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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사회위원회    차별없는 노동을 위해 노동정책대안을 제시합니다

  • 캠페인&노동히어로
  • 2009.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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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심부름 인턴들 일자리 숫자놀음
‘눈높이 낮춰 취업’ 현실 모르는 구호

경제위기는 가장 취약한 계층을 먼저 먹잇감으로 삼는다. 최근의 경기침체 역시 청년실업자, 비정규직 노동자, 영세자영업자 등 우리사회의 약한 고리를 위협하고 있다. 경제를 살리겠다며 집권한 이명박 정부는 마이너스 성장을 걱정해야 할 형편이고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 면에서는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 비정규직 고용기간을 늘리고 최저임금제를 더 낮춰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것이나 월 100만원짜리 한시적 인턴제로 청년실업을 땜질하려는 발상은 이를 잘 보여준다. 경향신문과 참여연대는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취약계층 노동자가 처한 현실이 어떠한지, 대안은 무엇인지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보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취업 준비생 5명과 청년취업 상담 전문가 현필화씨가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회의실에서 계명대 임운택 교수 사회로 2시간 동안 좌담회를 열고 청년실업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대학 재학·휴학생 5명이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좌담회를 열고 청년 실업 실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서성일기자


사회자 : 임운택 계명대 교수(사회학)

참석자 : 박종원(30·동국대 4학년·내년 2월 졸업 예정) 김철호(26·수도권 소재 대학 4학년·휴학) 임재홍(28·강원대 4학년·9학기 재학) 윤상욱(25·성공회대 4학년·휴학) 곽유리(23·서울여대 4학년·휴학) 현필화(34·한국청년센터 사무처장)

사회=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각자 소개를 부탁합니다

박종원=올해 30살입니다. 여행업계에서 일하고 싶은데 관련 능력을 갖춘다고 해도 나이 때문에 힘들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나이가 많으니 나만이 할 수 있는 특화된 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중압감이 좀 있어요. 내놓을 만한 공인성적이 없어서 고민스럽습니다. 학자금 대출도 2000만원 정도 있어 걱정이고요.

김철호=4학년인데 졸업을 미루고 ‘스펙’을 좀더 쌓기 위해 휴학했습니다. 아직 어리다고 생각했는데 기업에서 취업재수생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어서 불안합니다.

윤상욱=4학년 휴학 중입니다. 취업준비를 할까 대학원을 갈까, 아니면 제3의 길을 준비해 볼까 고민 중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싶은데 잘 안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임재홍=졸업을 유예해 이제 5학년이 됐습니다. 친구들을 따라 취업준비를 하다보니 회의가 들었어요. 모두들 자기가 좋아서 하는 게 아니라 안정적이고 연봉 높은 직장을 잡기 위해 맹목적으로 공부하더군요. 기업이 요구하는 스펙을 갖추려고 별로 필요하지도 않은 것들을 생각없이 쫓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았습니다.

곽유리=전공에 맞게 유치원 교사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휴학을 했는데 지금은 좋은 기관에서 취업공고를 내지 않는 시기라서 기다리며 공부하고 있습니다.

사회=취업 준비를 하면서 어떤 점이 힘든가요.

박종원=기업에서 지원자들에게 요구하는 학교성적, 영어성적 같은 것들이 긍정적으로 볼 때는 대학 4년 동안의 성실성을 알아볼 수 있는 지표라고 생각할 수도 있죠. 하지만 부정적으로 보면 시스템에 잘 순응하는 인간을 원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김철호=기업에서 경영학 전공자를 선호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그러다보니 보여주기식으로 부전공·복수전공으로 경영학을 택하는 사례가 많은데 그렇게 되면 본래 전공 공부가 부실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임재홍=저는 학자금 대출이 1000만원 정도 됩니다. 2000만원이 넘는 친구들도 많아요. 졸업후 갚아야 하는데 직장 구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에 막막했습니다. 취업을 못한 사람에게는 이자나 원리금 상환을 유예해 준다든지 하는 제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사회=일각에서는 눈높이가 너무 높아 취업을 못 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대통령도 그런 취지의 말씀을 하셨죠.

임재홍=지방대이다 보니 주변에 중소기업 가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저희는 이미 눈높이를 낮추고 있었어요. 그런 말씀하시기 이전에 대기업·중소기업 간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봅니다. 친구들 중에는 같은 학과를 비슷한 성적으로 졸업하고도 연봉 3500만원 받고 일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연봉 1200만원인 중소기업에 들어간 친구도 있어요. 이렇게 되면 상대적 박탈감을 많이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박종원=소규모 업체에서 일한 적이 있는데 월 100만원 정도 받았어요. 그때는 괜찮았지만 졸업하고 나면 학자금 대출도 상환해야 하고 결혼도 해야 하는데 어떻게 그 돈으로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중소기업에 취업할 수도 있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현실을 모르고 하는 얘기 같아요.

김철호=각자의 꿈이 있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좋은 곳으로 가고 싶은 게 인지상정입니다. 또 돈 없으면 살기 어렵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회인데 눈높이만 낮추라는 건 잘못됐다고 봐요.



사회=정부가 청년실업의 한 대안으로 인턴십 제도를 내놓고 있습니다. 경험해 보신 분이 있으신가요.

김철호=올해 1월에 한 금융기관에서 4주간 인턴을 했습니다. 월급은 100만원이 채 안됐습니다. 주로 창구안내를 하다가 관심분야 업무 참관이 있어서 대출 쪽에 가 봤습니다. 그런데 컴퓨터 화면도 개인정보라며 못 보게 하고 고객과 얘기하는 것도 개인정보라고 못 듣게 했어요.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었습니다. 창구안내 업무는 농산물 판매 등 은행 일이 아니라 아르바이트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현필화=보통 인턴 참가하는 사람들은 직무능력을 키워 취업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해요. 쌍용은 애초 정규직 채용을 목적으로 40명을 인턴으로 뽑아 그중 20명이 정규직이 됐습니다. 이런 인턴은 만족도도 높고 직무능력도 많이 키울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행정인턴은 프로그램이 없어요. 할 일이 없어 직원들 차심부름까지 한다고 합니다.

윤상욱=정부가 실업률 낮추려고 인턴제를 추진한다는 게 너무 티가 납니다. 인턴들이 취업자로 분류되니 단기간에는 실업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들었어요. 힘들긴 하겠지만 차라리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창출했으면 좋겠습니다.

임재홍=한 친구가 증권회사 인턴을 했는데 인턴하는 도중에 따로 정규직을 뽑는다는 소식을 듣고 속상해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인턴에서 성과를 내면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식으로 가야 하는데 지금 같은 상황이면 쓸모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회=대졸 초임을 깎아서 일자리를 나누자는 제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임재홍=일자리 나누기가 아니라 임금 나누기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잘 이용하면 좋겠지만 기업에서 악용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워낙 취업이 안되니까 받아들일 수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대졸 초임자들이 또 다른 비정규직이 될 수도 있어요.

박종원=기업들이 사회적 약자인 20대 청년층을 착취하려고 하는 듯한 느낌입니다. 기업들은 비용절감에만 목을 매는 것 같아요. 거기에 정부가 앞장서서 포장을 잘해 주는 것 같고….

사회=취업 준비생들이 무한경쟁에 내몰리다 보니 동료를 돌아보는 연대의식이 부족해졌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윤상욱=외환위기 때부터 계속 어렵다는 말만 듣고 자라온 세대라 패배의식 같은 게 있는 것 같습니다.

박종원=뭉쳐서 거리로 안나왔다뿐이지 이미 저희들은 얘기할 건 다 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문제를 알면서도 해결하지 않는 사회가 문제라고 봐요. 뭉쳐서 거리로 나오길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하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곽유리=자라오면서 어떻게 연대해야 하는지에 대해 교육받은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무조건 거리로 뛰쳐나가기보다 20대만이 뭉쳐서 목소리 낼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찾아봤으면 좋겠습니다.

<경향신문 황경상기자 yellowpi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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