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국장·기획조정실장·공안과장 연이어 모두 TK·고대출신


법무부 요직자, 수사핵심 기능 또는 고위검사 승진 뚜렷
이명박 정부 법무부 주요 직책 담당 검사 현황조사 결과 드러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검찰의 중립성이 크게 훼손되었다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지난 8월 31일 검찰 중간간부 인사가 단행되었다. 신임 김준규 검찰총장의 의사가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고 하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이번 인사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 검찰 인사가 있을 때마다 ‘특정인맥 대거 승진’, ‘특정지역․특정학교 출신 약진’ 등의 말들이 무성한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검찰에 대한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법무부장관과 대통령이 이 권한을 악용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흔들고 있지는 않은지 지속적인 사회적 감시가 필요한 상황이다.

참여연대는 이번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계기로 이명박 정부 들어서 시행된 세 차례의 검찰 인사에서 법무부 주요 직책을 맡은 검사들이 누구이며 그들의 현재 위치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보았다. 참여연대가 살펴본 법무부의 주요 직책은 국실장급인 검찰국장, 기획조정실장, 법무실장, 범죄예방정책국장, 감찰관 그리고 과장급 가운데 요직이라고 평가되는 검찰과장, 형사기획과장, 공안기획과장(공공형사과장), 법무부 대변인, 그리고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신설된 법질서/규제개혁담당관 등 모두 10개 직책이다.

이들 주요 직책을 맡은 검사들이 ‘법무부 주요 직책을 거친 후 어떤 직책으로 옮겼는지’, 또 이들 주요 직책 검사들이 ‘이명박 정부 들어 약진하고 있다고 평가되는 대구경북(TK)지역 출신과 고려대 출신에 해당하는지’를 살펴보았다.

우선 이명박 정부 들어선 이후 법무부의 10개 주요 직책에 임명된 검사 중에서 대구경북(TK)지역 출신과 고려대 출신의 인물이 대폭 늘었다는 것이 쉽게 확인되었다. 특히 올해 초와 8월 두 차례의 인사에서는 이들 10개 직책 중에서도 핵심인 법무부 검찰국장과 기획조정실장, 그리고 이명박 정부 들어 한층 강화되고 있는 공안 관련 직책인 법무부 검찰국의 공안기획과장(과거 공공형사과장 또는 검찰3과장)은 줄곧 TK와 고려대 출신들을 임명했음을 알 수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 법무부의 10개 주요 직책에 임명된 검사 가운데 대구경북(TK)지역 출신과 고려대 출신의 인물이 대폭 늘었다.   ⓒ 참여연대


검찰국장에는 2009년 1월에는 한상대(고려대) 검사, 8월에는 최교일(경북 영주, 경북고) 검사가 임명되었다. 기획조정실장에는 2009년 1월에는 김수남(대구) 검사, 8월에는 최재경(대구고) 검사가 임명되었다. 공안기획과장에는 2008년 3월에는 이금로 검사(고려대)가 임명되었고 2009년 1월에는 이상호 검사(고려대)가 임명되었고 8월 인사에서 이 검사는 유임되었다.

세 차례 인사별로 살펴보면, 이명박 정부 첫 인사인 2008년에는 법무실장, 범죄예방정책국장, 감찰관, 공안기획과장(당시 공공형사과장), 법질서규제개혁담당관에 TK 또는 고려대 출신이 배치되었다.

두 번째 인사였던 2009년 1월에는 검찰국장, 기획조정실장, 감찰관, 공안기획과장(당시 공공형사과장)에 TK 또는 고려대 출신이 배치되었다.

그리고 세 번째 인사인 올 8월 인사에서는 검찰국장, 기획조정실장, 공안기획과장, 대변인에 TK 또는 고려대 출신이 배치되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지금까지 세 차례의 검찰인사가 있었는데, 이들 법무부의 10개 주요 직책에는 총 22명이 임명되었고, 그 중 10명이 TK 또는 고려대 출신이다(중복된 경우는 제외). 그런데 이명박 정부 이전인 2006년과 2007년 두 해 동안 이들 주요 직책(2008년에 신설된 법질서규제개혁담당관 직책 제외 총 9개 직책)에 임명된 사람이 16명이었는데 그 중TK 또는 고려대 출신 비중은 3명에 불과하다. 이런 점에서 대통령 또는 현 집권세력과 가까운 지연과 학연을 가진 검사들의 비중이 대폭 늘었다는 사실이 쉽게 확인된다.

노무현 정부 후기인 2006년과 2007년엔 법무부 주요 직책에 임명된 사람 16명 가운데 TK 또는 고려대 출신은 3명에 불과하다.   ⓒ 참여연대

다음으로 2008년 3월과 2009년 1월 정기 인사에서 법무부 주요 직책을 맡은 검사들이 그 후 어떤 자리로 이동했는가를 살펴본 결과 예상대로 일선 고․지검장급으로 승진하거나, 검찰 수사의 핵심 직책으로 자리를 옮긴 경우가 두드러졌다.

2008년에 검찰국장을 지낸 차동민 검사는 수원지검장(2009.1)을 거쳐 이번 인사에서 대검 차장에 올랐고, 기획조정실장을 맡았던 소병철 검사는 범죄예방정책국장을 거쳐 대검 핵심부서 중 하나인 대검 형사부장에 임명되었다. 같은 해에 법무실장을 지낸 한상대 검사도 검찰국장을 거쳐 이번에 서울고검장으로 승진했다.

법무부 대변인이었던 홍만표 검사도 올 1월 대검 수사기획관이라는 요직에 임명된 후 이번에 서울고검 송무부장으로 승진했다. 검찰과장을 지낸 이창재 검사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을 거쳐 대검 수사기획관으로 옮겼고, 법질서규제개혁담당관을 지낸 백방준 검사도 법무과장을 거쳐 이번 인사에서 법무심의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외에 범죄예방정책국장을 지낸 박기준 검사는 의정부지검장을 거쳐 부산지검장으로, 감찰관이었던 곽상욱 검사는 이번에 서울서부지검장으로 옮겼다.

2009년 1월에 법무부의 주요 보직을 맡겼던 사람들도 이번 인사에서 대부분 핵심보직으로 이동하였다.

기획조정실장을 지낸 김수남 검사는 이번 인사에서 일선 고․지검장급인 청주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법무실장이 되었던 채동욱 검사는 대전고검장으로 승진했다. 2009년에 법무부 대변인을 지낸 김주현 검사와 형사기획과장을 지낸 진경준 검사는 각각 서울중앙지검의 핵심 직책인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 금융조세조사2부장이 되었다.

▲ 2008년 3월과 2009년 1월 정기 인사에서 법무부 주요 직책을 맡은 검사들이 일선 고·지검장급으로 승진하거나, 검찰 수사의 핵심 직책으로 자리를 옮긴 경우가 두드러졌다.   ⓒ 참여연대

물론 지연과 학연을 매개로 한 인사가 과거에 전혀 없었던 현상은 아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이 정부 들어 더욱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법무부의 주요 직책 중에서도 핵심적인 직책에 특정 지연-학연에 따른 인사가 반복되고 있음이 분명한 사실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법무부 주요 보직자들이 법무부 직책을 떠난 이후에도 주요 요직에 임명되는 현상은 물론 과거에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순 있으나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인사권을 쥐고 있는 법무부장관과 대통령이 법무부의 주요 보직에 배치할 만큼 신임하는 사람들이 그 후 준사법기능을 담당하는 검찰에서도 수사와 관련한 핵심 직책을 맡는 것은 다분히 정치적 간섭이나 영향력 행사의 수단으로 의심된다.

참여연대는 이번 법무부 주요 직책 관련 인사실태 조사결과 외에도 앞으로 이명박 정부의 검찰인사의 경향이나 특징을 구체적으로 조사하여 발표할 예정이다.

JWe2009090300.hwp– 보도자료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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