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원탁회의 비판한 대구시의회를 비판한다.

시민원탁회의 비판한 대구시의회를 비판한다.

 

 

대구시의회는 8.12 보도자료를 통해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시민원탁회의’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였다. 대구시의회는 원탁회의 수탁기관의 공정성과 중립성 문제, 원탁회의 주제를 의회 기능에 포함되지 않는 현안으로 하는 점, 원탁회의 참여자에 전문가와 일반시민을 섞어 놓음으로써 의견반영에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 원탁회의가 직접민주주의 형태로 대의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결과가 초래될수 있다는 점, 원탁회의를 시의회와 협의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추진한다는 점 등을 조목조목 지적, 강하게 비판했다.

 

우리는 대구시의회의 이러한 입장은 민주적 제도를 대표하는 의회가 원탁회의의 취지와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의회 본연의 역할을 전혀 엉뚱한 곳에서 찾고 있는 자가당착, 의회의 권위에만 안주하며 꼬투리잡기식으로 대응하는 권위주의와 유아적 태도 등을 엿볼수 있어 매우 씁쓸하고 유감스럽다.

 

먼저, 원탁회의가 직접민주주의의 형태로 대의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는 어불성설이다.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대구시의회의 상식이 의심스럽다. 민주주의는 가능한 한 다수가,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결정하는 것을 지향한다. 다만, 현대 도시정치의 여건상 대의민주주의를 채택하는 것일 뿐이다. 오히려 대의민주주의의 대의성 부족, 이로인한 주권자의 참여의식과 자치성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가 되는 시대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미 여러 지자체들이 원탁회의와 같은 방식을 시도해 온 것이다. 정작 대구시의회는 의회에 대한 시민들이 관심과 참여가 멀어짐으로써 권위가 실추되는 것을 걱정해야 하고 그렇다면 원탁회의와 같은 직접민주주의 형태를 오히려 앞장서 주장하는 것이 마땅하다.

 

둘째, 원탁회의를 시의회가 협의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추진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전형적인 뒷북이자 이점이 오히려 대구시의회가 자기 역할을 선도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원탁회의는 이미 지난 선거때 권시장의 대표적 공약중 하나였고, 당선 후 우선적으로 추진될 정책이었다는 점은 자명하다. 대구시의회가 관심이 있었다면 적극적으로 추진되도록 협조할 것을 밝히고 선제적으로 협의를 주문했어야 마땅하다. 또 한편으로는 원탁회의가 있어도 의회의 고유한 기능은 그대로 있는 것이므로 집행부가 자율적으로 잘 하도록 배려하는 것이 순리고, 그 결과를 받아서 의회 의사결정과정에 반영하겠다는 자세가 더 합당하다.

 

셋째, 원탁회의를 주관하는 대구경북학회와 대구경북연구원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우려하는 것은 기우다. 오히려 보다 혁신적으로 하지 못할 개연성을 걱정한다면 모를까. 또 실무를 맡은 코리아스픽스나 일부 시민단체들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의심하는 것도 문제다. 실무를 맡은 단체가 의사결정에 관여하기도 어렵거니와 원탁회의 취지가 수백명이상의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자유롭게 토론하고 그 결과를 집약하는 것인데 어떻게 몇몇 단체들이 결과를 좌우할 수 있겠는가. 대구시의회의 걱정이 지나치다.

 

넷째, 원탁회의가 의회기능에 포함되지 않는 현안을 다룸으로써 의회의 역할을 배제한다는 우려에는 오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원탁회의가 의회가 직접 다루고 있는 현안이나 결정과정에 있는 쟁점을 배제함으로써 의회의 결정기능을 존중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한다. 나아가 우리는 또 다른 각도에서 원탁회의 주제를 제한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설사 의회가 다루고 있는 사안이라도 원탁회의와 같은 방식을 통해 다수의 의견을 확인하여 의회의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것이야말로 의회입장에서는 더욱 환영해야 될일이기 때문이다.

원탁회의에 전문가와 일반시민이 같이 참여하는 것 또한 아무 문제가 될 것이 없다. 전문가도 조금 더아는 시민일 뿐이고, 전문가든 일반시민이든 동등한 발언권과 결정권을 갖는 한사람의 참여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원탁회의가 갖는 핵심적 장점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쉬운 점은 집행부가 잘하고 있는 점을 촉진하고, 잘못에 대해 견제, 감시해야할 대구시의회가 잘하고 있는 정책에 대해 딴지를거는 이러한 태도는 매우 엉뚱하고 옹졸하다. 혹여 시중에 떠도는 말처럼 대구시의회가 초기에 시장을 기선제압하려는 것인가, 아니면 심기가 불편하니 알아달라는 유아적 제스쳐인가.

 

대구시의회, 자신의 권위만 생각하지 말고 위기에 처한 대의민주주의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집행부 감시와 견제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보여주기 위한 연구와 정책개발에 몰두하기 바란다.

 

 

2014.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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