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남성ㆍ서울대 법대ㆍ현 직 재조 법관 출신 일색
대법관ㆍ헌법재판관 대폭교체 앞두고 ‘구성 다양화’ 합의 지켜야
어제(17일)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가 추천한 대법관 후보 4명이 하나같이 남성ㆍ서울대 법대ㆍ현직 법관 출신 일색에, 연공서열의 틀을 전혀 벗어나지 않았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 하태훈 고려대 교수)는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라는 사회적 합의를 거듭 외면한 대법관 후보 인선에 유감을 표한다.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위원장 : 이종욱 서강대 총장)는 오는 2월 27일 퇴임을 앞둔 양승태 대법관의 후임 제청대상 후보로 김수학 대구지방법원장, 이상훈 법원행정처 차장, 이진성 서울중앙지방법원장, 이재홍 서울행정법원장 등 4명을 추천했다. 그러나 이들 4명의 후보자들 모두 남성이고 현직 재조 법관이자 서울대 출신이다. 이미 현직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22명 가운데 원광대를 나온 김지형 대법관을 제외하고는 모두 서울대 일색이다. 동국대 총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희옥 전 헌법재판관의 후임 재판관으로 인사청문회를 앞둔 박한철 전 서울동부지검장까지도 서울대 법대 출신이다. 뿐만 아니라, 이진성ㆍ이재홍 법원장 가운데 한 사람이 제청된다면 경기고 출신 대법관은 모두 5명, 헌법재판관까지 포함하면 경기고 출신은 모두 7명이나 된다.또한 지난해 8월 김영란 대법관의 퇴임 이후, 여전히 대법관-헌법재판관 통틀어 전수안 대법관이 유일한 여성이라는 점, 사법시험과 사법연수원 기수 등 연공서열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을 보아도 구성의 다양성을 외면한 이번 후보 추천은 매우 실망스럽다.
2003년 6월 외부인사까지 참여토록 한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가 만들어진 취지는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인사,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꾀하는 인사를 통해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 헌법재판관과 대법관 후보자들 또한 특정성별과 학벌로 이루어진 엘리트 법조인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 지난해 제52회 사법시험 합격자 814명 가운데 41.52%인 338명이 여성이었다. 굳이 여성 법조인 수의 증가를 들지 않더라도 여성이 절반인 우리 사회에서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22명 가운데 여성이 단 한 명이라는 사실은 사법부의 구성이 우리 사회의 기본구성은커녕 오히려 사회변화의 흐름을 거슬러가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이다.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은 국민들의 기본권과 일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여러 법적 다툼에 대해 최종적 판단을 내려야 하는 책무를 맡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 단행된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인사는 전 정부에서 사회적 합의에 이른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며, 다시 획일화되고 있다. 올해와 내년에 이용훈 대법원장(2011년)을 비롯해서 대법관 9명과 헌법재판관 7명의 교체를 앞두고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의 인선기준이 발전은커녕 후퇴를 거듭하고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결과 결정에서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되리라 기대하는 것은 언감생심이 아닐 수 없다.
이용훈 대법원장 취임 이후, 대법원은 줄곧 단순히 최종적 판결을 쏟아내는 법원으로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다양한 입장과 의견들을 충분히 살피고 판단할 수 있는 정책법원으로서 사법적 가치판단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대법관 구성이 시대상과 사회상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신뢰를 받는 사법부도, 정책법원으로서의 대법원도 먼 얘기일 뿐이다.
▣ 첨부
[표 1] 이번 대법관 임명제청대상 및 헌법재판관 후보자
[표 2] 현재 대법관 및 헌법재판관 구성
[표 1] 이번 대법관 임명제청대상 및 헌법재판관 후보자
(박한철 변호사의 경우는 헌법재판관 후보자임.)
이 름 |
출생연도 |
사시기수 |
출신지 |
출신고 |
출신대 |
현 직책 |
김수학 |
1954 |
19 |
대구 |
경북고 |
서울대 |
대구지법원장 |
이상훈 |
1956 |
19 |
광주 |
광주일고 |
서울대 |
법원행정처 차장 |
이진성 |
1956 |
19 |
부산 |
경기고 |
서울대 |
서울중앙지법원장 |
이재홍 |
1956 |
19 |
충북 충주 |
경기고 |
서울대 |
서울행정법원장 |
박한철 |
1953 |
23 |
부산 |
인천제물포고 |
서울대 |
현 ‘김앤장’ 변호사(전 서울동부지검장) |
[표 2] 현재 대법관 및 헌법재판관 구성
(전수안 대법관만이 여성임. 굵은 이름은 이명박 대통령의 제청을 받아 취임함.)
|
이 름 |
출생연도 |
사시기수 |
출신지 |
출신고 |
출신대 |
이전 직책 |
대법관 |
이용훈 |
1942 |
고등 15 |
전남 보성 |
광주일고 |
서울대 |
공직자윤리위원장 |
양승태 |
1948 |
12 |
부산 |
경남고 |
서울대 |
특허법원장 |
박시환 |
1953 |
21 |
경남 김해 |
경기고 |
서울대 |
변호사 |
김지형 |
1958 |
21 |
전북 부안 |
전주고 |
원광대 |
사법연수원 연구법관 |
이홍훈 |
1946 |
14 |
전북 고창 |
경기고 |
서울대 |
서울중앙지법원장 |
박일환 |
1951 |
15 |
경북 군위 |
경북고 |
서울대 |
서울서부지법원장 |
김능환 |
1951 |
17 |
충북 진천 |
경기고 |
서울대 |
울산지법원장 |
전수안 |
1952 |
18 |
부산 |
경기여고 |
서울대 |
광주지법원장 |
안대희 |
1955 |
17 |
경남 함안 |
경기고 |
서울대 |
서울고검장 |
차한성 |
1954 |
17 |
대구 |
경북고 |
서울대 |
법원행정처 차장 |
양창수 |
1952 |
16 |
제주 |
서울고 |
서울대 |
한국민사법학회장 |
신영철 |
1954 |
18 |
충남 공주 |
대전고 |
서울대 |
서울중앙지법원장 |
민일영 |
1955 |
20 |
경기 여주 |
경복고 |
서울대 |
청주지법원장 |
이인복 |
1956 |
21 |
충남 논산 |
대전고 |
서울대 |
춘천지법원장 |
헌법재판관 |
이강국 |
1945 |
8 |
전북 임실 |
전주고 |
서울대 |
대법관(법원행정처장) |
이공현 |
1949 |
13 |
전남 구례 |
광주일고 |
서울대 |
법원행정처 차장 |
조대현 |
1951 |
17 |
충남 부여 |
용산고 |
서울대 |
변호사 |
김종대 |
1948 |
17 |
경남 창녕 |
부산고 |
서울대 |
창원지법원장 |
민형기 |
1949 |
16 |
대전 |
대전고 |
서울대 |
인천지법원장 |
이동흡 |
1951 |
15 |
대구 |
경북고 |
서울대 |
수원지법원장 |
목영준 |
1955 |
19 |
서울 |
경기고 |
서울대 |
법원행정처 차장 |
송두환 |
1949 |
22 |
충북 영동 |
경기고 |
서울대 |
변호사(대북송금 특검) |
JWe2011011800_양승태 대법관 후임 후보 추천에 대한 논평_최종.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