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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법감시紙
  • 1996.06.01
  • 1496
헌법재판소 1995. 11. 30선고, 94헌바40, 95헌바13(병합)결정과

대법원 1996. 4. 9. 선고 95누11405 판결을 읽고

헌법재판소는 작년 11월 30일, 양도소득세액산정에 있어 기준시가를 원칙으로 하되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 실지거래가액에 의할 수 있도록 한 구소득세법조항에 대하여 "실지거래가액에 의할 경우를 그 실지거래가액에 의한 세액이 기준시가에 의한 세액을 초과하는 경우까지를 포함하여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으로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는 이른바 한정위헌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반하여 대법원(제1부)은 지난 4월 9일, 기준시가에 의하면 양도차익이 발생하지 않아 과세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실지거래가액에 의해 부과된 양도소득세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상고사건에서 "구체적 사건에 있어서 당해 법률 또는 법률조항의 의미@내용과 적용범위가 어떠한 것인지를 정하는 권한은 전적으로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하는 법원에 전속하는 것"이므로 "한정위헌결정에 표현되어 있는 헌재의 법률해석에 관한 견해는 법률의 의미@내용과 그 적용범위에 관한 헌재의 견해를 일응 표명한 데 불과하여 이와 같이 법원에 전속되어 있는 법령의 해석@적용권한에 대하여 어떠한 영향을 미치거나 기속력도 가질 수 없다"고 하면서 상고를 기각하였다.

이는 종래 헌재가 한정위헌결정을 일부위헌결정으로서 위헌결정의 일종이라고 보아 한정위헌결정에서 위헌적인 것으로 배제된 해석가능성 또는 축소된 적용범위의 판단은 단지 법률해석의 지침을 제시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부분적 위헌선언의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서 그 내용을 결정 주문에 포함하는 경우 헌법재판소법 제17조에 정한 위헌결정의 기속력이 미쳐서 한정위헌결정이 법원 기타 국가기관을 기속한다고 본 견해에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이다.

헌재의 위 견해는 위와 같이 대법원이 한정위헌결정의 기속력을 부인하고 또 하급법원이 그러한 대법원판결의 취지에 따라 재판을 하게 될 경우 아무런 실제적 의의를 가지지 못하게 되고 헌재의 권위와 위상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 마침 헌재는 4년씩이나 미뤄 온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사건을 공개변론에 부침으로써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헌재법 제68조 1항의 위헌여부를 심리하여 경우에 따라서는 대법원의 판결도 헌법재판의 대상으로 할 수 있다는 싸인을 보내고 있던 참이었다. 이로써 1987년 헌법개정을 통하여 헌재가 도입되어 사법의 머리가 이원화된 이래 단속적으로 계속되어 온 대법원과 헌재의 권한갈등이 다시 한 번 첨예하게 드러나고 말았다. 이 문제에 대한 양기관의 권한갈 등을 해소할 방안을 살펴보자.

첫째, 대법원이 헌재의 한정위헌결정을 법률해석에 관한 견해를 표명한데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고 기속력을 배척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 물론 헌재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것처럼 사실관계의 인정과 평가 및 당해사건에 적용한 단순한 일반법규의 해석@적용의 문제는 당해사건을 담당하는 법원의 전속적 권한으로서 원칙적으로 헌재의 심판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단순한 일반법규의 해석권한이 법원에 전속하여 있다 하더라도 법원에 의하여 해석된 법률의 의미내용이 헌법의 종국적 해석권한이 있는 헌재에 의하여 해석된 헌법조문의 의미내용과 합치되는 지 여부는 헌재의 심판사항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만약 양자가 불합치할 경우에 헌재는 당해법률규정 자체에 대하여 단순위헌선언을 하여야만 하는가? 이때에도 그와 같은 법원의 법률해석 이외의 다른 법률해석이 가능하고 그러한 법률해석이 헌법에 합치하는 것이라면 헌재는 당해법률규정에 대하여 위헌선언을 하지 못한다(헌법합치적 법률해석의 요칭). 그럼에도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하는 종래의 법률해석을 제거하여 위헌적 법질서의 형성을 중단시킬 필요성은 의연히 존속하므로 이 때 내려질 수 있는 결정양식이 바로 한정위헌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대법원의 주장은 핀트가 어긋난 것이다.

둘째, 시가의 단기급등으로 인하여 기준시가가 현실의 시가를 반영하지 못하여 투기거래자의 막대한 양도차익에 대하여 실질에 부합하는 과세를 못할 경우 과세의 형평을 해칠 수 있다는 점도 대통령령으로 기준시가과세원칙의 예외로서 실지거래가액에 따라 과세할 수 있는 경우를 규정토록 한 입법목적의 하나임을 상기한다면, 헌재가 기준시가에 의한 과세보다 실지거래가액에 의한 과세가 납세자에게 유리한 경우만을 한정하여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이라고 본 결정내용은 고려해야 할 중요사항을 충분하게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서 구체적 타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불과 2년 미만의 기간에 4억여원, 2월 남짓의 기간에 6억원의 양도차익이 발생한 사안에서 헌재의 한정위헌결정대로 기준시가에 따를 경우 양도소득세부과에서 제외된다는 것은 심히 부당한 일이라는 점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헌재는 대법원이 종전까지와는 달리 이 사안에서 왜 한정위헌결정의 기속력을 부인하는데 이르게 되었는지를 겸허하게 재고하여, 법적인 기속력에 의존하여서 보다는 결정내용의 타당성과 논리적 우수성으로 법원이나 다른 법적용기관의 존경을 얻을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셋째, 헌재가 한정위헌결정의 기속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재판소원을 인용하는 것은 가능할 것인가? 도대체 재판소원이 현행법 하에서 가능하겠는가? 문제가 된 위 대법원판결의 당사자는 대리인 변호사를 통하여 지난 5월 10일 "법원의 판결도 헌재에서 심판하여야 하며 대법원이 헌재의 한정위헌결정에 따르지 않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며 법원의 재판을 명시적으로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배제한 헌재법 제68조 1항과 당해 대법원판결에 대한 헌법소원을 헌재에 청구하였다. 여기에는 두가지 문제가 함축되어 있는데 헌재법 제68조 1항의 헌법위반 여부문제와 그에 관한 헌재의 결정권한 여부 문제이다.

헌재법 제68조 1항의 헌법적 근거인 헌법 제111조 1항 5호는 "법률이 정하는 헌법소원에 관한 심판"이라는 식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조문에서 두 가지를 분명히 알 수 있는데, 하나는 법률에 정하도록 하였으므로 헌법소원의 구체적인 형성은 입법자인 국회에 맡겨져 있다는 점(이른바 입법위임)이고, 다른 하나는 헌법 스스로 헌법소원을 하나의 제도로서 인정하고 있으므로 입법자가 구체화입법을 함에 있어서도 제도의 본질적 내용을 손상시켜서는 안된다는 점(이른바 제도적 보장)이다. 그렇다면 헌재법 제68조 1항이 헌법 제111조 1항 5호의 헌법소원을 구체적으로 정한 입법으로서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배제시킨 점이 헌법이 전제한 헌법소원제도의 본질을 훼손한 것인가? 즉, 법원의 재판에 대한 심판이 헌법소원제도의 본질적 내용으로 없어서는 안될 최소한의 핵심내용을 이루는 것이어서, 법원의 재판에 대한 심판권한이 없는 헌법소원은 그 자체 형해화되고 마는가? 지난 7년 남짓한 헌재의 헌법소원실무의 경험에 비추어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이 가능하리라고 보고 판단은 독자에게 맡긴다.

또한 헌재법 제68조 1항이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배제한 것은 헌재의 헌법소원심판권한의 행사범위를 제한한 것이 되고 결국 헌재의 권한범위를 법률상 그렇게 규정한 것이 된다. 따라서 헌재가 이 규정에 대한 심판권한을 행사하여 만약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이라는 부분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언할 경우 이는 자기 권한을 스스로 확장하는 일이 될 것이다. 과연 헌재가 자기 권한에 관하여 스스로 결정할 권한을 가지고 있는가? 물론 헌재법 제68조 1항은 헌법(제111조)에 규정된 헌재의 관장사항 중의 하나인 헌법소원을 구체화한 것이고 따라서 당해 헌법조항(동조 제1항 제5호)에 전제된 헌법소원심판권한의 실질적 범위는 헌법소원제도에 관한 해석을 통하여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다. 이렇게 볼 경우에는 앞에 제기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대답이 달라지게 될 것이다.

넷째, 위의 현행법 해석론과는 별도로 입법정책론적 견지에서 재판소원이 법률개정을 통하여 명확히 도입되는 것이 바람직한가 하는 문제가 있다. 기본권 보장과 헌법수호가 헌재만의 임무인 것은 아니고 모든 법원의 임무이기도 하다는 점은 물론이지만, 법원사법권도 국가공권력행사의 일환이고 예외적인 경우겠지만 만약에 그것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때에는 헌재의 심사를 받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무엇보다도 사법질서에 있어서의 기본권의 효력을 담보하기 위하여는 재판소원제도가 필요하다. 또 우리나라처럼 헌재와 대법원이 사법의 두 머리로서 각기 헌법을 해석할 가능성이 열려 있는 곳에서는 헌법의 통일적 해석, 나아가 법질서의 통일적 운용 및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는데도 재판소원이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문제는 그럴 경우 대법원이 우려하는 대로 사실상 4심제로 재판이 운영되는 결과를 낳게 될 뿐만 아니라 헌법재판소가 제4심 내지는 초상고심이 되어 대법원의 최고법원으로서의 위상에 큰 변화가 초래되지 않을까? 특별히 [헌법적 문제]에 대한 헌법합치성 심사가 헌법재판소의 임무이고 [일반적인 법률문제]는 법원이 관장하는 것이다. 이렇게 기능을 나눔으로써 두 기관의 활동영역이 분리되고 따라서 헌법재판소가 대법원의 판결을 또한번 심판하는 제4심이 되지는 않는다고 일응 말할 수 있다.

김선택 (고려대 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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