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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감시센터  l  법치국가 파수꾼, 법원 검찰 변호사를 바로세웁니다

  • 사법개혁
  • 2011.06.24
  • 3808
  • 첨부 2


합의안조차 지켜내지 못한 국회의 무능, 정치불신 초래할 것
향후 사법개혁, 법조 중심 아닌 시민・전문가 참여 늘여야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가 22일 전체회의를 끝으로 활동을 마쳤다. 사개특위는 구성결의안에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나서 사법의 민주적 정당성과 독립성을 제고”하겠다고 천명하였으나, 특위를 종료하는 시점에서 과연 이러한 약속이 지켜졌는지 의문이다. 오히려 검찰과 법원의 반발과 로비에 밀려 개혁은 실종되고,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조차 검찰과 법원을 바꾸기에 역부족이라는 실망과 불신만을 안겨준 것은 아닌지 철저한 반성과 평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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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홈페이지

 

지난해 2월 출범한 사개특위는 두 차례의 시한연장을 거쳐 1년 4개월간 진행되었고, 여야 동수 20명의 국회위원으로 구성되었다. 지지부진하던 논의는 지난 3월에 이르러서야 6인소위가 합의사항을 발표하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이른바 ‘6인소위 합의안’은 비록 그동안 시민사회가 요구해온 내용에는 못 미쳤지만, 여야의 합의로 전향적인 개혁방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국회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는 컸다.
 

그러나 핵심쟁점으로 지적된 사항들 중 그 어느 것도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말았다. 특히 대검 중앙수사부의 폐지와 특별수사청의 설치를 핵심으로 한 검찰개혁 법안은, 저축은행수사를 볼모로 한 검찰의 집단반발과 정치인들의 이해관계로 인해 완전히 무력화되고 말았다. 정치권은 실패의 책임을 ‘남의 탓’으로 돌리고 싶겠지만, 결국 국회 스스로가 수사권을 가진 검찰에 굴복하거나 적당한 수준의 타협을 했을 뿐이다. “검찰이 계좌추적을 했다”는 것이 검찰개혁의 어려움을 설명해 줄 수는 있어도, 여기에 개혁 실패의 책임을 전가할 수는 없다.

 

사개특위는 법조일원화 실시와 전관예우 금지 등을 입법화 한 데 대해 일정 부분 성공을 거두었다고 자평한다. 그러나 국회가 스스로 약속했던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사법제도를 구축할 수 있는 개혁”을 이루었다고는 차마 말하지 못할 것이다. 기존 시민사회의 요구는 차치하고 사개특위는 자신들이 만들어냈던 합의안조차 지켜내지 못할 만큼 무력한 모습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오히려 검찰과 법원은 자신들의 조직을 방어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고, 국회의원들은 이들을 상대로 개혁을 필요성을 제대로 설득하기보다는, 설득당했다. 뿐만 아니라 법조인 출신 국회의원들은 이들의 이해를 대변하기까지 했다. 이는 향후 사법개혁의 논의가 법조인과 법조인 출신으로 가서는 안 되며, 일반 시민과 전문가들의 참여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개특위가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는 법조일원화만 보더라도, 2017년에 전면실시 하기로 한 6인소위안이 결국 2022년 이후로 늦춰졌다. 법원이 인력수급의 문제를 내세우면서 2023년 실시안을 들고 왔고, 이 내용이 대부분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기존 법원을 구성하고 있는 법관들의 기득권은 전혀 양보하지 않으려는 상황에서 경력법조인의 임용이 잘 될 리 만무한데도, 법원은 이러한 현실은 외면한 채 그저 수급이 어렵다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법조일원화를 조금이라도 늦추겠다는 발상은 기존의 법관, 즉 ‘시험 잘 봐서 된 판사’들이 누릴 수 있는 것 다 누린 다음에 경력 법조인을 받아들이겠다는 말에 불과하다. 국회는 문제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왜 그것이 필요한지 알지 못했거나, 알려고 하지 않았다. ‘법조일원화의 전면실시’라는 성과에만 매달린 나머지, 문제의 핵심은 비켜갔다.
 

대법원장에게 집중된 인사권한을 분산시키고 공정한 인사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제도인 대법관추천위원회와 법관인사위원회 역시 그 한계가 분명히 드러난다. 대법관추천위원회는 기존 대법원 내규상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를 법제화하였다는 의미만 있을 뿐 내규상 위원회 구성방식을 거의 그대로 차용하였고, 공개방식 등을 규정하고 있지 않아 실질적으로 어떤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법관인사위원회 역시 11명의 위원 중 5명을 대법원장이 지명할 수 있도록 하여, 대법원장의 인사권을 제한한다는 본래의 취지를 퇴색시켰다. 적어도 법관인 위원은 다른 법관들을 대표하여 선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검찰의 지나친 권한을 축소하고,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도출해 내었어야 할 수사지휘권에 대한 검토는 검・경간의 권한 다툼으로 변질되었다. 검찰은 수사지휘권을 양보하지 않기 위해 경찰수사 과정의 인권침해와 내사과정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 과정에서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어떠한 대책도 정부나 국회에서 나온 바가 없다. 결국 이번 법안은 최소한의 범위에서 경찰의 수사개시권을 명문화했지만, 이 과정에서 검찰의 권한은 전혀 축소되지 않았으며, 경찰수사의 문제점만 지적되었을 뿐 검찰 역시 마찬가지로 안고 있는 내사과정에 대한 문제나 인권침해 상황은 해결방안을 찾지 못했다. 결국 이러한 문제들은 전혀 해결되지 못하고 앞으로도 국민들이 입게 될 피해로 남겨졌다.

 

물론 사개특위의 논의에서 진전이라고 할 만한 부분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5년까지라는 단서가 달려 있기는 하지만 인터넷을 통한 전체 판결문에 대한 일반공개가 이루어지게 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참여연대는 그동안 판결문의 전면 공개가 법률서비스 이용자의 편의 측면에서뿐 아니라 법관과 판결에 대한 사회적 감시에도 꼭 필요하다는 점을 여러 차례 지적해 왔다.
 

압수수색 영장 발부의 조건을 강화하고 방식을 보다 엄격히 한 것 또한 평가할 만하다. 그동안 법원과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의 청구와 발부를 남발하였던 현실에 대한 규제로 평가할 수 있으며, 특히 별건으로 압수영장을 발부받아 다른 사건수사에 활용하는 등 불법적 행태를 저질러온 검찰수사에 대해 경종을 울릴 수 있는 조치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일부 법안들의 처리를 가지고 사개특위를 성공적이라 평가하기는 어렵다. 이런 법안들은 법사위를 통해서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성질의 것들이며, 여야 합의로 특위를 구성하여 이루어낸 사법개혁의 성과라 하기엔 초라하다. 이러한 상황에 오게 된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국회가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성실히 하지 못한 데 있다. 국회는 법원・검찰・경찰 등 이해당사자 간의 중재자・조정자의 역할은 했을지 몰라도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데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민감한 사안’이라는 이유로 정보접근은 차단되었으며,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반영될 공간도 열려 있지 않았다. 논의의 과정을 공개하고 여론을 수렴하기보다, 법원・검찰의 이해관계 조정에 급급했다. 국회가 ‘민의(民意)’의 대변자가 되지 못한 것이야 말로 사법개혁 실패를 초래한 원인이다. 국회는 더 이상 개혁의 실패를 남 탓으로 돌리지 말고, 반성과 성찰을 통해 실패의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국회도 어쩔 수 없다”라는 국민의 불신이야 말로, 그들이 가장 두려워해야 할 평가이다.

 

논평원문  JWe2011062400_사개특위종료논평.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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