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위원회 노사관계 2013-04-04   3550

[논평] 대한문 분향소 철거는 사회적 대화 중단하겠다는 정부의 폭거이다

 

대한문 분향소 철거는 사회적 대화 중단하겠다는 정부의 폭거이다

사회적 해결 약속한 정부와 국회의 사태 방치가 근본원인

정치적 해결 없는 쌍용차 문제의 해결은 요원하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망자들을 위한 분향소가 철거되었다. 오늘(4/4) 오전 6시, 중구청에 의해 대한문 앞에 차려진 분향소가 철거당하고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은 경찰에 연행되었다.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는 이번 철거가 쌍용차 문제를 위한 사회적 대화를 중단하겠다는 정부의 노골적인 의사 표현이자, 폭거로 판단한다. 지난 대통령 선거 기간 여야를 막론하고 쌍용차 문제의 사회적 해결을 약속했지만, 박근혜 정부는 출범 이후 이를 위해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으며, 국회 또한 국정조사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이에 더해 오늘 분향소마저 지방행정권력에 의해 강제철거 되는 모습을 보면서, 시간만 끈다면 얼마든지 사태를 덮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정부의 오만하고 폭력적인 인식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2013. 4. 4. 대한문 앞 불법철거된 쌍차 분향소 앞 모습

분향소 철거는 불법임을 알리는 피켓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4월 5일 대한문 앞에 쌍용자동차 정리해고로 인해 고통을 겪다 사망한 사람들을 위한 분향소가 차려졌다. 오늘 철거는 꼭 일 년만에 일어난 일이다. 그러나 여전히 쌍용자동차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며, 정리해고 당시의 문제점 확인과 해결방안 마련을 위한 정치권의 국정조사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집권여당은 이러한 상황에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오늘 분향소 철거는 사태의 근본적 해결 없이, 눈에 드러난 실정법 위반만을 재단하여 행정권을 폭력적으로 남용한 행위이다. 그것도 현재 중구청과 분향소 설치의 주체인 쌍용차 범대위 간에 행정대집행의 절차위반 문제를 다투고 있는 중에 기습적으로 철거가 이루어졌고, 그 자리에는 대신 화단을 만들어 적법하게 신고된 집회의 권리조차 침해하고 있다. 

 

분향소로 인해 침해되는 공익이 시민들의 일반적 통행권이라면, 이번 철거는 이러한 논리에도 전혀 부합하지 않는 행위이다. 중구청은 분향소를 철거한 자리에 40톤의 흙을 부어 화단을 조성했는데, 이러한 행위를 통해 어떠한 공익이 달성될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단순히 분향소 설치를 못하게 하는 것 외에는 철거의 목적이 없었다고밖에 보이지 않는다.  의사 표현 수단으로서 가장 기본적으로 인정되는 집회시위의 자유조차 함부로 침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중구청의 행정권 남용에 대해서는 반드시 제재와 사법적 판단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보다 큰 문제는 이러한 중구청의 오만한 행정집행이 정부와 여당의 암묵적인 묵인 아래 집행되지 않았는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는 점이다. 그동안 국정조사 대신 파행적 형태의 협의체 운영으로 사태를 방치해온 국회와 정부가 철거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지금도 너무 늦었다. 쌍용차 문제 속에는 그동안 정리해고에 관한 입법적・행정적 미비의 책임이 함께 들어있다. 이를 사회적 문제로 보지 않고 당사자 문제로 판단하는 것은 사태를 악화하는 길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번 철거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해결방안 모색에 나서야 한다. 

논평원문  LB20130404_논평_쌍용차 분향소 철거 관련.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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