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6년 01월 2006-01-01   561

바람소리 ‘風’

참여연대 회원모임 ‘막사발’이 모임의 명칭을 바람소리 ‘風’으로 바꿨습니다. 그동안 저희가 이해하고 있던 막사발의 의미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막사발이라 하여 막걸리도 마시고, 밥도 담아 먹고, 아무렇게나 쓰고 있었던 것이라는 ‘잡기설’은 일본의 미학자였던 야나기 무네요시의 주장입니다. 한민족의 미는 전쟁과 타민족의 침략으로 점철된 ‘한의 미’라고 주장했던 사람이지요. 그러나 그릇 숫자의 희귀성과, 국내 일부지역에서만 비슷한 파편들이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민중들이 사용하던 그릇이라는 그의 주장은 신뢰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일찍부터 막사발의 진가를 알았던 일본은 우리나라 여기저기를 도굴했으며 도자기 명인들을 납치해 일본에 도예지를 만들었습니다. 그런 역사를 통해 현재 일본의 도자기가 발전하게 된 셈입니다. 도자기 왕국 일본에서 어느 전시회에 출품된 막사발 한 개에 1956년 당시의 가격으로 500만 엔에 팔렸다고 하니 그 가치를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일본에는 약 200여 점의 막사발이 보관돼 있고, 국보로 지정된 것도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비밀리에 약 100여 점 정도가 거래되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는 실정이며 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는 것도 없습니다. 오로지 누군가가 얘기하기 시작한 막사발이라는 명칭과, 야나기가 주장했던 민중들이 막 쓰던 그릇이라는 것 정도만이 알려져 있을 뿐입니다. 지금의 연구결과로는 막사발은 자랑스런 문화유산에 잘못 붙여진 명칭으로 아마도 일본의 도굴꾼들을 따라다니던 친일 역사학자들이나, 도굴꾼들에 의해 붙여진 명칭이라고도 합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것과 일본에서 강탈해간 것을 다 합쳐서 몇 백점 정도만 남은 도자기로 아무렇게나 사용되던 사발이 아닌 특정한 용도를 위해 사용했던 것이며 아마도 소승불교의 스님들이 사용하던 발우였을 것이 유력해 보입니다. 막 만들어서 막 쓰던 막사발이 아니라 특정한 용도를 위하여 특별히 만든 도자기가 역사의 왜곡과 사람들의 무관심, 수많은 도공들의 한이 어린 왜곡된 이름의 막사발로 전해진 것이지요.

참여연대 풍물모임 막사발은 이런 문제를 알게 된 뒤 모임 명칭을 바꾸기로 결정을 하고, 연말 총회 때, 회원들의 머리를 모아 새로운 이름을 결정을 했습니다. 새로운 모임 명칭은 바람소리 ‘風’ 입니다.

바람소리 ‘風’ 다섯 글자 모두가 이름입니다. 바람소리 風’은 악기 및 음악 혹은 놀이 자체를 지칭하는 단어 ‘풍물’에서 따왔습니다. 바람에 날려 퍼지는 소리처럼 소리에 담긴 마음을 모아 퍼트리는 염원을 담아 만든 이름입니다.

앞으로도 바람소리로 다가올 풍물모임 바람소리 ‘風’을 많이 기대해 주세요.

cafe.daum.net/akrtkqkf

이 원 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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