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대행 “세풍 공소취소” 발언 논란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권한대행의 이른바 세풍사건에 대한 공소취소 요구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희태 대행은 ‘국세청 대선자금 모금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를 앞두고 열린 8일 오전 한나라당 주요당직자대회에서 “지금까지 수사 전례가 없는 대선자금 문제를 형사사건화하는 것은 야당탄압 목적”이라며 “세풍이 정치적 동기에서 시작된 만큼 과거의 짐을 벗는 차원에서 세풍사건 연루자에 대한 공소취소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사이버참여연대와의 통화에서 한나라당의 관계자는 “박 대행 발언의 진의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지만 98년 8월에 시작해 지금까지 끌어온 세풍사건은 야당을 죽이기 위한 다분히 정치적인 사건으로, 정히 정치자금 문제를 수사한다면 DJ를 비롯한 역대 대통령의 모든 정치자금을 조사해야 한다”면서 이른바 세풍사건에 대한 한나라당의 시각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8일 검찰발표에서 드러났듯 국세청을 동원한 명백한 불법선거자금 모금 사건을 야당탄압을 위한 정치자금 수사로 성격 짓고, 법과 원칙에 따라 이뤄져야 할 검찰의 판단에 대해 야당 대표가 공소취소를 요구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먼저 박 대행의 발언 소식을 접한 민주당이 발끈했다. 장전형 민주당 부대변인은 “국기문란 사건을 정치적 사건으로 규정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지난 SK수사와 관련 이상수 민주당 총무의 검찰 통화에 대해 한나라당이 보인 태도에 비춰보더라도 이중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김석연 사무차장도 “정치자금 문제라서 공소를 취소해야 한다는 논리라면 (정당이) 자신에게 불리한 모든 사건에 대해 공소취소를 요구할 수 있다”면서 “이를 떠나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말을 꺼내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세풍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발표에 대해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이석희 씨 구속과 몇 개의 추가사실이 확인된 성과는 있었지만 사건의 실체적 의혹을 해소에는 미흡했다”면서 “특히 돈을 받은 정치인과 언론인에 대한 조사와 공개가 공소시효를 이유로 이뤄지지 않은 점은 매우 실망스럽다”는 요지의 논평을 냈다.

장흥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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