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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개혁
  • 2021.01.07
  • 1077

검찰개혁 급할수록 돌아가라. 의지는 확인, 청사진은 부재, 발의만 성급

 

오늘(1/7) 참여연대는 「검찰개혁 신년좌담회 : 2021년 검찰개혁 현황과 과제」를 참여연대 채널을 통해 유튜브 생중계로 개최했습니다. 이번 좌담회는 취임이후 2020년까지의 문재인정부가 추진한 검찰개혁을 평가하고 현재 제기되고 있는 공수처 출범 이후 검찰개혁의 과제들을 살펴본 후, 이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 다뤄져야 할 검찰개혁 과제 및 방향을 논의하고자 개최되었습니다. 오늘 좌담회는 하태훈 참여연대 공동대표(고려대 법전원 교수)가 사회를 맡았고, 이국운 한동대 법학부 교수, 이근우 가천대 법학과 교수, 최정학 방통대 법학과 교수, 한상훈 연세대 법전원 교수가 참여했습니다. 

의지는 확인

첫번째 주제로는 2020년까지 진행되었던 문재인정부의 검찰개혁에 대한 평가가 진행되었습니다. 문재인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정권에서 검찰개혁을 관철시키고자 했던 의지와 진정성에 대해서 패널들은 공통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패널들은 대통령과 여당의 개혁의지가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이를 지지하는 시민의 힘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평했습니다. 특히 2016년 촛불 이후 검찰의 막강한 권한을 견제하고 통제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더욱 분명해졌다고 패널들은 진단했습니다. 한상훈 교수는 공수처의 경우 기본적으로는 대통령과 집권세력을 수사 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껄끄러운 존재인데, 대통령과 여당이 야당의 강력한 반대를 뚫고 공수처를 만들어냈다는 것은 긍정적인 면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청사진은 부재

그러나 문재인정부의 검찰개혁 의지에 비해 검찰개혁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나 상, 그리고 이를 구성하기 위한 논의가 부재했다는 것이 패널들의 공통된 지적이었습니다. 전체적인 청사진이나 방향성, 그리고 그것에 도달하기 위한 로드맵이 부재했다는 한계는 제도와 시스템으로 풀었어야 하는 검찰개혁이라는 문제를 개인과 사람의 문제로 왜곡 혹은 한정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평가입니다. 이는 지난 1년 반 동안 검찰개혁의 본질보다 윤석열, 조국, 추미애 등의 인물 간의 갈등만이 부각된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이국운 교수는 검찰개혁은 결국 민주정치로 할 수 밖에 없는데 우리는 검찰개혁과 관련해 정치의 실패를 경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근우 교수는 문제가 있다는 진단에는 성공했지만 전체적 맥락에 대한 설득없이 산발적으로 제시된 대안들이 불안정을 가져왔다고 서술했습니다. 

 

최정학, 한상훈 교수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라는 두 가치가 본질적으로 발생시킬 수 밖에 없는 모순과 갈등을 지적했습니다. 최정학 교수는 정치적 중립이라고 하는 가치가 결국은 정치적 당파성을 통해 얻어지는 모순적 상황이 도출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질문도 수반되어야 한다고 입장을 제시했습니다. 한상훈 교수의 경우 정치적 중립성과 민주적 통제라는 모순적인 두 가치 중 어느 하나만 볼 수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더욱 사람이 아닌 제도를 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람과 제도를 구분해서 고려했을 때 어떤 정권이 집권하더라도 중립적인 동시에 민주적 통제를 받는 안정적인 검찰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에 사회를 맡은 하태훈 교수는 여러 미흡한 지점이 있었음에도 이번 ‘추-윤 갈등’ 상황에서 유무형의 압력을 통해 해결하고자 했던 과거의 방식으로 퇴행하지 않고, 징계라는 절차를 통해 민주적 통제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발의만 성급

두번째 주제로는 이른바 ‘검찰개혁 시즌2’라며 여당을 중심으로 제안되고 있는 향후 개혁과제들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수사와 기소 전면 분리한 공소청 설치, 검찰의 직접수사권 폐지 등과 관련해 패널들은 의원들이 조급하게 법안을 발의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구체적인 형사사법 체계 개편을 위한 충분한 논의와 설계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공통적으로 지적했습니다. 이근우 교수는 궁극적으로 수사권과 기소권은 분리되어야 한다는 점이 옳을 수 있지만,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그것을 제도화하기 위해 법안 발의부터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수사권과 기소권이 왜 분리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검찰이 수사권을 갖고 있는 것이 어떤 문제를 야기하는지 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어야 한다는 결과로 귀결하더라도 현재로서는 수사와 기소를 담당하고 있는 검사와 경찰 개인의 책임을 증진시키는 제도나 정책들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이근우 교수는 국가수사본부 등 수사기구를 신설하거나 재편하는 문제도 수사기구에 대한 운영과 통제 등에 대한 정교한 논의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습니다. 

 

최정학 교수의 경우 권력은 분산될수록 견제되고 이것이 인권보호를 위한 길이라고 주장하며 현재와 같이 검찰, 경찰, 공수처 등 수사기구가 분리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은 바람직한 양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최 교수는 검찰에게서 수사권을 배제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수사권을 행사하는 주체를 더욱 다양화하고 다원화하는 것이 권력 통제 혹은 인권의 측면에서 적절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과거와 같이 특정한 뛰어난 집단이 수사권을 행사하는 것이 효율적이거나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검찰이 수사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은 경험 누적에 따른 결과일 뿐이며 훈련과 경험을 통해 새 수사기구 역시 전문 수사기구로서 충분히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나아가 경찰개혁을 수반한 국가수사본부 설치, 자치경찰제 등도 검토의 대상이지만 현재 검찰과 경찰 내의 수사인력을 활용한 수사기구설치 등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최 교수는 헌법에 명시된 검사의 영장청구권은 법률의 영역이 아닌 수사의 일부라는 점을 명시하며 영장청구권 없는 수사는 불완전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한상훈 교수 역시 최정학 교수와 유사하게 권한을 행사하는 주체가 나눠지고 서로 견제하는 양상에 긍정적인 입장을 취했으며 경찰이 수사권을 온전하게 행사하게 되었을 때 경찰의 정치적 중립은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국가수사본부 설치, 자치경찰제 도입 및 강화, 정보경찰 폐지 등의 과제들은 논의가 미진한 수준인 한편 내년에 시행될 검사작성 피의자신문조서 증거능력 약화 등의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는만큼, 관련 법안들을 빠르게 발의하는 것보다는 충분한 논의를 통해 법안을 만들어가는 계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추가로 한 교수는 경찰 수사권에 대한 통제는 필수적이지만 통제 주체가 반드시 검찰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습니다. 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대한 재정신청제도를 경찰의 수사권 통제에 적용할 수 있고 국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기소대배심 등의 절차 역시 응용하여 고민해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수사권 분산, 권력기구 민주적 통제 방안와 함께
검찰개혁에 상상력이 필요해

이국운 교수는 현재 공소청 설치, 검찰청법 폐지 등 김용민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검찰개혁의 방향보다 이탄희 의원이 발의한 신임 검사 임용 관련 법안처럼 상상력을 발휘한 대안들이 검토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검찰의 문제는 비단 검사 개인의 권한이 비대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 뿐만 아니라 검찰 조직 자체와 이를 둘러싼 인적·물적 네트워크, 그리고 그 네트워크를 지탱하는 고유문화가 융합된 복잡한 성격을 띠는데 이것을 해체하기 위해 인적 구성의 재·개편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신임 검사 임용 과정에 검사 사회의 다양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절차를 포함한다거나 검사 간부직을 개방직으로 임명하는 방식으로 검찰조직 문화를 개선하는 방식도 고려하는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개방형으로 들어온 검사와 기존의 검사들 간의 국민을 향한 충성경쟁 혹은 공정경쟁을 유발할 수 있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이국운 교수는 수사권을 검찰에게서 가져온 후 다른 수사기관들과 검찰 사이에 견제가 이루어질 때 검찰과 다른 수사기구 간의 균형이 제대로 될 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수사권이라는 물리적 권력이 없어지는 만큼 검찰은 기소 배심제나 검사장 직선제 등 국민이 참여하는 제도를 더욱 강화함으로써 국민과 가까워져야만 하며, 이렇게 보면 검찰의 수사권을 축소하는 것은 곧 검찰의 민주화를 앞당기는 효과로도 이어질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근우 교수 역시 검찰조직 내부의 인적 구성 재·개편의 필요성에 동의하며 검찰권한 축소와 함께 청와대 역시 검찰에 대한 인사권을 일정부분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 인사에 대한 청와대의 권한의 크기는 결국 검찰 권한 크기와 비례할 수 밖에 없고 청와대 코드에 맞는 인사가 아닌 내부 공모를 통한 승진, 시민참여형 인사 등의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사회를 맡은 하태훈 교수는 문재인정부의 검찰개혁 성과에 대해서는 조금 아쉽지만 과거로 퇴행하지 않으려는 노력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평가하며 현재 여당에서 추진하고 있는 법안들 역시 지금의 갈등상황을 모면하고 봉합하려는 성급함을 담기보다 좀 더 차분하게 논의한 결과물로서 국민들 앞에 나와야 한다는 의견으로 좌담회를 마무리했습니다. 참여연대는 이번 좌담회를 통해 제안된 검찰개혁 과제들에 대한 공론화와 논의를 통해 검찰개혁 운동을 이어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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