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히어로시즌2-참가자후기] 공공부문 비정규직 참여자

성향아(공무원연금관리공단 비정규직 해고자)

이명박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다음날인 2007년 12월 20일 오후 4시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민주노동당원이냐’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인사규정대로 처리하겠다’ 면서 별정직 전환대상자였던 나를 해고하였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공단 인사규정이 헌법과 정당법에 위배된다고 판명하였고, 나에 대한 별정직 전환절차를 재개하도록 권고하였다. 하지만, 공단은 별정직 전환절차 대신 1년짜리 계약을 내놓았다. 나는 계약서에 고용보장을 포함해달라고 요구하며, 아무 보장도 없는 1년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았다. 나와 똑같이 40일 동안 1년  계약에 서명하지 않은 다른 비정규직에게는 ’계약체결‘통보를 하였던 공단은 나에게는 ’계약종결‘통보를 하였다. 공단은 정부 지침이나 권고는 법적 구속력이 없고, 별정직은 나와 무관하다고 말하면서, 또다시 해고하였다.

돌아보면, 이명박 정부 18개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해고, 징계되었다. 전교조 선생님들, YTN 과 MBC의 언론인들, 군법무관들, 국세청 공무원, 경제위기를 이유로 소리 소문도 없이 잘려나간 비정규직들, 그리고 대량해고를 통보받은 노동자들이 새롭게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노동부 산하의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지만, 기각되었다.  별정직 전환 기회를 두 번이나 빼앗은 공단의 처사는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 노동위원회는 비정규직을 두 번이나 해고한 공단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립오페라합창단 비정규직 해고자들, 강남성모병원 불법파견 비정규직, 국민체육진흥공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일하게 해 달라’는 목소리를 외면하고, 사용자들의 해고처분을 정당화시켜주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비정규직 법으로 인해 비정규직 대량해고가 벌어진다면서, 법 시행을 2년 유예하려고 한다. 경제위기를 빌미로 정규직 대신 싼 값의 비정규직을 2년 더 쓰고 버리라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비정규직을 해고로 내모는 법은 더 이상 개악하지도 유예하지도 말고, 당장 없어져야 마땅하다. 진정으로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바란다면,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비정규직을 쓰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노동자를 해고하는 기업을 처벌해야 한다.

그런데, 경제위기를 이유로 정부가 앞장서서 정규직 일자리를 줄이고, 임금을 삭감하고 비정규직들을 자르고 있다. 10개월짜리 인턴 채용으로 생색을 내면서 말이다. 이명박 정부의 뒤를 따라 기업들이 노동자 해고에 나섰다.
하지만  ‘함께하는 시민운동’이 발표한 <경영진과 종업원 보수>를 보면 30대 기업 사내이사 평균 보수는 10억 5천만 원으로 전체 임금 노동자 평균의 38.6배, 비정규직 노동자의 63.7배에 달했다. 주요 대기업들의 사내유보금은 4백조 원에 달한다. 이 상황에서 기업주들이 노동자들을 대량해고하려는 것은 경제 위기 고통전가인 것이다. 이런 고통전가 때문에 이미 실질 실업자가 3백만 명에 이르고 있다. 한편에서 이명박은 경제위기 동안에도 재산이 늘어나고 있고, 주식 값과 부동산값이 올라 강부자들의 주머니를 채우고 있다.

나는 아르바이트로 생계비를 벌어가며 복직투쟁을 하고 있는데,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최저임금 삭감을 추진하는 것에 크게 분노한다. 이명박 정부의 최저임금 삭감 시도가 성공한다면, 아무리 일해도 점점 더 가난해질 수밖에 없다. 마치 밑으로 내려가기만 하는 엘리베이터에 탄 기분이다. 올라가기는커녕, 내려가기만 하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열심히 뛰어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참여연대 기획으로 이명박 정부의 정책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모였다. 담당자들이 미리부터 기획의도를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자료를 보내주는 등 꼼꼼하게 일을 하였다. 또, 처음 보는 참여자들이 어색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해 주었다. 덕분에 우리들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서로의 생생한 경험들을 나눌 수 있었다. 이번에 이명박 정부의 민주주의 탄압, 생존권 유린 정책에 대해 너나 할 것 없이 분노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좋은 기획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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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동안 정책생산 등의 활동을 주로 하는 것으로 알려진 참여연대가 기층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각각의 주제를 연결시켜 내려고 한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나또한 이번 기획의 일부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되어, 각 부분들의 문제점이 전체로 연결된다는 점을 새삼 깨우쳤다. 해고와 실업, 저임금에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는 원인이 기업과 부자만을 위해 정책을 목적의식적으로 추진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느끼게 해주었다. 전체적인 맥락 속에서 그간의 경험을 되돌아보고,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바꿔내야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또, 간담회 소식과 내용이 경향신문에 실린 덕분에 많은 지지와 응원을 받을 수 있어 큰 힘이 되었다. ‘일하는 사람들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시리즈를 모두 읽으면서, 이명박 정부의 강부자 살리기 정책에 대해 항의하는 크고 다양한 목소리 중에 하나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노동히어로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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