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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사회위원회    차별없는 노동을 위해 노동정책대안을 제시합니다

삼성은 책임 다하고, 정부는 정밀 역학조사를 통해 진상규명해야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故 박지연씨의 영결식이 지난 4월 2일 이루어졌다.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는 고인의 명복을 빌며,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노동자들의 잇따른 백혈병 발병 원인이 공장의 유해한 작업환경과 관련이 있는 만큼 삼성은 이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문제 해결에 즉각 나설 것을 촉구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삼성의 책임을 묻는 여론이 확산되자 故 박지연씨의 영결식이 이루어지던 지난 4월 2일 자사 트위터를 통해 "회사는 치료비를 지원해왔고, 회사 동료들도 모금 운동으로 훈훈한 동료애를 보여줬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직접 박씨의 빈소에 조문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삼성은 같은 날 고인이 살아생전 일했던 삼성건물을 영정사진으로 한 바퀴만 돌게 해달라며 강남 삼성본관에 모인 사람들을 자사 경호원과 경찰을 동원해 해산시키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도 갖추지 못한 삼성의 이러한 해명이 과연 사회적인 설득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욱 큰 문제는 삼성의 해명 어디에도 치명적 유해환경에 관련된 자신들의 공식적인 책임을 인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진지한 자세를 찾아 불 수 없다는 것이다. 삼성은 사측의 책임을 인정하는 산업재해가 아닌 위로금 차원의 치료비 지급과 동료들의 개인적인 조문과 모금운동을 사측의 공식적인 조문인 냥 내세워, 이 사태에 대한 책임과 사회적 비판을 피해가려 하고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 삼성 반도체공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에 걸린 이들은 최소 22명에 이르고, 이 중 9명의 노동자가 생명을 잃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이들의 질병과 삼성반도체 공장의 작업환경 사이에 직무연관성이 없다는 2008년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역학조사 결과를 들어 이들을 산업재해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 삼성전자도 이러한 조사결과를 앞세워 반도체공장 노동자의 백혈병을 개인적 질병으로 치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의료통계상 급성골수성백혈병은 젊은 사람들의 경우 10만명당 1~2명이 걸리는 희귀병임에도 불구하고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집단적으로 발병했고, 심지어 같은 작업 라인에서 일하던 2명의 노동자가 동일 질병으로 사망에 이르렀는데 직무연관성이 없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더욱이 2009년 서울대 산학협력단이 반도체 3사의 공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작업환경 역학조사 결과는 앞선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조사결과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 충격적이다. 서울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 소속 공장에서 발암물질인 ‘벤젠’이 검출되었다. 따라서 2008년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역학조사 결과는 삼성의 산업재해 발생 책임에 대한 면죄부의 근거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지금까지 9명의 노동자가 참혹하게 생명을 잃었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은 투병 중인 노동자와, 유가족, 더 나아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역학조사를 다시 실시하고, 그 결과를 제시해야 한다. 비록 유족들이 낸 행정소송으로 산업재해 인정여부가 법정에서 가려질 예정이나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국가에게 있는 만큼 노동부 산업안전보건정책과는 이번 사태의 책임규명을 법정으로만 떠넘기지 말고 지금이라도 외부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투명하고 공정한 조사단을 구성해 역학 조사를 재실시 해야 한다. 정부가 삼성재벌의 눈치를 보며 사태해결을 외면하다면 언제 또 다른 노동자가 헛되이 생명을 잃을지 모른다. 정부는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해야 할 국가의 책임을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노동자의 백혈병 발병은 반도체공장의 작업환경과 무관치 않다. 따라서 삼성은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어야 한다. 그러나 삼성이 자사의 책임을 부정하는 것을 넘어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상파 방송과 언론사에게까지 외압을 가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삼성이 계속해서 최소한의 책임을 외면한 채 이 사태를 숨기려고만 하다면 이건희 전 회장의 경영복귀로 불법적인 경영권 승계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저버리고 ‘황제경영체제’로 퇴행했다는 국제적 비판에 이어 생명윤리까지 저버린 부도덕한 재벌기업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이번 사태는 삼성에게는 또 다른 위기인 셈이다. 선심성 치료비 몇 푼을 노동자에게 쥐어주고, 진정성 없는 입장표명으로 이번 사태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종식 시킬 수는 없다. 삼성이 진정으로 “또 하나의 가족”으로 노동자와 국민들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투병중인 노동자와 유가족들에게 합당한 보상과 백혈병에 노출된 작업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미 9명의 소중한 생명이 참혹하게 세상을 떠났고, 앞으로도 비극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더 이상의 노동자들의 억울한 죽음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번 사태에 대한 원인과 책임은 철저히 규명되어야 한다.
성명원본.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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