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16년 12월 2016-11-30   697

[특집] 박근혜 하야에  즈음하여

특집_굿바이, 박근혜의 나라

 

박근혜 하야에 
즈음하여

 

 

글. 맹행일 70대

 

 

참여사회 2016년 12월호 (통권 241호)

 

나는 4.19세대이다. 대학교 신입생 시절 선배들의 뒤를 따라 시청 앞 광장까지 갔다가 경찰의 총격에 놀라 도망친 기억이 또렷하다. 그래도 민주주의 쟁취를 위해 동참한 기억을 자랑스럽게 간직하고 있다. 광복 이후 우리는 ‘부마사태’, ‘광주항쟁’, ‘6.10항쟁’ 등 선열들의 피와 희생으로 민주주의를 조금씩 진전시켜 왔다.

몇 년 전 우리 식구는 페루의 마추픽추에 여행을 다녀왔다. 현지 가이드는 한국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어떻게 전직 대통령 두 분을 법정에 세울 수 있는냐? 한국은 민주주의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룩한 나라다.” 나는 잠시 조국에 대한 자부심을 느꼈다. 그러나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들어선 뒤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40년 전 유신시절로 퇴보한 느낌이다. 청와대가 국민 위에 군림하고 재벌과 결탁하여 온갖 비리와 부정을 자행하며, 반대로 노동자와 농민을 혹독하게 탄압한 사실을 우리는 수없이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청산되지 못한 역사는 반복된다’라는 말이 있다. 혹자는 이승만 정권이 ‘반민족행위자처벌법’을 무력화한 것이 세월호 사건, 개성공단 폐쇄, 백남기 씨 죽음 등의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지난 11월 12일 서울 도심을 가득 메운 100만 국민의 함성은 대통령의 하야뿐 만 아니라 청와대와 새누리당에 책임을 묻는 것은 물론 ‘검찰 개혁’과 ‘재벌 개혁’까지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한 나라의 민주주의의 수준은 국민들의 정치의식이 결정한다’는 말이 있듯 무엇보다 ‘언론개혁’을 통해 국민들의 정치의식을 바꿔야 한다. 

4.19혁명은 ‘군사 쿠데타’로, 부마사태와 광주항쟁은 ‘신군부 등장’으로, 6.10항쟁은 ‘민간인 노태우’ 등장으로 물거품이 된 아픈 현대사를 우리는 가지고 있다. 이 나라의 보수기득권세력은 금권과 권력을 모두 장악하고 있다. 게다가 그들은 비열하고 비겁하기까지 하다. 현 민주화 운동이 자칫 ‘죽 쑤어서 개주는’ 격이 되는 것을 방지하려면 온 국민의 끈질긴 참여와 굳건한 감시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 나라의 주인은 우리 국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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