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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결/결정
  • 1997.01.14
  • 1399
  • 첨부 1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1월 14일 서울지방법원 정지형 법원장에게 의견서 발송

1.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박은정, 朴恩正 이화여대 법학)는 최근 법원의 영장발부기준에 있어서의 문제점에 대해 서울지방법원 정지형 법원장에게 다음과 같은 의견서를 발송하였다.

2. 의견서의 요지는 첫째, 지난 1월 9일 정지형 법원장이 발표한 영장기각기준 강화발언이 파업지도부의 영장발부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는지에 대한 의혹을 해명할 것과, 둘째, 영장이 청구된 노동계 지도자 전원에게 같은 수순을 밟아 영장을 발부한 것은 상급법원의 지침이나 영장전담판사의 공동보조가 있지는 않았는지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것이며, 셋째, 구속영장전담판사제도의 시행이 편협한 세계관을 가진 판사가 계속적으로 영장발부를 맡을 경우 생겨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보완책 마련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다음에 의견서 전문을 첨부한다.
최근의 구속영장발부기준에 대한 몇 가지 견해

 97년 1월부터 형사소송법개정안의 시행에 따라 불구속재판원칙이 강화되고 인신구속절차에 있어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가 시행되었습니다. 그 중 영장실질심사제의 도입은 피의자의 인권보호를 위한 획기적인 개선책이었으며, 그 시행 첫주에 기각율이 30%를 넘어 법원의 불구속재판원칙을 확인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었습니다. 이것은 국민의 인권보장에 획기적인 전진이며 개선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동시에 우려스런 일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다음과 같이 세가지 점에서 저희들의 의견을 말하고자 합니다.

     첫째, 영장실질심사제가 도입된지 10일도 되지 않아 법원의 영장발부의 기준이 일관성을 상실하고 있어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지난 1월 9일 정지형 서울지방법원장께서는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뿐 아니라 범죄의 경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영장기각을 보다 엄격히 해야할 것”이라는 의견을 발표하였습니다. 제도가 도입·시행되고 정착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과 시행착오가 있음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수사기관과 일부 피해자들의 반발이 있다고 해서 제도시행 10일도 채 되지 않아 주춤거리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더구나 이러한 발표는 노동법 개정을 둘러싸고  노동계 지도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의 발부 직전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구체적으로 그 구속영장발부를 염두에 두었거나 사후적으로라도 그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었는지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번 파업과 관련된 영장발부가 정치사회적으로 첨예한 문제이며 사법행정책임자의 반응이 이번 사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영장발부 하루 전에 이러한 발언을 하였다는 것은 오비이락(烏飛梨落)으로만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서 해명이 있으면 사법부 신뢰의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둘째, 전국에 산재한 노동계지도자들에 대한 영장발부과정에 대한 의문입니다. 잘 아시듯이 이들에 대한 영장발부과정에서 먼저 피의자 구인장이 발부되었던 바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전국 여러 법원에서도 검찰이 동시에 신청한 구속영장에 대하여 구속영장 발부에 앞서 피의자 심문을 위한 구인장이 먼저 발부되었습니다. 구인 요구에 불응한 노동계지도자들 전원에 대하여 그다음날 서울지방법원을 비롯한 전국의 여러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우연일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지만 동시에 어떻게 그 구속영장의 발부과정이 똑 같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자 합니다. 구속영장의 발부란 법률과 법관 개인의 양심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인데 전국에 산재한 여러 법원이 어떻게 꼭 같은 과정과 형태에 의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인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것은 행정적으로 상급법원에서 지침을 내려보냈거나 영장담당법관들이 상호 연락을 취해 공동보조를 취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만약 사실이 그와 같다면 이것은 헌법상의 영장주의와 인신구속의 자유에 관한 중대한 위배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부분에 관하여 진상을 조사하여 해명되지 않으면 국민의 사법부에 대한 신뢰에 흠이 갈 수밖에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세째, 영장전담법관제에 대한 우려입니다. 이번 노동계지도자들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신청에 대하여 한명의 예외도 없이 전원 발부한 것은 사법부 스스로 천명한 불구속수사원칙의 어긋날 뿐만아니라 다른 사건과의 형평에도 어긋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국내외적으로 ‘정치파업’을 명문으로 금지하거나 허용하는 입법례가 없으며, 이번 파업을 불법으로 보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단결권 내지 단체행동권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점, 개정된 노동법이 근로자와 노동조합의 권리와 경제적 이익을 크게 제한하는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는 점,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으며 파업을 강제하는 아무런 위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볼 때 이번 파업이 적법한 것이며 구속영장의 청구는 기각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영장전담판사에게 전달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신청한 피의자 전원에 대하여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은 참으로 담당 법관의 세계관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파업권은 노동자의 헌법상 권한이며 그 권한의 행사에 따른 산업경제적 피해는 필연적인 것입니다. 이번 노동법개정안 자체가 국회법을 위반한 날치기 통과로서 불법적인 것이며 이 개정법률안이 노동자들의 헌법 및 법률적 권리의 심각한 훼손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이들의 파업은 정치적 파업이 아니라 자신의 권익을 수호하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권리의 행사라고 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더구나 이미 발부된 구속영장을 가지고 검찰이 영장집행을 사실상 보류하고 있는 현실은 바로 그 영장발부가 국민의 법감정, 노동자의 헌법상 권리행사등의 측면에 어긋난 것임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사법부가 결과적으로 정치적 의도에 놀아난 셈이 되어 사법부의 위상에 큰 추락을 가져온 것입니다. 우리는 이 점과 관련하여 구속영장전담법관제 실시의 동기와 과정에 관하여 의문을 제기하고자 합니다. 어떤 경위로 이상철 판사가 구속영장전담판사로 임명되었는지 해명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한두사람의 법관이 계속 구속영장을 전담하도록 하는 것은 세계관의 편협성을 지닌 법관에 의해 이번 사건과 같이 계속하여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건들에서의 인신구속이 좌지우지되도록 하는 위험성이 있는 바, 이에 대한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 제도를 폐지하고 종래와 같이 돌아가면서 구속영장심사를 하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더 바람직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원장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끝

jwc19970114.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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