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위원회 비정규직 2008-08-12   1585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 것인가?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 것인가?
기륭전자 사태해결 촉구 시민사회단체 공동기자회견 개최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언론시민연합, 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YMCA전국연맹, 함께하는시민행동 등 시민사회단체는 오늘(8/12) 오전 10시30분 가산디지털단지역 기륭전자 앞에서 ‘기륭전자 사태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을 통해 기륭전자 사측의 부당해고에 맞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1,000일 넘게 지속되고 있고, ‘목숨을 건’ 조합원들의 단식농성 또한 60일 넘게 지속되고 있지만 사측의 무책임한 교섭태도와 정부, 국회의 무대책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기륭전자 사측의 성실한 교섭태도와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이고 공정한 중재 노력을 촉구했다. 또한 이들 단체는 이번 사태의 조속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 노동부 이영희 장관과의 면담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권영국(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위원장), 김민영(참여연대 사무처장), 김한성(전국교수노동조합 위원장), 박영미(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오관영(함께하는시민행동 사무처장), 이상윤(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 등이 참석했다.



<기자회견문>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 것인가?


– 기륭전자는 성실한 교섭과 대책마련에 나서라
– 정부와 국회는 기륭전자 문제해결을 위해 모든 대책을 강구하라


   기륭전자 사측의 부당해고에 맞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1,000일 넘게 지속되고 있고, ‘목숨을 건’ 조합원들의 단식농성 또한 60일 넘게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박한 외침에도 불구하고 기륭전자 사태는 해결의 실마리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사측의 무책임한 교섭태도와 정부, 국회의 무대책 그리고 사회의 무관심은 기륭전자 사태를 장기화시키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우리 시민사회단체는 비용절감을 위해서라면 온갖 탈법을 통해 서슴없이 비정규직을 희생시키는 기업의 비윤리성과 살기위해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현실에 참담함을 느끼며, 기륭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기륭전자 사측의 성실한 교섭태도와 해결책 마련,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기륭전자 사태는 지난 2005년 7월 노동부의 불법파견 판정에서 비롯되었다. 기륭전자는 제조업 생산직부문은 파견노동자를 사용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도급계약이라는 편법을 이용해 사내하도급업체 소속 노동력을 값싸게 이용했다. 또한 계약직 노동자들과 사내하도급업체 소속 노동자들이 저임금과 열악한 근로조건 개선과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노동조합을 결성하자 이들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직장을 폐쇄했다. 이렇게 기륭전자의 부당해고와 불법적인 인력운용에 맞서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3년여 간의 농성과, 두 달여간의 ‘목숨을 건’ 단식을 진행해 온 것이다. 그러나 기륭전자는 불법파견 판정을 받고도 고용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은 외면 한 채, 노동자들의 파업을 불법파업과 업무방해라며 노동조합에 수천 만 원의 소송비를 청구하고, 경찰에 농성자들을 연행할 것을 요청했다. 더욱이 단식노동자들의 생명이 하루하루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성실한 교섭태도로 사태를 장기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계속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규를 외면한다면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비판과 함께 전 국민적 불신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기륭전자는 명심해야 한다. 겉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사태가 악화되기 전에 기륭전자는 성실한 교섭자세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의 역할이 절실히 요구된다. 특히 한나라당은 홍준표 원내대표가 기륭전자의 문제해결을 약속한바 있는 만큼 더욱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노동부는 사측과 사전 조율을 통해 지난 7월 23일 실체가 불분명한 회사에 비정규직으로 고용하고 1년 5개월 뒤 정규직화 여부를 다시 결정한다는 중재안을 내놓았다. 이는 6월 7일 기륭전자 노사가 합의한 자회사 고용 1년 후 정규직화보다도 후퇴한 것으로 도저히 노동조합이 수용할 수 없는 안이다. 한나라당이 진정으로 이번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원한다면 형식적 중재를 명목으로 사측에 힘을 실어주는 편파적 대응에서 벗어나야 한다. 노동부 또한 주무부처로서 책임 있는 자세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 노동자들이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노동부가 명확한 입장 없이 노사갈등 조정의 책임을 방기한다면 노동부 존재의 필요성마저 부정당하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오늘로써 농성자의 단식이 63일째이다. 일반인도 견디기 어려운 폭염아래 천막 하나 쳐 놓고 두 달째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김소연 기륭전자분회장과 유흥희 조합원은 이미 의학적 한계를 넘어서 생명의 촌각을 다투는 위험한 상태이다. 이들 노동자들을 살려야 한다. 사측과 정부, 국회가 그들의 절규를 외면해 극단적 상황이 벌어진다면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더 늦기 전에 기륭전자 노동자들이 다시 노동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에 우리 시민사회단체는 거듭해서 기륭전자 사측의 성실한 교섭태도와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이고 공정한 중재 노력을 촉구한다.


2008.08.12
기륭전자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 일동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민족미술인협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언론시민연합,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전국철거민협의회, 참여연대,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작가회의, 한국YMCA전국연맹, 함께하는시민행동


LBe2008081200.hwp





<김소연 기륭전자분회장의 서한>


“단식 63일 차… 소금과 효소를 끊습니다, 응급조치도 거부합니다”


 어제 4시 기륭전자측과의 교섭은 교섭이 아니었습니다. 일방적인 기륭전자측의 입장통보와 분회가 요구안을 제출했지만 진지한 검토도 없을뿐더러, 대화가 되는 사람들끼리만 논의하자며 분회교섭위원이 퇴장해 줄 것을 요구하는 기막힌 자리였습니다. 기륭전자는 여전히 비정규여성노동자들의 목숨은 아랑곳 없이 고압적 자세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불법파견에 맞서 1080일이 넘도록 투쟁하고 있고, 생사를 오가는 단식 62일차 였던 어제 전 너무도 참담했습니다.


기륭전자분회는 어떻게든 노사간 합의점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기륭전자는 어떠한 법적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일관된 입장과 국내생산시설은 하도급을 포함하여 전혀 없다고 주장해 오면서 제 3의 회사 신설 즉 취업알선을 해주겠다는 입장에서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기륭전자분회에 의해 기륭전자의 주력생산시설인 위성라디오 라인이 설치되어 있는 공장이 확인 되었습니다. 기륭전자분회원들은 순간만을 모면하려는 사측의 기만적인 모습과 거짓말에 분노했습니다. 이러한 기륭전전자 측의 모습은 1080일을 투쟁해 오면서 우리 조합원들이 보아온 일관된 모습입니다.


많은 동지들이 저희의 건강을 염려하고 있습니다. 살아서 싸워야 하지 않겠느냐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기륭전자 사측도 교섭자리에서 당신들이 단식하고 있는 사람들을 죽이고 있는 것 아니냐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단식을 중단하는 것, 그 길은 기륭전자가 그간의 불법행위를 반성하고 노동조합의 요구안을 수용하는 길입니다. 우리의 요구는 무리하지 않습니다. 기륭전자가 마음만 먹으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단식 62일이 넘어가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오히려 노동조합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동지들! 현재 단식하고 있는 제가 고압적 자세로 일관하고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기륭전자에게 다시 한 번 항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습니다. 동지들의 많은 염려 때문에 가능한한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지 않고 최대한 버텨보자고 잘 넘어가지 않는 물도 열심히 마시고, 혈당저하로 쇼크 오는 것을 가능한 막아 보려고 효소도 조금씩 먹으며 유지해 왔습니다. 단식 50일차에 ‘입관식’까지 하면서 관에 사람이 실리는 것이 아니라 이 땅에서 없어져야 할 것들을 모아 담아서 태워버리자고 결의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동지들! 지금의 현실은 우리의 결의대로 되진 않는 것 같습니다. 현재 기륭전자는 우리의 목숨을 완전히 내놓으라고 하고 있습니다. 설마 너희가 정말 죽겠냐고 하면서 외려 노동조합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기륭전자의 문제가 부각되고 많은 관심과 지지를 보내고 있지만, 정부여당과 기륭전자는 외면하고 있습니다. 또 한 번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저는 판단합니다. 오늘 이시각부터 저는 효소와 소금을 끊습니다. 물만으로 얼마나 더 버틸지 알 수 없지만, 기륭전자가 결단할 때 까지 가겠습니다. 제가 쓰러져도 강제 병원 후송도 응급조치도 거부합니다. 건강을 염려하는 동지들께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현제 제가 더 저항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비가오고 천둥번개가 치던 어젯밤 밤새워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결단했습니다.


기륭전자는 그들이 저지른 불법파견에 대하여는 벌금 500만원 내고 죄값을 다 치뤘다고 큰 소리 치면서, 법에서 너희들을 복직시키라고 하지 않았다. 부당해고 소송에서 지지않았냐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시혜를 베풀어서 그나마도 취업알선을 해주는 것이라고 배짱을 부리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법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는 것은 온 세상이 다 아는 일입니다. 그래서 비정규 노동자드를 제대로 보호할 수 있는 법을 만들라고 요구하고 있기도 합니다. 결국 법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우리 비정규직은 이렇게 목숨을 내놓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너무도 가슴 아픈 현실이지만 동지들! 절박한 기륭비정규여성노동자들의 투쟁에 끝까지 함께해 주십시오. 동지들의 가슴을 아프게 해서 죄송합니다. (8월 12일 단식 63일차 김소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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