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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사회위원회    차별없는 노동을 위해 노동정책대안을 제시합니다

  • 캠페인&노동히어로
  • 2008.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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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청소년들이 말한다 "우린 노조가 필요해"  
IMF 이후 비정규직 및 저임금 일자리의 비중 증가로 소득불평등과 양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취약한 사회안전망으로 인해 취약계층의 노동·인권실태는 악화되고 있습니다.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와 <오마이뉴스>는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의 노동을 말할 수 있는 <우리 사회 노동히어로가 말한다> FGI(Focus Group Interview)를 마련했습니다. 이번에는 첫 번째 FGI로 우리 사회 대표적인 취약계층인 청소년이 말하는 노동실태와 정부 정책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짚어봤습니다. <편집자주> 

▲ 서울시내의 한 편의점(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권우성


"2006년 시급이 1500원이었다. 그 동네에서 심한 곳은 시급이 1000원이었고 많이 주는 데가 2000원 정도였다. 한 달에 그렇게 10만원 받는데 업주는 알바생들이 그만둘까봐 6만원만 주고 나머지 4만원은 나중에 준다.(은지, 19)"

 "노동부 관료들도 자기네 딸이나 아들이 일하는 곳을 대충 관리감독할까? 청소년 노동자들이 자기 자식들이라면 업주가 그렇게 행동할까? (도라, 19)"

 대부분의 사람들은 '청소년이 해야 할 일'을 '학업'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는 청소년의 비율은 전체 청소년 중 80%를 넘는다. 하지만 '일하는 청소년'의 수도 만만치 않다.

 보건복지가족부 아동청소년정책실(옛 국가청소년위원회)가 펴낸 <2007 청소년백서>에 따르면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일하고 있는 청소년 수는 총 21만명이나 된다. 세상은 이들을 노동자가 아닌 '알바생'으로 부른다. 이들은 나이가 어리단 이유로 최저임금 3770원(시급)도 못 받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과장의 성희롱... 사장은 "너네가 잘못했다"

 실제로 지난 6월 노동부에 따르면 2008년 1월 청소년 다수 고용사업장 474개소를 대상으로 노동법 준수 실태를 점검한 결과 64.8%인 307개 업체가 노동법을 위반했다. 이처럼 업주들은 이들이 최저임금제도 등 노동관련 법규도 잘 모를 뿐더러 '나이'로 군림하면 쉽게 부릴 수 있단 이유로 즐겨 찾는다.

 5일 오후 6시 서울 종로 참여연대 느티나무홀. 참여연대와 <오마이뉴스>의 공동기획으로 마련한 <우리 시대 노동 히어로가 말한다> 첫번째 FGI(Focus Group Interview, 표적그룹 인터뷰)에서 만난 청소년 노동자 7명(나라·밀군·또또·은지·지혜·도라·따이루...가명)의 경험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도라(19·여)는 그룹홈에서 생활하고 있다. 입주자들의 자립과 사회적인 통합이 그룹홈의 최종목적인 만큼, 도라도 '쩐' 모으기를 위해선 알바에 나서야 했다. 집안 사정으로 중학교 때까지 하던 운동을 그만두고 숙식을 한 번에 해결하기 위해 택했던 주유소 아르바이트. 그러나 2003년 그해 첫 알바는 아픈 기억만 남겼다.

 도라는 당시 최저임금(시간당 3480원)보다 낮은 2800원을 받으면서 일했다. 3개월이 지나면 100원씩 시급이 올랐다. 도라는 그 곳에서 10개월 정도 일을 하고 그만뒀다. 주유하다 튄 기름이 신발에 스며들어 발톱을 까맣게 죽이기도 했고, 코 안이 시꺼멓게 변하기도 하는 등 건강상의 문제도 있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성희롱이었다.

 "주유소 과장님이 저랑 여자선배를 성희롱했다. 자기 무릎 위에다 앉히고 뒤에서 껴안는 거다. 허리보다 좀 위쪽을…. 사장님한테 말했다. 그러니깐 사장님이 '너네가 잘못한 것이다, 주유소 이미지 망가지니깐 어디 가서 말하지 마라'고 말하는 거다. 그 이후에 주유소 내에서 왕따를 당했다. 궂은일은 다 해야 했고. 주유소 직원들이 대부분 다 남자니깐 한통속이 된 거다. 그래서 싸우고 나왔다."

 도라가 가장 최근에 한 편의점 알바 처우도 만만치 않다. 도라는 편의점에서 매주 5일 동안 7시간씩 일했다. 그렇게 일해야 하루 2만원이 채워졌다. 시급은 역시 최저임금 3770원보다 낮은 3000원. 편의점에서 제공하는 '식대'는 '폐기처분'이라고 찍힌 유통기한 지난 삼각김밥 한 개였다.

 "점장은 그에 대해서 죄책감이 전혀 없다. 그 부분을 따지니깐 '너 살빼야 하잖아' 이런 식으로 이야기했다."

▲ 5일 오후 참여연대와 <오마이뉴스> 공동기획인 <우리 시대 노동 히어로가 말한다> 첫 번째 인터뷰에 참가한 (왼쪽부터) 나라, 밀군, 또또, 은지, 지혜, 도라, 따이루. 
ⓒ 권우성

 김치 많이 퍼서 욕 먹고, 결산 안 맞아서 돈 떼이고...

 다른 친구들의 경험도 '도라'와 비슷했다. '따이루'(16·남)는 "일을 해야 먹고 살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나이랑 가정 상황 때문에 법을 따지지 않는 곳에서 일해야 했다"고 했다. 현재 근로기준법상 15세 미만 청소년을 고용하는 경우, 업주는 반드시 노동부장관이 발급한 취직인허증을 비치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따이루가 선택한 곳은 '신림동 OOO'.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시급은 3000원 정도이고 여러 가지 따지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 그러나 첫 시급은 2500원이었고 근무시간도 일정치 않았다. 따이루는 "일이 좀 널널해질 때까지" 일을 해야만 했다. 

 저임금뿐만 아니라 이들은 인간적인 모멸도 겪어야 했다. '은지'(19·여)는 처음 알바를 했던 김밥집에서 셀프 서비스로 나오는 김치나 단무지를 많이 푼다고 주인한테 욕을 들어야 했다.

 '밀군'(18·남)은 도둑 취급을 받기도 했다. 중 3 때 처음으로 일한 주유소에서 도둑 취급을 받으면서 월급 중 50만원을 빼앗겼다. 그러나 근로계약서나 친권자 취업동의서를 작성하지 않은 그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고 했다.

 "주유소에선 그날 결산이 안 맞는 경우가 왕왕 생긴다. 주유소에서 100만원이 비었으니 우리 급여로 메우라고 했다. 그리고 월급에서 20만원을 먼저 예치한다고 했다. 그 달 월급 70만원 중 들어온 돈은 20만원 밖에 안 됐다. 그래서 지금 여기서 관둘 테니 예치금이라도 돌려달라고 한 뒤에 그만뒀다. 한 달 일해서 40만원 들고 나온 것이다."

 "노동부 감독? 로또 맞는 게 빠르다"

 대개 청소년들에게 최저임금 이하의 저임금을 주고 있는 사업장은 청소년을 고용하는 사업주가 지켜야 할 기본 노동법, 예를 들면 친권자 또는 후견인의 취업동의서나 근로계약서 작성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를 지킨다고 해서 청소년 노동자에게 '좋은' 업소는 아니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지혜(18·여)는 동의서 및 계약서 작성이 "지극히 절차적인 과정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근로계약서를 내놓고 귀찮게 형식적으로 하는 것처럼, '나 부르는 대로 써, 쭉 읽어봐' 이런 식이다. 성희롱 대비 비디오도 '띡' 틀어주고 나가버린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패스트푸드점 아르바이트가 제일 괜찮은 알바라는 생각도 든다. 이런 생각이 들게 되는 것이 슬프다."

 아이들은 저임금 구조, 인격적인 모독, 부당해고, 임금체불 등 청소년들이 당할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에 대해서도 긴 이야기를 풀었다. "청소년들도 근로기준법을 잘 모르고 고용주들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성질대로 하면 '어린 게 기어오른다'는 식으로 청소년을 무시한다" "청소년 노동문제를 다루는 시민단체 수가 적다" 등의 이야기가 나왔다.

 ▲ 5일 오후 참여연대와 <오마이뉴스> 공동기획인 <우리 시대 노동 히어로가 말한다> 첫 번째 인터뷰에서 청소년 노동자 7명이 각자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 권우성

 특히 노동부의 관리·감독에 대해서는 그동안 쌓여왔던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최근 최저임금미만 사업장을 신고했던 따이루는 "상황을 다 알 수 있는데도 노동청이나 경찰·학교 어디에서도 관리 감독하러 오지 않았다, 청소년 노동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도라도 "노동부 직원이 일하는 곳에 와서 근로법 준수 사항 여부를 감독하러 나오는 것은 로또 맞을 확률"이라고 일갈했다. 도라는 자기가 중학교 시절 친구들이 겪은 노동부의 황당한 일처리도 들려줬다.

 "성남 OOOO이 있다. 그 곳에서도 청소년들을 많이 쓴다. 그 때가 2002년 정도 되는데 그곳에서 시급 1700~1800원 줬다. 애들이 분해서 노동부에 신고했다. 그런데 전화를 받는 사람이 '거기 또 그래요? 거기 원래 그래요' 그러고 뚝 끊더라. 알고 있으면 그 전에 관리 감독 나오는 게 정상 아닌가?" 

 "착한 어른들은 한계 있어... 청소년 노조가 나와야"

 산전수전 많은 일들을 겪었기 때문인지 아이들은 각기 나름대로 청소년 노동문제에 대한 생각과 해결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었다. ▲시민사회단체와 노동부와의 협업, ▲청소년 관련 근로기준법 관리·감독 및 홍보 강화, ▲학교 내 청소년 노동 교육 실시 등 다양했다. 이와 관련해 아이들은 학교와 청소년 스스로의 노력을 강조했다. 나머지는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들, 제대로만 지켜야 할 일들이었기 때문이었다.

 도라는 "노동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학교에서 성교육을 하듯 체계적으로 교육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또(19·남) 역시 "노동부에서 청소년의 노동 권리 등에 대해 만든 홍보책자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자료들을 학교에 적극 배포하고 알리려는 활동을 해야 한다"며 학교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따이루는 자본주의사회 내 노동관계를 정확히 직시하며 청소년 노동조합의 건설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업주들이 우리에게 아무리 가족처럼 대해준다고 해도 업주들은 돈을 쥐고 있는 것이고 우리는 돈을 받아야 한다, '인간적 관계'라는 가리개 뒤에 이뤄지는 폭력은 어떻게 바라봐야 하냐. 현실적으로 이 문제를 개인적인 방법으로 대응한다는 것은 위험하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 청소년노동조합 같은 것이 있어야 한다. 이 문제는 어른들이 바꿔줄 수 없다, 착한 어른들이 아무리 나와도 한계가 있다." 
 

2008.09.08 17:45 ⓒ 2008 OhmyNews, 이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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