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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개혁
  • 2020.08.21
  • 1266

'국회는 공수처 빨리 설치하세요' 시민 캠페인 후기 

글. 박영민 /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간사

 

공수처 캠페인이라니요? 공수처법 통과되었잖아요!

어느 부서에서 일을 하게 될 것인가. 신입교육 기간 중 간사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였다. 그 부서는 요즘 이런 문제를 다룬다더라, 저 부서는 연대활동이 많다더라 등 선배들이 지나가는 말로 한 정보를 종합해 쉬는 시간마다 추측을 했다. 영양가는 없었다. 신입들끼리 이리저리 재봤자 부서는 선택의 대상이 아니라 배치받는 것이었고 직접 해보지 않으면 도통 알 수 없는 것이 세상만사이기도 하고. 

 

그렇게 왔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내가 사법을? 하는 걱정을 안고 따끈한 5월 봄날에 참여연대 5층에 자리를 틀었다. 3개월의 수습기간이 끝나갈 때쯤 공수처 캠페인이 필요할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어안이 벙벙했다. 내가 아무리 사법 관련 이슈를 잘 몰랐었다지만, 공수처라니? 공수처법은 작년에 통과되었다고 들었는데? 내가 잘못 알고 있었나? 선배들이 날 놀리는 게 분명하다.

 

왜 6개월 전이랑 똑같아요?

놀림받는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을 품은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6개월 전에 했던 말이랑 똑같아’ 공수처법이 통과된 직후 6개월동안 휴직했다 돌아온 선배가 복직 후 합류한 첫 회의때 던진 말이었다. 20년이 훌쩍 넘는 시간동안 참여연대가 줄기차게 외쳐된 공수처가 작년 말에 통과된 것을 보고 휴직에 들어갔는데, 웬 걸. 복직하자마자 제일 먼저 떨어진 미션이 공수처 설치 촉구 캠페인이라니.  

 

국회는 공수처 설치 빨리하세요! 국회의원 300명에게 촉구하기

'국회는 공수처 빨리 설치하세요' 시민 캠페인

 

공수처법이 통과되긴 했지만 달라진 것이 없었다. 공수처법 시행일자(7/15)는 점점 다가오는데 공수처 출범을 위해 필요한 법적·인적 기반이 미비했다. 정부도 국회도 뚜렷한 계획이 없는 듯 했다. 7월에 꼭 공수처를 출범하겠다 약속했던 이야기는 쑥 들어갔고 공수처설립준비단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공개조차 되지 않았다. 

 

마냥 기다릴 수 없었다. 검찰개혁을 외치는 시민들의 요구로 제정된 공수처법이었다. ‘검언유착’ 의혹이 불거졌고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 사이의 줄다리기는 팽팽했다. 검찰개혁의 필요성은 공수처 설치가 늦어지는 만큼 커졌다.    

 

7,150명의 집요함, 245명의 안일함

그래서 시작했다, (다시 돌아온) 공수처 설치 촉구 시민캠페인. 이미 늦은 공수처 설치가 더 이상은 늦어져서 안 된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시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작년 겨울, 공수처법 통과를 이끌어낸 것처럼 미적대는 정부와 국회에게 엄중한 경고를 함께 해줄 것을 요청했다. 

 

온라인 플랫폼 '빠띠 캠페인즈'를 이용해 715시간동안 7,150명의 참여를 이끌어낼 것을 목표로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는 서명을 받았다. 이와 함께 공수처 설치를 위한 법적 기반을 다지고 공수처장을 추천해야 할 책임이 있는 국회의원들에게 직접 촉구 이메일을 보내는 온라인 캠페인을 진행했다. 

 

캠페인은 성공이었다. 캠페인 시작 하루만에 1,5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캠페인에 동참했고 목표했던 7,150명을 훌쩍 넘는 인원이 서명과 이메일 보내기에 참여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개인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캠페인을 공유하며 함께 할 것을 독려한 결과였다. 

 

참여자 숫자가 빠르게 늘자 간사들도 힘을 냈다.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는 시민들의 이메일에 응답해줄 것을 요구했다. ‘아무래도 콜센터에 취직을 한 것 같다’는 농담을 하며 여러 차례 전화를 돌렸지만 응답자는 쉽사리 늘지 않았다. 흔쾌히 답변한 의원실도 있었지만 ‘내가 왜 꼭 응답을 해야 하냐’ 공격적인 태도도 간혹 있었다. 국회 공식 이메일을 쓰지 않는 의원들이 대부분이라 이메일을 제대로 받고 있는지 한 명씩 확인하는 작업도 필요했다. ‘이렇게 몇 백 통씩 보내시면 저희가 일을 못 하잖아요’ 라는 전화기 넘어 들려오는 까칠한 멘트는 시민들의 민원을 피해 이리저리 메일주소를 바꾸는 의원들을 상상하게 했다.   

 

캠페인이 종료할 때까지 응답한 의원은 총 55명(찬성 54명, 반대 1명)으로 의원 245명은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는 7천 여명의 시민들의 요구에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물론 캠페인 성과가 없던 것은 아니었다. 서명과 전화 작업이 한참 이어지던 사이 국회는 이른바 ‘공수처3법(국회법 일부개정, 인사청문회법 일부개정,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 운영 등에 관한 규칙)’을 통과시켰고, 공수처 설치를 위한 법적 기반이 대부분 완성되었다. 

 

20200819_공수처신속출범촉구 시민서명제출 기자회견20200819_공수처신속출범촉구 시민서명제출 기자회견

2020. 8. 19. 국회 앞, 참여연대는 공수처 신속 출범을 촉구하는 시민 서명을 국회에 직접 제출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팔짱 낀 사람 중 맨 오른쪽이 필자. <사진=참여연대>

 

사실 이 글은 후기가 아니다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그 곳은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오늘도 난 걸어가고 있네”

god - <길>    

 

‘공수처3법’은 통과되었지만 공수처는 미완이다. 캠페인은 성공했지만 공수처는 여전히 없다. 법은 시행되고 있는데 법을 집행할 주체는 없다. 미래통합당은 공수처법이 위헌이라며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을 추천하지 않으며 공수처 설치를 발목잡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미래통합당과의 협상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시민들의 서명을 국회에 전달하는 기자회견까지 진행했지만 공수처 설치에 기약은 없다. 이를 어찌할꼬. 

 

계속 요구한다고 될까 하는 비관도, 조만간 설치되겠지 하는 낙관도 아니다. 다만 희망을 봤을 뿐이다. 캠페인을 진행한 715시간동안 검찰개혁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을 확인했다. 기소권을 독점하고 ‘정치검찰’ 혹은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받는 검찰권력에 대한 시민들의 저항을 목격했다. 그래서 공수처는 설치될 수밖에 없다. 법 때문만이 아니다. 시민들의 요구가 대단히 분명한 탓이다. 공수처 설치를 미루는, 방해하는 움직임에 가만히 있지 않을 시민들의 힘으로 공수처는 설치될 것이다.  

 

그리고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확장될 것이다. 검찰개혁의 시작점이라는 공수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공수처장의 덕목은 무엇일까? 공수처 1호 사건은 무엇이 될까? 공수처 설치 이후의 검찰개혁은 어떤 방향이어야 할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선배들은 입버릇처럼 말한다. 공수처를 23년동안 기다렸다고. 이제는 입사 4개월차 신입간사도 합류했다. 23년을 기다렸는데 못 할 것은 없다. 설치를 넘어 제대로된 운영까지, 권력에 대한 감시의 끈을 놓지 않는 참여연대의 강점을 기대하시라.    

 

그런데, 공수처 설치 "외않되?"

 

 

지난 7월 15일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수처법) 시행일자였습니다. 그러나 공수처는 언제쯤 출범할 지 기약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공수처법 시행일자에 맞춰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고 공수처 설치를 위한 법적 기반(공수처 3법), 인적 기반(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다질 것을 국회에 요구하는 시민캠페인을 715시간 동안 진행했습니다. 캠페인 후기를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에 5월에 들어온 신입간사인 박영민 간사가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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