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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2003.12.26
  • 1004

국정쇄신을 위한 특별제언 [8] 사법개혁분야



사이버참여연대는 연말까지 총 9회에 걸쳐 경제, 정치, 사법 등 각 분야의 구체적인 개혁 방향을 제시하는 '국정쇄신을 위한 특별제언' 시리즈를 <안국동窓>에 게재합니다. 편집자주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사법개혁의 문제는 법률가들만의 전문적 논의가 아니라 국민적 관심사로 자리 잡았다. 사상 초유로 개최되었던 대통령과 검사의 공개토론과 대법관후보추천운동 전개 등은 대표적인 예이다. 이러한 변화는 민주화가 진전될수록 법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또한 그 법을 해석, 집행하는 사람에 대한 검증, 비판 및 민주적 통제의 필요성 높아지는데 따른 필연적 결과이다.

먼저 강금실 장관의 취임 이후 검찰개혁은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최근 검찰에 대한 국민적 성원은 현 정부가 검찰을 정치적으로 활용하고픈 유혹을 과감히 뿌리친 데서 나온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향후 권력형 비리·부패사건에 대한 검찰수사는 현재의 기조를 유지하며 여야를 가리지 않고 오직 실체적 진실의 발견을 위해 매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검찰의 ‘인기’ 뒤에 여러 문제가 가려지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국가보안법에 대한 개폐는 현 정부의 향후 개혁일정에 포함되어 있지도 않은 것 같고, 그 결과 국가보안법의 오·남용은 반복되고 있다. 또한 법무부가 공식 발표한 ‘준법서약서’ 폐지 방침은 송두율 교수 사건에서 유명무실해지고 말았다. 그리고 ‘전과자’에 대한 사실상의 ‘이중처벌’을 초래하는 사회보호법의 개폐도 분명한 전망이 제시되지 못하면서 청송보호감호소 수감자들의 절규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또한 청주지검 사건에서 일말을 드러내었던 검사들의 직위를 이용한 편익제공, 이해관계인과의 부적절한 접촉 등의 행태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향후 강금실 장관이 이상의 문제에 대하여 각별한 관심을 갖고 챙겨나가길 희망한다.

둘째, 대법원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시민사회에서 전개된 대법관추천운동은 대법원과 대법관의 의미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하였다. 이 운동 결과 대법원 산하에 사법개혁위원회가 만들어져 사법개혁 전반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은 다행한 일이다.

그렇지만 사법개혁위원회의 결성과 활동만으로 사법개혁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사법개혁위원회의 논의결과는 법률적 효과를 갖지 않기에 상황에 따라서는 장기간의 논의가 대통령에 대한 보고로만 끝나버리고 말지도 모를 일이다. 과거 정부 시기에도 유사한 위원회가 만들어졌으나 그 성과는 왜 미미해지고 말았던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먼저 사법개혁위원회의 논의에 있어서 법률가 집단의 ‘직역(職域)이기주의’에 대한 경계가 항시 필요하다. 사법은 법률가들의 이해관계를 위해서가 아니라 대국민 서비스를 위해 존재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사법개혁위원회의 임무는 사법개혁 관련 주제를 한 번 더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사법개혁안을 수립하는 것이다. 향후 최종영 대법원장과 조준희 사법개혁위원회 위원장이 이상의 점을 분명히 의식하면서 자신의 임기 동안 책임지고 사법개혁의 기본틀을 마련하도록 힘을 모으길 소망한다.

마지막으로 변호사계의 탈법·불법적 행태에 대한 자정노력이 필요하다. 사라지지 않는 ‘전관예우’, 불법적 브로커 고용, ‘집사 변호사’의 발호 등의 현실에 대하여 대한변호사협회가 어떠한 유의미한 대책을 내놓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변호사협회는 법원과 검찰에 대하여 비판함과 동시에 자신 내부에 존재하는 환부의 뿌리를 어떻게 뽑을 것인가에 대하여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

그리고 변호사협회가 단지 변호사의 이익단체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인권과 정의를 추구하고 대국민 법률서비스의 강화를 최고의 사명으로 놓는 법조의 일원이고자 한다면, 사법시험합격자 수의 축소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변호사직역의 확대, 변호사의 ‘공익활동’의 제도화 등을 위해 가일층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박재승 대한변호사협회장의 지도력은 바로 이상의 점에서 발휘되어야 한다.

사법개혁의 성패는 법관련 민·관기구의 합심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각 조직은 자신의 이해관계를 강조하는데서 벗어나 나라의 근간을 새로이 세운다는 각오로 사법개혁 논의에 임해야 하며, 참여연대는 사법서비스의 향유주체인 시민의 관점에서 사법개혁의 추이를 엄밀히 주목할 것이다.
조국 (사법감시센터 소장, 서울대 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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