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파견 심사 폐지, ‘검찰공화국’ 가속화 우려

무분별한 검사 파견 확대로 이어지고, 검찰의 중립성 훼손 우려

파견 필요성 심사 폐지는 되레 장관 재량을 강화하는 것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법무부가 지난 7일 “검사파견심사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지침’ 폐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검사파견심사위원회(이하 파견심사위)는 지난 2019년 10월 설치된 이래 검사 파견의 필요성을 심사해 왔고, 이후 검사의 무분별한 외부기관 파견은 축소되어 왔다. 법무부가 이를 폐지하겠다는 것은 검사의 외부기관 파견을 다시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법무부는 장관이 검찰 수사팀 파견에 간섭해 수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겠다는 명분을 대고 있다. 이는 이 규정이 검사의 내부파견에 대해서도 파견위원회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나온 이야기다. 그러나 파견의 승인권자가 법무부장관임을 감안하면 파견심사위를 거치지 않고 법무부장관의 일방적인 의사에 따라 파견의 승인 여부가 정해지게 되므로 이는 자기모순적 주장에 가깝다.

검사의 무분별한 외부기관 파견에 대해서는 검찰조직의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왔다. 또한 국정원 댓글사건 당시 국정원에 파견되었던 현직 검사가 검찰수사를 방해하는 범죄에 동원되기도 했다. 이런 문제로 인해 검사의 청와대 파견은 법률(검찰청법)로 금지되었고, 지난 2019년 10월에는 파견심사위가 설치되어 검사의 검찰 내부·외부 파견 필요성을 심사해 왔다. 이를 통해 문재인 정부에서 검사의 외부 파견은 조금씩이나마 줄어왔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검사는 수사나 직무 범위와 무관하게 법무부를 비롯한 정부기관은 물론, 대사관이나 국제기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기관에 파견되어왔다(세부 파견 현황은 문재인정부 종합판 검찰보고서 106p.참조).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검사 외부 파견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언급도 없이 파견심사위 자체를 폐지하겠다고 나섰다. 법무부가 들고 있는 근거는 검사의 내부 파견에 국한되어 있다. 즉, 파견심사위가 살아있는 권력 대상 특별수사팀에 대한 파견 검사를 줄여 장관이 수사에 개입하는 통로로 악용되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자기모순적인 주장이다. 법무부장관이 검사의 내부 파견에 관한 통제를 하지 않게 하겠다면서 정작 장관의 수사 개입을 절차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장치를 없애는 것이기 때문이다.

검찰 인사권과 파견 승인 권한이 법무부장관에게 있는 상황에서, 대안 없이 파견심사위를 폐지하겠다는 것은 외부 파견뿐만 아니라 내부 파견까지 그 파견 필요성에 대한 판단을 장관이 혼자 독점하겠다는 것이다. 검찰권 오남용을 방지하고 검찰수사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보장해야할 법무부장관이라면, 마땅히 검사 파견의 기준과 원칙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이에 대한 책임있는 대안을 내놔야 한다. 이에 대한 고려 없이 이전 정권에서 만들어진 절차이므로 단순히 없애면 된다는 발상이라면, 결국 검사의 파견필요성 판단을 장관의 재량에 전속시켜 안그래도 우려가 큰 검찰공화국을 더욱 가속화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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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검찰보고서 종합판 “표류하는 검찰개혁 다가오는 검찰공화국” bit.ly/3PSdgVq
검찰보고서 홍보영상 “스폰서검사와 고교동창의 은밀한 거래” http://youtu.be/X4e00w_k3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