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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사회위원회    차별없는 노동을 위해 노동정책대안을 제시합니다

글쓴이: 이병훈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위원장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요즘 노동부가 그 존립 가치를 의심받고 있다. 과연 노동부가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대변하는 정부 부처로서 제 기능을 다하고 있는지에 대해 문제 삼는 목소리가 폭넓게 메아리치고 있다.

1981년 4월 노동청으로부터 정부 부처의 하나로서 승격된 노동부가 그동안 경제부처의 주도권에 밀려 정부 정책 결정에 있어 노동자 대변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였다는 지적이 적잖게 제기되어 왔지만, 이명박정부의 출범 이후에는 아예 하는 일 마다 노동자들의 권익에 반하는 정책 만들기에만 몰두하고 있는 듯하여 무척 황당하기만 하다.

아무리 친기업 정권이라고 하지만 노동부가 노동자 보호 보다는 기업들이 원하는 고용유연성과 인건비 절감만을 성취하기 위헤 애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스스로 자신의 존립 근거를 허무는 데에 열중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최근 노동부의 반노동자적인 실체는 무엇보다 비정규법의 개악시도에서 잘 확인되고 있다. 경제위기를 맞이하여 올해 초 노동부는 마치 비정규직들의 고용불안을 걱정하는 듯  “100만 비정규직 실업대란설”을 주장하며 기간제의 사용기간을 현행의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법개정을 공공연히 추진하였다.

지난 6월말 현행 비정규법의 시행 2년 시한을 앞두고는 사용기간 2년 법조항의 시행을 유예하려는 한나라당의 방침을 뒷받침하기 위해 다시금 “70만 실업대란”을 내세우며 야당과 노동계-시민사회단체의 반대여론을 잠재우려 애쓰기도 하였다.

하지만, 7월을 지나 9월이 되는 현시점까지 노동부가 그토록 부산스럽게 걱정하였듯이 비정규직법으로 인한 대량실업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상당수 사업장에서는 조용히 법취지에 맞추어 2년 이상의 장기 근속 기간제 근로자들을 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였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노동부의 ‘엉큼한’ 걱정을 무색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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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4일 노동부가 발표한 「사업체 기간제근로자 실태조사」결과에서도 비정규직법의 기간제한 규정이 적용된 7월 시점에 계약기간이 만료된 기간제 근로자 19,760명 중에서 정규직 전환이 36.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도자료를 통해 노동부는 고용계약 종료 37.0%와 정규직 미전환 26.1%를 일컬어 마치 법 때문에 고용불안에 놓인 비정규직이 63.1%에 이르는 것으로 주장하며 이전의 “실업대란”설이 정당하였다는 듯이 항변하고 있다.

그런데, 그 조사결과를 곰곰이 따져보면 실업대란의 거짓주장을 덮으려는 매우 옹색한 주장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기타”로 분류되어 있는 26%의 정규직 미전환자는 현행법에 따르면 이미 무기계약직으로 간주되는 사람들이므로 사용자의 정규직 전환 여부에 관계없이 법상 고용안정을 보장받고 있는 것이며, 고용계약이 종료된 37.0% 역시 사업장의 여러 사정이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모두 법 때문에 그리 된 것으로 간주할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노동부는 억지로 비정규직법의 개악을 추진하려고 실업대란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점에 대해 불안에 떨었던 수많은 비정규직들과 국민들에게 사과와 반성의 뜻을 밝히려 하기는 커녕 자체 조사결과를 아전인수식으로 왜곡하면서 또다른 거짓을 내세우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스럽기만 하다.

노동부가 반성치 않고 이런 처사를 계속해서 보이고 있는 것도 문제되지만, 보다 고약스러운 점은 정작 비정규직들을 구제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노동부는 의도했던 법개정이 무산되었다면 국회에서 놀고 있는 추경예산 1,185억원을 활용하기 위해 중소사업체의 정규직 전환을 지원하도록 하는 관련 법개정을 서둘러 추진했어야 하는데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고 있지 않다.

또한, 이번 사업체조사결과에서 드러나듯이 적잖은 사업장-주로 중소사업체에서-에서 2년 계약기간을 넘긴 기간제 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해 노동부는 이들의 고용불안만을 문제 삼을 게 아니라 이런 탈법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규직 전환을 계도하는 현장근로감독을 대대적으로 벌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다.

아울러, 2010년 예산편성에 있어서도 노동부는 15.5% 삭감된 예산안을 제출하여 사회적 일자리·청년실업대책·공공부문비정규직대책 등과 같이 취약노동계층을 위해 확보되어야 할 사업예산을 스스로 포기하는 태도를 보여 직무유기의 무책임함을 드러내고 있기도 한다.


MB정부의 1년 반을 지나는 요즘 노동부는 그동안 그릇된 정책 추진, 허위사실 유포, 그리고 직무유기 등으로 인해 여론의 호된 비판 대상으로 전락되고 국민의 신뢰를 잃고 있다. 이렇듯, 노동부가 수난의 시대를 겪고 있는 것은 따지고 보면 스스로 자초해온 것이라 할 수 있다. 현정부의 노동부는 친기업의 국정기조에 맞추느라 궤변의 정책논리를 내세우며 노동자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제 역할을 전연 소홀히 하고 있으니 스스로 제 존립의의를 무너뜨리고 있다.


이제라도 노동부가 제 이름에 걸맞는 위상과 권능을 회복하려면 그동안의 노동정책이 보여온 난맥과 왜곡에 대해 국민과 노동자들에게 책임성 있게 사과하고 노동자를 보호-대변하는 본연의 책무로 되돌아가려는 진정한 반성의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이번 장관의 교체를 통해 노동부가 수난시대를 마감하고 국민과 노동자들로부터 신뢰를 되찾는 부처로서 거듭나는 변화의 계기를 마련해주기를 간절히 고대한다.

※ 이 글은 노동법률 10월호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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