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75만원, 하루 밥값 300원, 과연 공정한 고용계약인가? ②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와 홍희덕 의원실(민주노동당)은 18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128호에서『월 75만원, 하루 밥값 300원 과연 공정한 고용계약인가?』라는 제목으로 청소노동자들의 근무환경 개선과 고용불안 해소를 위한 좌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좌담회는 홍익대 사건으로 불거진 간접고용 청소용역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되짚어 보고, 이들이 처해 있는 불안정한 고용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각계의 노력과 제도·정책적 대안을 살펴보고자 마련되었다. 아래 글은 이날 얘기된 내용을 축약하여 정리한 것이다.


업체의 영세성이 아닌, 간접고용이라는 구조적 문제!
이상선(공공노조 서울경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조직부장)

대학에는 교직원만 있는 게 아니라 비정규직 노동자도 있다. 그들이 처해있는 이름은 용역노동자다. 그들이 이중적 착취를 당한다. 올해 홍익대 문제처럼 노동자 권리들을 주장하는 움직임이 매번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단지 업체만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이고 제도적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예전에 산별노조인 대학노조와 공동사업을 한 적이 있다. 교과부를 통해서 전국 용역계약 보고서를 입수했는데 지방의 작은 대학이나 소위 명문대학이나 노동자 대우에 있어선 차이가 없더라.

노조를 통해서 단체협약을 맺어도 휴가도 못 가고 대소사가 생겨도 동료가 대신해주지 않으면 챙기지 못한다. 심지어 상을 당해도 가지 못한다. 이런 문제의 핵심적인 원인은 원청과의 계약 관계에서 항상 인원이 부족하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사람은 없고 돈으로 계약을 맺고 있고 있기 때문이다.

이후 성신여대 등 각 대학에서 노동조합이 만들어졌다. 처음엔 혼자만 하기에 어렵지 않느냐는 고민이 있었지만, 이제 함께 당당한 목소리를 낸다. 학생들하고 서로 의지하고 함께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 과제들이 아직 산적해있다.

학생에겐 고액 등록금, 노동자에게 저임금 강요하는 대학!
김성우(연세대학생, 살맛)

당시 ○○개발이라는 곳의 관리소장의 부인이 집사로 있는 교회에 용역 노동자들을 봉사료 명목으로 교회청소에 강제로 동원한 적이 있었다. 그때 마침 노동자들 중 한 분이 디스크 때문에 작업 지시를 거부 했는데 그 일이 눈 밖에 나, 관리소장이 더 힘든 노동환경으로 강제로 인사배치를 시켰다. 그게 계기가 되어서 노동조합에 관심이 있던 미화노동자분들과 학생들이 집단행동을 시작했다. 이후 학생들과 노동자들 간 신뢰가 두터워졌다. 1년 동안 만남을 통해 2008년 1월에 미화노동자들과 만나는 자리를 만들었다. 32명의 조합원을 가지고 연세대 분회가 만들어졌다.

대학이 교육기관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학생들에겐 고액등록금을, 비정규직 노동자에겐 저임금을 강요하고 있는데, 이런 측면에서 학교를 대상으로 한 학생들과 노동자들의 위치가 동등하다고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학생과 비정규 노동자들과의 차이점을 부각할 게 아니라 서로 노학연대를 통한 공동의 경제적 어려움 해결을 위한 집단적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놀라운 총학의 반응, 어른들의 책임이 커!
김여진(배우)

내가 처음 접한 것도 트위터를 통해서다. 당시 연극 <엄마를 부탁해>를 하고 있었는데, 나의 대사 중에 엄마를 잃고 나서야 후회하는 얘기가 있었다. 난 이 연기를 통해 너무나 당연히 생각해왔던 것들이 참으로 소중한 거란 걸 배웠다. 그래서 주변에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후 트위터를 통해서 서울대 병원노동자 이슈를 접하게 되었는데, 그걸 보면서 “어떻게 이럴 수 있냐?”는 충격을 받았다. 손 씻을 공간이 없다며 종로에서 1인 시위를 하는 걸 보면서 울었다. 저희 동네에서는 연말만 되면 항상 도로를 뜯더라. 그럴 돈이 있으면 그분들을 위해 써야하지 않나 싶다. 내가 낸 세금이 어디에 쓰여야 할까라는 생각을 트위터를 통해 하게 됐다.

홍대 일을 보면서 가장 놀랐던 건 총학의 반응이었다. 홍대에 방문했을 때도 우연히 총학생회장도 만나게 됐는데 “그 아이들이 살고 싶은 세상이 뭘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물에 빠진 사람이 있는데, 옆의 사람이 시끄럽다고 말한다는 것은 그렇게 자라온 사회 구조적 책임이 크다. (지금 아이들은) 스펙 쌓고 경쟁으로 몰리면서 두려움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것은 (무엇보다) 어른들의 책임이 크다.

 

청소노동자들에겐 관리소장이 왕!
한원순(덕성여대 청소노동자)

저희 같은 청소노동자들에겐 관리소장들이 왕인데, 말을 따르지 않으면 바로 해고가 되기 때문이다. 비오는 날에도 밖에서 풀 뽑으라는 등의 요구를 한다. 당시 우리에겐 인격이 없었다. 최초 목적은 임금 뿐 만 아니라 인격모독을 하던 강압적 소장을 내보내는 것이었다. 소장의 부당 지시 행위를 사례로 적어서 총무과에 제출하고 학생들에게 유인물을 돌리고, 학교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마침내 그런 사실을 총장까지 알게 되고 노조 설립 후 한 달 만에 소장을 내보내는 성과를 냈다. 그 이후로 협상을 통해서 임금도 인상 했고, 근로 환경도 개선했다. 또 주5일 근무를 확실히 했다. 근무시간 외 수당 및 휴가를 얻어냈다. 저희 학교의 경우에는 그러한 과정이 수월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타 대학에 비해서는 부드럽게 넘어간 편이다.


사용자 개념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 홍익대가 진짜 사장!
권영국(민변 노동위원장)

보통 점심식사를 할 때 6천 원쯤 드는데, 한 달에 9천 원을 줬다는 얘기를 듣고 놀랐다. 하루에 300원인데, 교도소도 한 끼에 500원이라고 한다. 이걸 두고 인격적 대우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냐?

고용안정문제로 넘어가서 간접고용 문제 속에 청소나 시설관리 부문이 포함돼있다. 홍대 관련해서는 ‘불법파견’ 이야기가 안 나오는데, 어제 홍대에서 얘기를 들어봤더니 실제 업무를 지시하는 사람은 대학 관계자이고, 학교에서 제공하는 공간, 시설(청소도구) 등에서 업무가 이루어졌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과연 진정한 도급이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현행법 상 도급과 파견의 구별기준은 1) 노무관리상의 독립성이 존재하는가(즉, 누가 업무지시를 하느냐)? 2) 사업경영상의 독립성이 있느냐? 인데, 이러한 점을 따져 볼 때, ‘불법파견’으로 볼 수도 있을 듯하다.

그러나 파견이라 하더라도, 현행법상 파견을 사용할 수 있는 2년 내에서는 취약한 구조(고용불안, 저임금 등)를 갖고 있기 때문에 청소나 시설관리처럼 상시근로에 대해서는 직접고용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더불어 하청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설립하면 원청이 하청과 계약해지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별한 사항이 아닌 경우는 용역계약 해지를 막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

또한 집단적 보호(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측면에서 이야기하면,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고, 가입하자마자, 홍익대가 용역업체와 계약해지를 통해 노동자들을 해고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용자 개념을 확대한다. 즉 사용자 개념을 실질적으로 영향을 주거나 지배하고 있는 사람으로 확대한다. 또한 노조가입을 이유로 용역계약을 해지하는 것을 부당노동행위로 간주해야 한다.

2007년 인권위 권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유인덕(인권위 정책과장)

2006년도에 저희가 실태조사를 하고 2007년도에 권고를 했었다. 그러나 문제가 다시 원점이 되지 않았나 싶다. 조달청에 확인을 해본 결과, 위탁업체 선정 시 최저가낙찰제로 선정은 하지만 사전에 원가계산을 해서 적정가격을 미리 산정해 놓고, 원가의 얼마 이하로 내려가면 탈락시키는 적격심사를 하고 있더라. 문제는 원가계산을 할 때 최저임금으로 하면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금 제가 파악을 하기로는 중기협동중앙회에서 낸 자료를 보면 기준이 있는데 그것이 최저임금보다는 높더라. 마지막으로 정책을 담당하다가 오늘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앞으로 어떻게 이 부분을 해쳐나갈지 고민해보겠다.

간접고용 축소, 지자체가 나서야!
황순식(과천시의원․부의장)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전체 인건비를 지자체별로 할당한 총액인건비제도라는 게 도입됐다. 만약 청소업무가 위탁이 되면 인건비로 잡히지 않지만 직영으로 하면 인건비로 잡히기 때문에 위탁을 하지 않으면 총액이 증가하고 패널티가 부과된다.

그것 때문에 과천에서도 (직접고용) 인원을 많이 줄이게 됐다. 전국적으로 지방자치단체에서 조례발의 등을 통한 (용역을) 직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싸움을 진행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확장되면서 위탁이 잘못이라는 얘기를 만들어야 한다.

이들은 외부세력이 아니라,
같은 일을 하는 노동자!
홍대분회조합원

저희들은 홍익대에서 왔다. 열악한 근로 조건과 월급과, 휴게 공간을 개선하려고 나왔다. 15일째 점거농성을 하고 있으나 학교에서는 반응이 없다. 심지어 총학을 내세워 노조와 연대하는 단위들을 외부세력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들은 외부세력이 아니라 같은 일을 하는 노동자들이다.

이 문제가 홍대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에 있는 노동자들의 문제가 생각한다.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연대를 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료집원문.pdf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