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9년 02월 2009-02-01   996

책소개_버마의 양지를 찾는 사람들을 만나다





버마의 양지를 찾는 사람들을 만나다




“버마의 민주화는 아시아의 평화다.”

이 구호는 한국에서 버마 민주화를 위해 활동하는 시민활동가들의 외침이다. 2007년 버마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샤프란항쟁)가 일어난 후 한국사회에서 버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왔다. 그러나 한국시민사회가 버마에 보내는 목소리는 아직 작고 미약하다.

버마군부에 대항한 버마 활동가들의 절절한 외침을 넘어 우리는 버마인들을 만나고 싶었다. 버마 사람들의 삶에 대해 우리가 알지 못한 채 버마의 민주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작은 울림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삶을 알 때에 비로소 가슴 깊은 연대와 지원의 응원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가 낸 번역서 『양지를 찾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책 전반부는 버마군정의 무자비한 탄압 아래 황폐해져간 버마를 보여준다. 버마군정은 비밀 감시자를 사방에 두고 버마인들이 정부에 대해 비판을 하지 못하게 한다. 현재 아웅 산 수지 여사, 밍꼬 나인 등 2천 명 이상의 민주화 정치 인사와 평범한 버마인들이 투옥되거나 가택연금 되어 있다. 군부는 버마인들을 노예처럼 강제징역을 시키고 어린 아이들은 소년병으로 끌고 간다. 여자들은 인신매매로 팔리고 군인들에게 강간을 당해도 속수무책이다. 2008년 5월 버마에는 이백만 명의 이재민을 냈던 엄청난 태풍 재난이 있었다. 그러나 버마군부는 국제사회의 인도적인 지원을 거부하고 버마인을 방치했다. 이 책은 이렇게 희망도 자유도 없는 버마를 탈출해 태국으로 이주 노동을 선택한 버마인들의 생생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희망을 찾아 버마를 떠난 버마인들에게 태국은 만만치 않다. 불법 또는 합법으로 태국에 오기는 했지만 브로커의 거짓 약속과 고용주의 착취, 타이 경찰에게 쫓겨 태국의 정글 속에 숨어 사는 버마인들, 그 와중에 굶고 병들어 죽어가는 버마인들은 차마 다 헤아릴 수 없다.

버마 여성들의 삶은 더 참담하다. 불법 체류 신분으로 성매매 여성이 되어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HIV 감염으로 죽거나 낙태를 하다가 병에 걸려 타국에서 죽어간다. 결국 태국도 버마인들에게는 두려움과 피로, 무자비의 땅인 것이다. 

버마인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 역시 쉽지 않다. 애써 모은 돈을 부패한 경찰이나 이를 노리는 수많은 무리들에게 빼앗기는 수가 허다하다. 돌아간다 해도 그들을 맞이하는 것은 여전히 강제노역과 터무니없는 세금, 반군과의 내전에서 이어지는 학살뿐이다. 버마인들에게 편히 쉴 곳은 어디인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이로서 그들에게 느끼는 미안함과 아픔을 이들의 증언을 통해 절실히 느끼게 된다.

이 책은 비단 버마 이주노동자들이 태국에서 겪는 고난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한국에 살고 있는 100만에 가까운 이주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일상적 인권침해부터 이명박 정부의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인권 침해적 강제구속에 이르기까지 이들이 느끼는 고통은 책 속 주인공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이주 노동자에 대한 우리의 시각도 되돌아봤으면 한다.



차은하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간사
silverway@pspd.org

-책소개-


<양지를 찾는 사람들>
| 삠 끗사왕 지음
|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옮김
| 원제 In Search of Sunlight(2001)
| 2008년 11월 | 도서출판 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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