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9년 10월 2009-10-01   1254

그 때 그 노래_부자들에 관대한 세금

부자들에겐 관대한 세금

최양현진

지난 9월 9일 전 세계적으로 비틀즈의 팬들이라면 누구나 설레지 않을 수 없는 소식이 전해졌다. 비틀즈의 전 앨범이 새롭게 녹음되어 세계의 팬들에게 다시 선보인다는 것이다. 기존의 녹음 음반들도 많았지만 이번 앨범은 모노와 스테레오 사운드 두 가지로 녹음되었으며 기존의 음반에 비해 녹음의 상태가 최고라고 한다. 디지털 음색에 지친 비틀즈 팬들에게는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0세기 음악은 Beatles로 시작해 Beatles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61년 영국의 케빈클럽에서 공연을 시작해 독일 등 유럽 전역을 오가며 한 장의 음반도 안낸 Beatles는 당시 10대 여학생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 그룹으로 올라서고 있었다.

그들의 음악성을 발견한 브라이언 엡스타인은 1963년 그들의 첫 음반인 ‘Please please me’를 발매하면서 영국 음악 차트 1위에 올라서며 명실상부한 최고 인기 밴드로 발돋움한다. 같은해 소위 ‘브리티쉬 인베이젼’이라 불리는 비틀즈의 미국 상륙은 비틀즈를 세계 최고의 인기 밴드로 발전시킨다.

The Beatles arrive at John F. Kennedy International Airport, 7 February 1964 (Wikidepia)

이 당시만 해도 비틀즈의 곡들은 빠른 록앤롤을 바탕으로 한 2~3분짜리 사랑 노래가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이런 노래들이 대중에게는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 그들은 노래와 함께 더벅머리 패션을 유행시키며 전 세계적으로 비틀즈 매니아들을 흥분시켜갔다. 그러나 이런 그들이 음악적으로 한 단계 성숙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 앨범이 1965년 발매한 ‘Rubber soul’이었다. 동양적인 음악에 매료된 그들은 당시 유행하던 사이키델릭과 동양, 특히 인도의 음악적 선율을 이용한 변화를 꾀하게 된다. 그리고 이 음반은 대중적으로나 음악적으로 상당한 호평을 받게 된다. 그리고 66년 비틀즈는 음악적 변화와 함께 과거의 사랑노래에서 벗어나 사회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음악의 사회참여를 시도했다.

그 결과로 나타난 음반이 바로 ‘Revolver’이다. ‘Revolver’의 첫 번째 노래는 ‘Tax man’이었다. 이 노래는 당시 영국사회의 높은 고율의 세금을 비판하는 내용을 여과 없이 보여줬다. 여기서 비틀즈는 고위관료 세무원을 윌슨Wilson씨와 히스Heath씨로 표현했다. 이들은 고위관료들이 영국국민들에게 “운전할 때는 도로세를, 앉아있을 때는 보행세를 거두어들인다.”고 얘기하며 “그래도 소득의 5%는 남겨두고 95%만 거둬가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라고 정부를 비판한다. 실제로 1960년대 영국의 경제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었다.

비틀즈는 당시 사회 참여적 가수로 알려진 밥 딜런과는 다른 방향으로 갔다. 오히려 밥 딜런은 1966년 당시 ‘Blonde on blonde’를 통해서 남녀 간의 사랑에 대한 심리적 해석에 들어갔고 비틀즈는 ‘Revolver’를 통해서 사회 참여를 확대해나갔다. 1960년대 대중음악계 거장들 간의 자리바꿈이 일어난 것이다. 이후 존 레논은 종교와 관련한 광범위한 독서를 이야기 하면서 “기독교는 죽을 것입니다. 소멸되고 줄어들 것입니다. 그 점에 대해서 나로서는 더 이상 논쟁할 필요도 없습니다. 내가 맞습니다. 내가 맞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예수보다 더 유명합니다.”라는 기독교 논쟁을 통해 종교에 대한 논쟁을 서슴없이 말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1969년 영국의 월남전 참전을 비판하면서 “군인들이나 받는 훈장은 나에겐 의미가 없다”며 대영제국의 훈장을 반납하고 평화운동에 나서게 된다.

Tax man을 통해 영국사회를 풍자한 비틀즈의 ‘Revolver’ 앨범은 지금 ‘부자감세 서민증세’를 펼치고 있는 현 정권에서 더욱 의미 있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