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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사회위원회    차별없는 노동을 위해 노동정책대안을 제시합니다

  • 캠페인&노동히어로
  • 2009.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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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는 가장 취약한 계층을 먼저 먹잇감으로 삼는다. 최근의 경기침체 역시 청년실업자, 비정규직 노동자, 영세자영업자 등 우리사회의 약한 고리를 위협하고 있다. 경제를 살리겠다며 집권한 이명박 정부는 마이너스 성장을 걱정해야 할 형편이고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 면에서는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 비정규직 고용기간을 늘리고 최저임금제를 더 낮춰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것이나 월 100만원짜리 한시적 인턴제로 청년실업을 땜질하려는 발상은 이를 잘 보여준다. 경향신문과 참여연대는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취약계층 노동자가 처한 현실이 어떠한지, 대안은 무엇인지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보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품삯 1~2달 밀리는건 예사… 사고나도 은폐 일쑤”

형틀 목수·먹매김 등 건설현장 일용직 노동자 6명이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회의실에서 울산대 사회학과 이성균 교수의 사회로 2시간 동안 좌담회를 열고 불법하도급 실태와 고용불안에 대한 두려움을 토로했다.

건설현장 일용직 노동자 6명이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회의실에서 좌담회를 열고 불법 하도급 실태와 고용불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창길기자>


사회(이성균 울산대 교수)=일용직 노동자의 현실은 어떠합니까.

이규진=형틀목수로 30년간 일을 했습니다. 적은 임금인데도 한 달에 20일 작업하기도 힘들어요. 자식들 대학도 못 가르쳤습니다.

성주완=사업하다가 두번 실패하고 처자식 부양하려고 노동일을 시작했습니다. 법정 노동시간은 40시간인데 70시간 일합니다. 매달 20~23일 일해도 생활비가 안되고 아이들 학교 보내기도 빠듯해요. 회사측에서는 매일 10~12시간 일해서 많이 벌어가라고 하는데 힘들어서 할 수가 없어요. 근육, 관절 안 아픈데가 없습니다.

김수진=먹매김(건물이 똑바로 올라갈 수 있게 콘크리트에 먹줄 긋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전에는 사무직으로 일을 했는데 몸이 아파서 좀 쉬다 먹고 살기 위해 동네 언니한테 부탁해서 이 일을 하고 있어요.

서영진=경기부진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1달 스메끼리(임금유보)를 했는데 이제는 2달까지 해요. 1997년 외환위기 상황이 재연되고 있어요. 동료들이 실업급여를 많이 신청하더라고요. 안산에는 일이 없다보니 일이 많은 인천을 찾아가는 현상도 생기고 있습니다.

이재석=지난 겨울에 놀고, 올 봄에 아파트 현장에 갔더니 나이가 60살이 다 돼서 안 된다고 해요. 가족들 동의서를 써 오라고 하더군요. 써 가도 안 해 주길래 지인 통해서 부천 한 건설 현장에서 방음벽 공사일을 하고 있습니다. 경기침체로 인원은 많고 일이 적다보니 '일을 시켜보고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들면 잘라야겠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어요.

김태범=건설현장에서 30년 넘게 일했습니다. 요즘 학생들 알바로 서빙이나 이런 것들 많이들 하는데 저희 학교 다닐때만 해도 알바가 흔치 않아 학비라도 벌까 싶어 건설현장에 갔던게 1971년도였습니다. 건설노동자로 있다가 2002년 12월말부터 건설노조가 생기면서 스스로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싶어 노조일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경기침체 이후 건설현장에서 일자리가 많이 줄었습니까.

이재석=나이 먹은 사람들은 잘 안 쓰려고 해요. 상가나 조그만 빌딩에는 일자리가 거의 없습니다.

김태범= 사용자 입장에서는 인력수급에 문제가 없습니다. 그래서 업체측에서는 '이걸 감내하면서 일을 할래 말래' 묻는 것입니다. 현장에서는 먹고살아야 하니까, 저임금을 감수하고라도 일할 수 있는 것도 감사하다고 생각하는 지경입니다.

김수진=주변에 일용직으로 일하고 싶는 여성들이 많지만 일자리가 없어요. 지금 공사가 끝나면 어디로 가서 일할지 모르겠습니다. 우리에게 다음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사회=쓰메끼리가 심각한 정도인가요.

이재석=원청은 임금을 제 날짜에 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하청업체가 농간을 부립니다. 하청측이 딴데 쓰고는 쓰메끼리가 두달씩이나 밀려서 노임을 줍니다.

서영진=경기가 부진하면 쓰메끼리가 길어질 수밖에 없아요. 일자리는 한정돼 있으니깐요.

성주완=저 같은 경우 15일 쓰메끼리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말일로 연기됐습니다. 그런데 그것마저 안 지켜지고 35일로 늘어나더군요. 일이라도 풀리면 다행인데 팀마다 현장내에서 일을 좀 잘하는 팀은 다 주는데 떨어지는 팀은 50%만 줍니다.

김태범=쓰메끼리는 전문업체의 땅짚고 헤엄치기식 경영에서 나온 겁니다.일반건설업체에서 임금을 제 날짜에 푼다고 하더라도 전달 기간이 열흘에서 보름 정도 됩니다. 문제는 전문업체인데 일원짜리 한푼도 없이 빈 주먹으로 공사를 하겠다는 겁니다. 경영자가 남의 돈을 가지고 경영하려는 것과 똑같아요.

사회=건설업은 하청구조가 복잡하게 어떻게 돌아가고 있습니까.

김태범=건설현장의 모든 문제가 도급제와 연관돼 있습니다. 일용직은 인맥으로 일자리를 구하는 방식인데 일자리 확보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절박한 일용직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도급입니다. 직접고용을 하게 되면 업체의 일시적 비용은 오히려 줄게 됩니다. 그럼에도 하지 않는 이유는 도급을 줬을 때는 관리가 필요없기 때문입니다.

사회=안전사고도 많이 방생하죠.

서영진= 문제는 안전사고 횟수가 아니라 건설사들이 개선의지가 없다는 겁니다. 안전교육도 형식적입니다. 교육도 안 하고 서명만 요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성주완=한 달에 30분~1시간 정도 안전교육을 합니다. 안전모나 안전장구 지급은 매월 받는 게 아닙니다. 안전화도 8개월에 2번 지급받았습니다. 더 달라고 해도 안 주는 경우가 많아요.

김수진=요전에 지하주차장 일하던 3개월 동안 안전화를 못 받았습니다. 현장에서 못 받으니 자기 돈으로 사서 마련합니다. 지금 일하는 현장에 엘리베이터 같은게 있는데 교육받지 않는 사람은 타지 말라고 써 붙여 놓았더라구요. 저는 교육도 안 받았는데 매일 탑승합니다. 관급공사 현장인데도 그래요.

사회=안전사고 처리 과정은 어떻게 됩니까.

성주완=제 앞에서 동료가 사고가 났는데 '119 부르자'고 하니깐 회사에서 부르지 못하게 했어요. 직원들이 둘러싸고 은폐하려고 했습니다. 조금 있으니깐 지정병원 구급차가 와서 데려갔습니다. 그 친구가 갈비뼈가 4개 나갔는데 현장이 그렇게 추웠는데도 잠바 몇 개만 덥어서 눕혀 놓고 있었습니다. 공상처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규진= 사실 공상처리마저 회사에서 꺼립니다. 치료받는다고 10일 공상처리하면 다른 사람들이 그 기간동안 내 일을 대신 했다면서 70%만 쳐서 주는 곳도 있습니다.

이재석=이전 공사현장에서 큰 사고가 날 뻔 한 적이 있습니다. 낡은 합판인줄 모르고 밟았는데 뚝 떨어져 5 높이에서 추락했습니다. 다행히 상판 부분을 잡아 떨어지지는 않았는데 인대가 늘어나 치료받았어요. 일주일 동안 치료받았는데 일한 것으로 쳐서 병원비만 받았습니다.

김태범=현장에서 사고 났을 때 산재처리가 안 되는 이유도 도급 때문입니다. 건설현장은 기본적으로 발주처에서 현장까지 아주 적게 잡아도 5단계입니다. 발주처, 원청, 하청, 도급, 전문업체 순입니다. 전문업체와 팀장 사이를 연결해주는 업계를 시다우께라고 하고 '부금'(돈관리)이사가 있습니다. 현장노동자들은 팀장 소속으로 고용관계가 유지됩니다. 부금이사는 '일맥'(일자리)을 쥐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잘못 보이면 일맥이 단절됩니다. 그래서 일용직은 항의를 못합니다. 현장에서 30년 이상 돌아다녀 봤지만 1~2주 정도 나오는 사고는 쳐다도 안 봅니다. 건설현장 사고는 대부분 은폐됩니다. 바로 옆 동료가 떨어져서 죽었는데도 모르고 일을 계속하는 게 건설업 현장의 현실입니다.

사회=실업급여나 고용보험 문제는 어떻게 됩니까.

성주완=실업급여 받을 생각을 못 해 봤어요. 일이 없으면 먼저 일자리를 구해야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김태범=집사람도 건설노동자입니다. 먹매김 일을 하는데 고용보험 적용실태가 본인에게 일년에 두차례 배달됩니다. 실제 일한 날수보다 어린 반푼어치가 없을 정도로 형식적으로 해줍니다. 일한 일수는 150일인데 고용보험에는 20일, 30일이 이런 식으로 날아옵니다. 사회보장보험은 건설노동자에게는 그림의 떡이죠. 사측에서는 사회보장보험을 불성실하게 신고하고 관리감독부처는 그냥 손 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회=그렇다면 어떻게 해결해야 합니까.

서영진=안산은 노조활동이 활발해서 현장에서 안산출신을 안 쓰려고 합니다. 성남같은 경우는 노조 6대 요구안 중에 지역주민 우선고용이 있습니다. 안산시에서 일자리 창출을 진지하게 고민한다면 관급공사만이라도 안산노동자를 사용해야 합니다.

김수진=현장이 너무 위험해요. 현장분위기는 다친 사람이 잘못한 것처럼 몰아갑니다. 안전하게 일하고 싶어요. 화장실이나 식당 문제도 있는데 너무 더러워요. 그걸 먹고 어떻게 버티나 싶어요. 영양실조 안 걸리는게 이상하죠. 구멍가게나 개집 짓는 것도 아니고 비싼 분양아파트 짓고 있는데 개돼지 같은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성주완=불법 하도급을 근절돼야 합니다. 불법 하도급으로 공사를 하는데도 노동부는 왜 단속을 안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김태범=불법하도급 근절, 직접고용, 노동시간 단축을 해야 합니니다. 현행 법령상으로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요. 그런데 현장에서 이행이 안되는 겁니다.

<강병한·황경상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이번 좌담회 동영상은 일용직노동자들의 특수한 고용구조(인맥을 통한 고용 등)를 고려하여 공개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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