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감시센터 기타(jw) 2004-12-23   2515

“밀실야합 원천무효다, 국가보안법 연내폐지하라”

시민들 열린우리당에 항의 “이꼴 보려고 촛불 든 줄 아느냐”

사실상 국가보안법 페지안 처리유보를 의미하는 여야의 ‘4대 합의안’ 발표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분수령을 이루고 있다. 22일 저녁 8시, 영하의 칼바람에도 불구하고 집회 시작 1시간 남짓동안 500여 명이 넘는 시민들이 “개혁하라고 뽑아준 국민의 뜻을 져버린 열린우리당을 규탄”하며 “국가보안법 연내폐지”의 촛불을 높이 들었다.

지난 20일로 이미 1000여 명을 넘긴 단식단도 ‘국가보안법 연내폐지’의 띠를 몸에 두르고 찬 아스팔트 바닥에 앉아 ‘여야의 밀실야합’을 강력히 성토했다. 이들은 이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부터 광화문까지 촛불행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단식 51일째인 송현석 씨를 비롯해 단식 17일째인 박영미 씨 등 다섯명이 쓰러져 녹색병원으로 후송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한겨울 칼바람 속 단식투쟁의 추위와 배고픔보다 ‘여야 합의’에 대한 분노에 몸을 떨었다.

단식 17일째를 맞는 박세희 씨는 정치권에 분노가 담긴 칼날같은 경고를 던졌다. “세상에 춥고 배고픈 것처럼 서러운 것이 없다고 한다. 지금 우리는 춥고 배고프지만 전국에서 1천여명이 국가보안법 연내 폐지를 외치며 함께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어 춥고 배고픈 것을 견디고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여야대표가 모여 문 꼭 걸어잠그고 주거니 받거니 하더니, 내놓은 것이 결국 밀실야합이다. 단식농성단은 기가 막히다. 이렇게 단식까지 하며 절절히 호소하는데 이토록 철저히 무시할 수가 있는 것인가. 귀가 있고 눈이 있다면 이럴 수 없다. 정치권에 경고한다. 국민의 뜻을 거스르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지난 415 총선이 보여주었다. 정치권은 잊지 말라.”

열린우리당에 대한 분노 폭발 “이꼴 보려고 촛불 든 줄 알아!”

‘밀실야합’에 대한 분노의 화살은 열린우리당을 향해 있다. 각종 뉴스사이트 및 포탈사이트 토론방에는 열린우리당에 대한 성토가 쏟아지고 있으며, 열린우리당 홈페이지의 회원게시판은 이미 규탄게시물들로 도배가 된 상태다.

아이디 ibu400의 한 시민은 “이 꼴 볼려고 촛불 든 줄 알아!!”라는 제목으로 “지금 과반수정당이 한나라당인가. 당을
꾸려갈 자신 없으면 자리에서 내려와라. 너희가 자신의 힘으로 과반수 되었다고 생각하나. 꿈깨라”며 꾸짖었다.

이부근 씨는 “말로는 협상이라지만 야합에 지나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열린우리당이 무서워할 대상은 한나라당이 아니라
국민”이라고 항의했다. “집권여당이면 집권여당답게 소신있게 굴라. 시간이 중요한게 아니다, 의지가 중요한 것 이지. 올해안에
못하면 어떠냐. 그렇게 쫒기듯 흐지부지 할 것 같으면 애시당초 꺼내지를 말던지. 이참에 우리 속담 하나 “하다가 중지하면
아니함만 못하니라” 한나라당의 반발은 당연히 예상한일 아닌가. 야심찬 정부의 개혁법안이라고, 이제 정말 국민을 위한 정책이
되려나하고 기대가 정말 컸는데, 부디 야당의 힘에 눌리어 굴복하는 야합의 정치는 그만두시길. 정부여당은 한나라당의 눈치를 볼 것
이 아니라 바로 국민의 눈을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

김진 씨는 열린우리당이 어떻게 출범했는지부터 되새겨보라며 항의했다. “열린우리당의 시작은 국민들의 의지의 표현이었다. 민주당에서
분리되어 나와 국민들이 과반수 의석을 만들어 주었다. 왜냐.. 부패한 공직사회와 일하지않는 국회를 만들지 않겠다는 국민들의분노와
의지의 표현을 열린우리당의 과반수 의석을 통해 하였던 것”이라고 못박은 뒤 “열린우리당 역시 한나라당과 민주당과 똑같은 자신의
이익에 따라 끊임없는 이합집산을 하는 정치인”이라고 규탄했다.

여야회담 결과에 대해 열린우리당에대한 분노의 화살은 일반 시민만이 아니라 다수의 당원로부터 쏟아지고 있다. 4자회담 결과에
반대하는 열린우리당 당원 7명이 22일 오후 5시 무렵 서울 영등포에 있는 열린우리당 당사 의장실을 점거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서울시당 청년위원회 소속이라고 신분을 밝힌 이들은 성명을 통해 “연내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12월 30일까지 당 의장실을
점거하겠다”고 밝히며 당 지도부에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 홈페이지의 당원게시판에도 “국가보안법 끝장 못내면 열린우리당 끝장 내” “지도부의 자진사퇴 촉구” 등 실망과 항의가 담긴 게시물이 줄을 잇고 있으며, 그 중에는 ‘탈퇴하겠다’는 선언도 상당수 발견되고 있다.

국보법폐지국민연대 “23,24일 밀실야합 규탄과 국보법 연내폐지 촉구하는 촛불행사 예정”

시민사회의 분노도 폭발 일보직전이다. 국가보안법 연내폐지를 촉구하는 시민사회의 염원은 눈과 귀가 있다면 외면할 수 없는 수위까지
올라와 있었다. 1000여 명이 넘는 이들이 여의도 국회 앞 길거리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12월 1일에는 제정 56년이
되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촉구하며 66인이 삭발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여야합의로 열린우리당이 유보입장으로 돌아서자 국가보안법폐지연대는 국가보안법폐지반대국민연대도 성명을 통해 “국가보안법
합의처리는 국가보안법 연내 폐지라는 열망을 짓밟는 배신행위”라며 규탄하며 폐지촉구를 위한 총력투쟁에 돌입했다.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는 22일 오전 비상시국회의를 열어 “수구본당인 한나라당과 야합한 열린우리당을 강력히 규탄”하며 국가보안법 폐지투쟁과 함께 이번 합의를 주도한 열린우리당 지도부에 규탄투쟁을 전개하겠다고 결의했다.

이에 따라 22일 당일에는 ‘수구세력과 야합한 열린우리당 규탄대회’가 열린우리당사 앞에서 열렸고, 1000여 명의 단식자이 촛불행진에 이어 광화문 앞 촛불시위를 진행했다.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의 투쟁은 계속될 예정이다. 23일 저녁 7시에는 국회 앞에서 ‘야합국회 규탄 집중촛불집회’가 열리고,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저녁 5시에는 ‘국가보안법 없는 2005년을 맞이하자’는 제목으로 ‘국가보안법 연내폐지를 위한
촛불대행진’을 가질 예정이다. 서울역, 명동, 인사동 그리고 서대문 등에서 출발해 광화문으로 집결하는 행진이다. 또한
열린우리당에 대한 공식적인 항의방문, 전국 네티즌 총력 항의시위, 김원기 국회의장에 대한 규탄을 위한 시민행동 돌입을 비롯해
폐지에 대한 국민적 총의 모으기 활동, 시민단체 대표단의 릴레이 단식 등을 예정하고 있다.

다음은 21일 발표된 국보법폐지국민연대의 논평 전문이다.

국가보안법의 합의처리는 국가보안법의 연내 폐지라는 열망을 짓밟는 배신행위다

1. 우리는 21일 마라톤 협상 끝에 4자가 합의한 내용들에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이 겨울 국회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면서 국가보안법의 연내 폐지를 촉구해왔던 우리의 희망을 짓밟고, 한나라당의 압력에 굴복한 것이다.
정기국회에 이어 임시국회까지 장기간 파행으로 이끌었던 한나라당에 면죄부를 쥐어준 이 합의는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무소신과 협상
전략의 실패를 드러냈다.

2. 이른바 4개 쟁점법안에 대해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합의 처리하기로 약속하면서 국가보안법 문제는 별도의 4자 회담에서 다루기로
한 점은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합의에 급급하여 내용적 본질을 간과한 것으로 평가한다. 국가보안법의 문제를 합의 처리한다는 것은
결국 한나라당의 무늬만 개정인 안과 절출한다는 것이며, 이는 결국 국가보안법의 폐지라는 목표를 상실하여 개정 또는 대체입법으로
갈 가능성을 열어 놓게 되는 것이라고 아니 할 수 없다. 아니면 국가보안법 폐지 법률안의 연내 처리를 포기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보안법에 대해서는 한나라당과 연내 합의 처리를 모색할 것이 아니라 국회법 절차에 따른 표결
처리로 가야 마땅하다.

3. 우리는 국가보안법 문제에 대해 합의 처리를 모색하는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강력히 규탄하고, 아울러 한나라당의 무책임성을
규탄하는 투쟁을 계속할 것이며, 그 강도를 높여 갈 것이다. 며칠 남지 않은 올해 안에 반드시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기 위해서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열망하는 여야 의원들과 더불어 반드시 연내에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이뤄내고, 2005년을 국가보안법 없이 맞기
위해 총력 투쟁할 것이다.

2004년 12월 21일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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