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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사회위원회    차별없는 노동을 위해 노동정책대안을 제시합니다

경제위기는 가장 취약한 계층을 먼저 먹잇감으로 삼는다. 최근의 경기침체 역시 청년실업자, 비정규직 노동자, 영세자영업자 등 우리사회의 약한 고리를 위협하고 있다. 경제를 살리겠다며 집권한 이명박 정부는 마이너스 성장을 걱정해야 할 형편이고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 면에서는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 비정규직 고용기간을 늘리고 최저임금제를 더 낮춰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것이나 월 100만원짜리 한시적 인턴제로 청년실업을 땜질하려는 발상은 이를 잘 보여준다. 경향신문과 참여연대는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취약계층 노동자가 처한 현실이 어떠한지, 대안은 무엇인지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보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신의 직장인데… 비정규직은 신이 버린 떨거지”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5명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회의실에서 한양대 경영학과 임상훈 교수 사회로 2시간 동안 좌담회를 하고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겪은 어려움과 해고의 두려움을 토로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5명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회의실에서 임상훈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의 사회로 좌담회를 갖고 열악한 근무 조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남호진기자>



사회(임상훈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공공부문 비정규직의 현실은 어떠합니까.

김성금(국민체육진흥공단)=“그럴싸해 보이지만 사실 경륜, 경정에 배팅하러 온 사람들에게 표를 파는 일입니다. 당당하게 다니고 싶지만 업종이 그렇지 못해서 무슨 일을 한다고 떳떳하게 밝히지 못합니다. 그래도 제가 다니는 회사니까 2007년 비정규직법이 나올 때 큰 기대를 했어요. 2년이 지나면 상시업무일 경우 무기계약이 된다고 들었거든요. ‘드디어 나도 정규직이 될 수 있구나’ 생각했는데 많이 실망을 했죠.”

김인철(인천공항공사)=“정부에서 인력의 88%가 아웃소싱되어 있는 모범 사례라고 자랑하는 곳입니다. 그러나 말이 좋아 아웃소싱이지 그냥 비정규직이에요. 공공기관 선진화라는 게 정규직 중심의 인력조정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비정규직을 자르는 일이더군요. 예산 10% 삭감은 고용과 직결됩니다. 70%가 인건비인데 예산 삭감을 하면 인원을 줄일 수밖에 없어요. 정규직은 인건비로 편성되지만 우리 임금은 비용으로 잡히기 때문이죠. 비용을 줄이면 우리는 바로 해고되는 겁니다.”


사회=그래도 비공공부문의 비정규직보다는 낫지 않으냐는 말이 있습니다.

김인철(인천공항)=“일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비정규직인지 간접고용인지 개념도 없고 그냥 공항에서 일한다고들 해요. 하지만 우리가 하는 일이라는 게 공항을 벗어나면 써 먹을 데가 없어요. 공항공사와 아웃소싱 회사 간 계약이 3년마다 갱신되는데 그때마다 고용불안에 시달리죠. 임금수준이나 생활여건도 열악한 편입니다. 민간기관 비정규직에 비해 임금이나 고용의 질 면에서 더 낫다고 얘기할 수 없습니다.”

김윤례(중학교 행정보조)=“과거에는 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2004년부터 계약서를 쓰면서 엄청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계약기간이 가까워 오면 교감이나 행정담당자가 은근히 압박해요. 전 교장 시절에는 ‘커피가 먹고 싶다, 담배 사오라, 가까이 와서 술 한 잔 따라봐’ 하는 다양한 것들이 나옵니다.”

김성금(국민체육공단)=“지난해 재계약을 15명이나 안했고 저도 해고됐다 복직됐습니다. 회사 측에서는 광명돔 경륜장이 오픈하고 나서 매출이 최악으로 떨어졌을 때 고통분담하자며 임금동결을 요구했죠. 저희는 수당 다 반납하고 동의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정규직 급여는 올라갔죠. 그런데 요즘 또 고통분담하자고 하니 분통이 터지죠. 저희 업무가 돈을 받고 표를 파는 업무인데 하루에 18번 경기를 하기 때문에 초를 다퉈야 해요. 고객들이 배당률을 보면서 마감 3분 전부터 몰려오는데 손이 안 보일 정도로 빨리 처리해야 해요. 잘못하면 고객들이 흥분해서 욕도 하고 유리창에 침도 뱉습니다. 급하게 일처리하다 실수로 돈을 잘못 입금하면 모조리 제가 다 물어내야 해요. 신이 내린 직장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신이 버린 떨거지들입니다.”


사회=급여는 어떻습니까.

성향아(공무원 연금관리 공단)=“정규직의 63%를 받았어요. 각종 수당이나 복지혜택, 자녀학자금까지 치면 차이가 늘어날 겁니다. 민간기업이야 돈벌이를 위해 그런다고 하지만 왜 공공기관이 사람을 비참하게 만들까 생각을 했습니다. 명절 때도 가계지원금 한 푼 안 주고 참기름 한 병 줬습니다. 정규직들은 해마다 연차가 올라가고 몇 년 지나면 대리도 합니다. 그 사람들 새로 들어오면 우리가 다 가르쳐요. 그렇지만 우리는 투명유리에 갇힌 듯 존재감도 없고 성취감도 없어요. 이런 차별을 받아들이라는 게 기분이 나쁘지만 고용 불안 때문에 말할 수도 없어요. 우리는 적금도 못 들어요. 내년에 여기 다닐지 알 수 없으니까.”

박형진(임대아파트 관리)=“2007년 비정규직법이 실시되면서 정규직들은 다 본사로 들어갔습니다. 비교대상을 없애기 위해서죠. 저는 당시 비슷한 일을 하는 정규직 과장급 보수의 54%를 받고 일했어요. 정규직이야 호봉 상승도 크고 하니 지금은 격차가 더 벌어졌겠죠.”


사회=이번 노동절에 쉴 수는 있었습니까.

김윤례(중학교 행정보조)=“안 쉬었어요. 그날 체육대회 등 행사를 많이 해요. 그러면 학교 노동자들은 당연히 출근하고 일을 하는 겁니다. 노동절이 쉬는 날인 줄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날 근무하게 되면 연봉제인 경우 평소 임금의 2.5배를 받습니다. 그 전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근무를 했습니다.”

김성금(국민체육공단)=“일을 했습니다. 쉬고 싶은데 노동절이라고 말을 못해서 연차를 냈습니다. 그 말을 꺼내지 못해서 한 명도 쉬지 못했습니다.”


사회 = 비정규직 사이에도 차등이 있지 않습니까.

김성금(국민체육공단)=“비정규직도 급이 있습니다. 정규직 다음 상용직이 있고, 바닥이 저희 같은 발매원들이죠. 업무가 다르고 차등은 인정하지만 차별은 견딜 수 없어요. 명절 격려금의 경우 정규직은 급여의 100%, 상용직은 30% 나오지만 우리는 5만원 나옵니다. 해고당하고 다시 시급제로 들어온 분들은 그마저도 못 받아요.”


사회=현 정부 들어 비정규직 문제가 더 심각해졌습니까.

김성금(국민체육공단)=“노무현 정권 때는 대놓고 해고는 안 했는데 이번 정부에서는 대놓고 합니다. 우리는 인간취급도 못 받는 셈이에요. 경륜 관련 발매업무가 시작된지 15년이 됐지만 이렇게 까지 많은 사람들을 해고시킨 적이 없어요.”

성향아(연금공단)=“이명박 정부 들어 두 번 해고 당했습니다. 지난해 이명박 정부가 2차 무기계약을 실시하라고 나왔는데 구조조정을 앞둔 회사는 안해도 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비정규직이 경제 위기에 책임 있는 것도 아닌데 나쁜 일 있으면 만만하니깐 온갖 덤터기를 씁니다.”

김인철(인천공항)=“2006년에는 직접고용과 민간위탁의 장단점 같은 것에 대해 외부용역 연구를 줬어요. 그래서 입찰제를 변경해서 노동조건을 개선하기도 했죠. 그러나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 때문에 모든 게 폐지되고 막무가내로 10% 예산 삭감 지침만 내려왔습니다. 정부와는 대화 자체가 안 되고 공항공사 사람들과의 대화도 단절된 거죠. 1년 만에 10년 전으로 뒷걸음질치고 있습니다.”


사회=간접고용과 직접고용 비정규직 사이에 차이가 있습니까.

김인철(인천공항)=“간접고용으로 가면 국가나 공단에서 비정규직 노동조건을 신경쓸 필요가 없습니다. 정말 경계해야 할 부분이 민간위탁으로 가는 것입니다. 용역회사나 노동자들도 존재감이 없어져요. 직고용이 되면 노동부에 제소도 가능하고 싸움도 가능합니다.”


사회=공공부문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은 무엇입니까. 정부대책입니까, 아니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입니까.

김인철(인천공항)=“비정규직 문제의 주체는 비정규직입니다. 그리고 상대가 있어줘야 해요. 정부에는 노사정위가 하지만 비정규직은 빠져 있어요. 노동부는 정규직만 상대할게 아니라 당사자인 비정규직과 정부담당자가 같이 그 상대편인 정부 담당자가 같이 고민할 수 있는 대화창구를 만들어야 합니다.”

김윤례(중학교 행정보조)=“학교의 경우에는 교과부 담당자가 있습니다. 면담을 요청하면 나오긴 하지만 책임성 있게 받아들이고 고민해 주는 사람이 없어요. 이야기 하면 받아 적어만 갑니다. 저는 현장 목소리의 들어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위에서 보는 관점으로 사측 이야기만 듣지 말고 현장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박형진(임대아파트 관리)=“비정규직을 위한다면 공기업 경영평가 항목에 비정규직 고용안정을 포함시키면 됩니다. 경영평가에 두세 줄 항목만 넣어본다면 공기업이 기관평가를 잘 받기 위해서 노력할 겁니다.”

성향아(연금공단)=“비정규직들이 힘이 없으니깐 당하는 겁니다. 정규직들이 이득을 보는 것은 아닙니다. 정책적으로 약한 사람을 쳐서 경고를 보인 다음에는 정규직도 대상이 될 겁니다. 사실 이명박 정부 하에서는 비정규직 문제는 날샜다고 봅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은 모두 우리 일자리가 싸지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조직된 정규직이 비정규직들을 조직해야 합니다.”

<강병한·황경상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노동히어로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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