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20년 12월 2020-12-01   509

[회원생각] 우리 교육은 어디서부터 변해야 할까?

회원생각❺

우리 교육은 어디서부터 변해야 할까?

 

글. 김철회 회원 서울시 양천구 

 

회원생각-이미지교체

 

한국 사회는 2017년 촛불 혁명을 통해 정권교체를 이뤘다. 그리고 적폐청산 과정에서 한국 사회 내 숨어 있던 갈등이 표면에 드러나기도 했다. 과거에는 정권을 교체하면 모든 개혁이 완료된다고 생각했지만 2019년 검찰개혁, 사법개혁 촛불집회로 한국 사회는 여전히 선출되지 않은 권력에 대한 개혁의 목소리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본질로부터 멀어진 한국 엘리트 사회 

얼마 전 의사들의 집단적 진료 거부를 보면서 한국 대중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됐을까? 필자는 의사뿐 아니라 한국의 ‘엘리트’라 불리는 이들이 이토록 자기중심적인가,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검찰 출신 국회의원들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검찰개혁을 반대하고, 사법고시를 패스한 ‘엘리트’ 검사, 판사들은 끊임없는 편향성을 보이며, 언론고시를 통과한 ‘엘리트’ 기자들은 사실관계도 확인이 안 된 편향된 기사를 써대고 있다. 모두 다른 집단처럼 보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돈과 권력의 노예가 된 엘리트 집단이라는 점이다. 

 

한국 사회 ‘엘리트’ 집단은 생명 존중이라는 의사의 본질, 정의를 지키는 사법인으로서 본질, 진실을 찾는 언론인으로서의 본질을 자본에 내어주며 부를 형성해왔다. 서초동과 목동 법조타운 고가 아파트에 사는 그들의 화려한 삶은 정의와 양심을 돈과 맞바꾼 결과물이다. “사법고시 패스하려면 몇 년을 준비해야 하는지 알아? 네가 뭔데 그걸 뺏으려 하느냐!” 그들은 자신의 노력으로 얻은 부와 권력이므로 어떤 방식으로든 그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느끼는 듯하다. 그것은 우리 교육이 그동안 시험 잘 보는 암기력 좋은 악마를 키웠을 뿐, 이들에게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능력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수동적 교육을 받은 이들에게 목표는 오로지 스스로의 안위와 안정된 직장뿐이다. 

 

줄세우기 교육의 허상과 우리 교육이 가야 할 길

그렇다면 우리 교육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변해야 할까? 스웨덴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미국 등 세계 지도자들에게 당당히 자신의 주장을 펼치면서 환경의 중요성을 몸소 실천한다. 그 소녀를 보면서 대한민국 엘리트 기자들이 오바마 미국 대통령 기자회견 당시 주어진 질문 기회도 활용 못 하던 엉성함이 오버랩 되며 대비된다.

 

우리는 툰베리를 키운 유럽 사회 문화적 배경을 이해해 볼 필요가 있다. 1968년 프랑스에서 일어난 68혁명은 전 유럽과 미국 등 서구권에 영향을 미쳤고 기존의 보수적인 가치들을 대체하는 평등, 성해방, 인권, 생태주의 등 진보적인 가치들이 유럽 사회에 자리매김하면서 서구사회 기업 및 정치에 큰 영향을 미쳤다. 프랑스 파리1대학 등 번호로 매겨진 대학명도 이때 나타난 결과물이다. 최근 한국에서도 대학교 통폐합 및 대학 입학보장제 등 대학 서열 해소방안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제 한국 사회도 변화를 해야 할 시점이다. 문제 풀이 선수를 키우는 교육이 아닌 새로운 해법을 찾아내고 본질을 찾아내는 교육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 허상과 빈 껍질뿐인 엘리트 의식을 버리고 교육의 목적과 본질에 맞게 새롭게 시작해야만 한다.

 

그러한 인재를 키우기 위해 주목할 만한 인물을 소개하고자 한다. 올해 서거 50주기를 맞이한 전태일 열사다. 우리는 그를 노동자로서 기억하고 있지만, 그는 혁신적인 사업기획자이기도 했다. 그는 당시 고통 받는 여공을 위해 근로기준법을 철저히 준수하면서도 경쟁력과 혁신을 갖춘 새로운 기업을 구상 중이었다고 한다. 그가 남긴 사업계획서에는 당일 배송 개념과 제품표준화를 통한 비용절감, 영수증 추첨 서비스 등 최신 마케팅 기법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어떤 학위도 갖고 있지 않았던 그가 이렇게 훌륭한 사업계획서를 제시할 수 있었던 것은 고통 받는 여공들과 노동자에 대한 진정성, 그리고 공감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금 우리에게는 진정성과 공감 능력을 기를 수 있는 학교가 필요하다. 이제 한국 사회 뿌리 깊은 구시대적 교육과 엘리트 관념을 지우고, 변화로 나아갈 차례다. 그래야만 우리는 위태로운 시대를 변화시킬 훌륭한 인재와 영웅들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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