 사고에서 몇 억의 보상을 받는데 반해 무고한 자를 사형했을 경우의 형사보상에 대한 규정이 구속에 대한 보상금 외에 3천만원 이내로 규정되어 있는 형사보상법은 사회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사법부작용의 보상으로는 터무니 없이 낮게 책정되어 있음을 지적하고, 앞으로 사법피해에 대한 물질적.정신적 피해의 기준을 보다 명확히 마련하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고 수치화하는 작업을 계속해 나가 형사보상법의 개정청원 등의 활동을 해 나가자고 제안하였다.

법원의 적극적 개정의 노력이 필요

이렇듯 현행 형사보상제도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보상의 실효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있다. 보다 현실에 근접한 배상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정신적 손해배상액 산출에 있어서 개개인에 대한 피해강도도 고려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살인죄로 사형의 두려움에 감옥에 갇혀있는 경우와 단순절도라는 죄명으로 억울하게 갇혀있는 상황에 대한 정신적 피해는 같을 수 없다. 본질적으로는 재판부에서 시민이 국가에 종속이 되는 것이 아니라 법률의 실수혜자, 또는 소비자라는 측면에서 실제로 얼마만큼의 피해를 입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산출해서 보상해야 한다. 상처뿐인 판결로 남지 않기위해서는 외국의 예를 도입해서라도 과감하고 새로운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참여연대사법제자리놓기시민모임 3월 월례포럼 지상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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