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이 죽어간다] 제헌절을 맞은 참여연대 입장

참여연대는 제헌절인 7월 17일 오전 11시20분부터 서울 청계천 청계광장에서, ‘제헌절맞이 MB정부 헌법 준수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였습니다.

참여연대는 61주년 제헌절을 열흘 앞둔 지난 8일부터 ‘헌법이 죽어간다 – 제헌절맞이 인권/자유/민주 심폐소생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제헌절인 17일은 그 마지막 순서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등 집권세력에게 국민의 기본권 보장과 민주공화국, 국민주권 등을 선언하고 있는 헌법을 지킬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아래는 거리기자회견에서 낭독한 ’61주년 제헌절을 맞은 참여연대의 입장’ 입니다.

61주년 제헌절을 맞은 참여연대의 입장

7월 17일 오늘은 제헌절이다.
독재권력에 의해 여러 차례 유린되었으나, 민주화운동에 의해 개정된 역사를 갖고 있는 대한민국 헌법이 최초로 만들어진 지 61주년이 되는 날이다.

유리장안의 장식물이 아닌, 살아있는 규범과 기준으로 국민 생활 곳곳에 살아 숨쉬고 있어야하고 대통령부터 말단 공무원까지, 국회의원은 물론이거니와 판사, 검사 모두 익히고 외워 실천해야 할 것이 헌법이다.

그러나 헌법이 유린되고 있는 것은 과거의 일이 아니다. 지금 현재의 일이다.

헌법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었다고 선언했지만, 이명박 정부는 건국절 제정시도로 이를 훼손하였다.

헌법 17조와 18조 사생활의 비밀과 통신의 비밀도 훼손하였다. 수사명목으로 수년치의 이메일을 다 뒤져보는 검찰이다. 정부는 핸드폰 통화내용 감청할 장비를 통신사업자들에게 갖추게 하여 국정원이 언제든 엿들을 수 있게 만들려고 법을 고치겠다 한다.
헌법 21조 집회시위의 자유는 훼손 수준을 넘어 죽여버렸다. 광장은 사람이 아니라 경찰버스가 장악했다. 맨손으로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도 곤봉과 방패, 물대포로 짓밟는게 다반사다.

언론의 자유도 절반쯤 숨이 넘어갔다. 방송통신위원회에는 대통령의 최측근 중의 측근을 임명하여 독립성을 훼손했고, YTN과 KBS 사장은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갈아치웠다. 공영방송의 지위를 갖고 있는 MBC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고, 신문재벌과 대기업에게 방송을 넘겨주지 못해 안달이다.

표현의 자유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을 통한 시민들의 자유로운 비판과 풍자, 정보제공에 재갈을 물리기 위해 검찰과 경찰은 인터넷바다를 휘젓고 다니며 먹잇감을 찾고 있다. 게시판 글 삭제 요청은 다반사이고 미네르바 같이 눈엣가시 같은 이들을 억지로 처벌하려다 망신을 자초할 정도다.

무엇보다도 위기에 처한 것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모든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다.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 강행, 4대강 죽이기 사업 강행, 미디어악법 추진은 국민의 뜻을 무시한 이명박 정부의 대표작품이다. 용산참사에서 보듯이 서민은 이 정부의 국민이 아니고, 공익단체를 철저히 배제하고 친정부단체에 국가재원을 몰아주는 것에서는 국민이 낸 세금을 쌈짓돈으로 생각함을 보여준다. 이 모든 것은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을 부정하는 것이다.

지난 8일부터 ‘헌법이 죽어간다 – 제헌절맞이 인권,자유,민주 심폐소생 프로젝트’ 캠페인을 진행한 참여연대는 제헌절 오늘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한나라당이 헌법을 제대로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

인터넷을 통해 혼수상태에 빠진 헌법조항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답한 네티즌들이 꼽은 또 하나의 헌법조항은 대통령이 헌법을 수호할 책임이 있다는 헌법 66조다.

헌법 66조대로 대통령은 헌법을 준수하라.

61주년 제헌절을 맞은 오늘, 참여연대가 할 말은 더 없다.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면 인권과 자유, 민주주의를 선언하고 있는 대한민국 헌법을 준수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