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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개혁
  • 2003.04.14
  •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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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 조 국 서울대 교수)는 오늘(4월 14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법관인사제도의 개선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그 동안 사법개혁의 한 분야로서 법원개혁의 제도적 개선안들에 대해 꾸준히 논의해왔고, 각종 토론회 등을 통해 법관인사제도의 개선을 위한 대안들을 제시한 바 있다.

토론회는 조 국 교수(서울대 법학,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임지봉 교수(건국대 법학)가 '법관인사제도 개선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발표를 하고, 김종남 변호사ㆍ신 평 교수(대구가톨릭대학교 법학, 변호사)ㆍ정지석 변호사ㆍ홍승면 판사(서울고등법원) 등이 지정토론자로 참석하였다.

2. 이번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임지봉 교수(건국대학교 법학)는, "사법부의 제도나 운영에 일부 문제가 있는 점은 부인할 수 없으나 그 동안 우수하고 청렴한 법관들이 많은 업무량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재판 업무를 효율적으로 공정하게 처리하고자 노력해왔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언제부턴가 사법부는 따뜻한 가슴보다는 냉정한 머리만 발달된 '엘리트집단'으로 변모하였고, 철저하게 수직적이며 서열과 점수가 강조되는 경직된 법관인사제도를 통해 관료집단화하게 되었다"고 비판하였다.

3. 임지봉 교수는 법관인사제도의 문제와 관련하여 '법원의 관료화와 계급화' 문제를 강하게 비판하였다. 먼저, '법원의 관료화'와 관련하여, 임 교수는 "우리 사법부의 사법권 독립이나 법관인사제도에 대한 논의의 출발점은 '사법부의 관료집단화 경향의 지양(止揚)'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우리의 사법부는 대법원을 정점으로 한 상명하복의 서열구조를 가진 계급화된 하나의 '피라미드 모양의 그룹을 형성'하고 있으며, 인사문제에 있어서도 대법원장 일인이 독점적 인사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직급 승진을 위해 직무의 독립성보다는 대법원장을 중심으로 하는 상명하복 구조에 흡수될 우려가 있으며" 결국 법관의 독립(사법부의 독립)은 유명무실화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4. 또한, 우리 사법부 내에 팽배해 있는 '기수(期數)문화'가 경직된 법관인사제도와 결합되면서 "숙련된 법조인력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엄청난 비효율성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점도 지적하였다. 특히 고등법원 부장판사 인사 때 승진심사에서 탈락한 법관이 관행적으로 사표를 내는 것은 "철저한 서열화와 계급화가 강조되는 관료조직에서나 있을 법한 일"로 '기수문화'의 폐단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는 이러한 기이한 문화가 "법관으로서의 오랜 훈련과 경험을 가진 훌륭한 법관들을 사직으로 내몰고 있다"며, 이러한 폐단이 전체 법관의 평균 연령을 하향화시키는 문제점도 낳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5. 임 교수는 법관인사제도의 개선문제와 관련하여 이는 "다른 여러 문제들과 난마처럼 연결되어 있는 어려운 문제"이므로, 재정적, 인적, 물적, 법체계적 조건들이 고려된 현실성 있는 대안들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의결권을 가진 법관인사위원회의 설치 ▷대법원의 최고정책결정기관으로서의 위상 강화 ▷지방법원의 합의부 폐지 및 고등법원 부장판사의 순환보직제로의 전환 ▷법관의 임용기준 격상 및 법관연임제도 폐지▷법관근무평정제도 개선 등을 구체적 대안으로 제시하였다. 이와 함께 임 교수는 지난 3월, 대법원이 구성한 법관인사제도개선위원회가 발족 취지에 걸맞게 제역할을 충실히 이행해나감으로써 사법개혁이라는 시대적 요청에 진지하게 화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6. 이어 첫 번째 지정토론에 나선 김종남 변호사는, 먼저, 대법원장 일인이 인사권을 행사함으로써 인사권의 부당한 전횡 가능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임지봉 교수의 발표내용과 관련하여, "그러한 가능성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지는 것도 좋지만, 그것이 인사권의 본질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법관의 승진제도가 법관의 독립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승진제도가 없다면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하지 않거나 업무수행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법관들을 제어할 방법이 없다"며 이 제도의 긍정적인 역할을 강조하였다.

김 변호사는,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고쳐야 한다는 생각에 집착하여 이상적인 제도만을 백화점식으로 모아놓는 방식으로 인사문제를 검토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국민들의 의견도 폭넓게 수렴하면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인사문제를 포함한 사법체계 전반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며 토론을 마무리하였다.

7. 두 번째 토론에 나선 신 평 교수(대구가톨릭대학, 변호사)는, 과거 판사 재직시절에 겪었던 금품수수와 관련한 법원비리를 예로 들면서 '속은 썩었으되 겉으로는 화려한 외관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사법부의 '사법무결점주의의 신화'를 비난하였다. 신 교수는 우리 법원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개혁하기 위해서는 뿌리깊은 서열의식을 깨뜨려야 한다고 지적하고, '철저히 폐쇄적인 조직을 이루고 있는' 사법부 조직에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외부 개입'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였다. 이와 함께, 법관으로서의 올곧은 길을 걷는 법관들에게는 법관직을 평생직업으로 삼아 살아나갈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제도적 보장책들을 강구해주어야 한다며, '법관안식년제도'의 도입을 제안하였다.

8. 세 번째 토론자인 정지석 변호사는, 사법부 독립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의 실질적 보장이라는 점은 종종 간과되고, 사법부 종사자들의 권력강화라는 논점에서 논의되는 경향이 있다"며, "사법부의 독립은 사법부 구성의 민주화, 즉, 법관임용과정에 국민참여, 국민감시 절차를 도입함으로써 완성된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사법부의 민주적 구성방안과 관련하여 독립된 인사위원회의 설치와 법관선거제(법원장, 대법관, 대법원장 등에 대한) 등을 제안하면서, "사법부의 민주화를 위한 진정한 개혁을 위해서는 사법개혁의 논의과정부터 민주화되어야 하며 국민참여가 보장되는 방향으로 실시되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하였다.

9. 마지막으로 토론에 나선 홍승면 판사(서울고등법원)는, 서열 중심의 인사관행과 관련하여, 과거 인사행정을 담당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볼 때 "법관의 서열은 객관적인 인사를 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하고, "우리의 법관인사제도가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현재 발전 도상에 있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21세기 사법부가 지향하는 것은 국민을 위한 사법이며, 법관인사제도의 개선방향도 법관의 전문화와 재교육에 있다"는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인사제도에 대한 관심이 법관의 전문화와 재교육에도 미쳐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홍 판사는 마지막으로, 이날 격의 없는 토론과정에서 나온 좋은 의견들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법관인사제도개선위원회의 연구에 참고가 되도록 대법원에 전달하겠다는 말로 토론을 마무리하였다.

10.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이날의 토론회에 이어 오는 6월, '대법원 판사 및 헌법재판관의 임용과정'과 관련한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올 한 해 '법원개혁'을 위한 제도적 개선안을 마련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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