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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참여사회    since 1995

  • 2006년 12월
  • 2006.12.01
  • 1001

통계로 본 OECD에서의 한국의 위치


OECD는 30개 회원국들에게 다양한 국제비교 통계자료를 제공한다. 이 자료들은 OECD의 조언과 지침을 논리적으로 뒷받침하며, 각국 상황을 국제사회에서 객관적으로 조망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렇다면 이를 통해 본 한국의 위치는 어디쯤일까? 다양한 지표들이 기준이 될 수 있겠지만, 좀 더 역동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돈’의 흐름, 그 중에서도 임금 및 세금과 관련된 지표들을 중심으로 이를 살펴보겠다.

노동생산성 높은 반면 분배 악화

먼저 임금. 한국은행과 통계청 자료를 보면 전체 취업자 대비 임금노동자 비중은 1998년 61.7%에서 2003년 66%로 증가했다. 반면 요소국민소득 대비 임금소득 비중인 노동소득분배율은 1998년 61.9%에서 2004년 58.8%로 오히려 악화됐다. 국민경제에서 노동자들이 차지하는 지위가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이다. 노동계는 이러한 통계 등을 근거로 비정규직 차별철폐 및 산별노조 전환 등 자신들의 주장을 정당화한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우리나라 “제조업 임금상승속도가 미국의 3배”(11월22일자 신문들)라는 기업경영 측면에서의 우려 역시 존재한다. 이 또한 2000년과 2006년 사이 한국 제조업 임금이 61.1% 상승한 데 비해 미국 제조업 임금은 17.2%만 올랐다는 정부 통계를 근거로 하고 있다.

어떤 수치가 현실을 더 정확하게 설명할까? 한국의 임금변화는 국제사회에서 어느 수준에 위치하고 있는 걸까? 좀 더 포괄적인 지표를 더 넓은 범위를 두고 비교한다면 다소 거칠지만 윤곽이 가려질 것이다. 지난 10년간 OECD 30개 회원국의 변화 추이를 살펴본 결과, 한국의 민간부문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4위, 민간부문 1인당 보수(인건비) 증가율은 9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는 OECD 3위의 경제성장률과 8위의 물가인상률을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표1] 참조). 즉 OECD 국가 중 우리나라는 경제성장률이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최고수준이나 임금증가율은 중간수준이었으며, 이는 한국의 노동소득분배율 악화가 국제추세에 비추어도 빠른 것임을 나타낸다.

그렇다면 앞에서 인용한 미국과의 제조업 임금상승속도 격차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이는 규모에 따른 착시효과로, 미국 노동부가 집계하는 통계에 따르면 2004년 기준으로 한국의 시간당 보수비용은 11.5달러, 미국은 23.2달러였다. 즉 상승률은 3배지만 격차 자체는 별로 좁혀지지 않은 것이다. 또한 10인 이상 제조업 상용직의 임금상승률이 1990년 이후 2001년을 제외하고 생산성 상승률을 넘어선 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부 경영자측과 보수언론의 우려는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국의 노동은 OECD 부동의 최장 노동시간과 최고 산업재해사망율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 역시 고려돼야 할 것이다.

경제 규모에 맞지 않은 사회적 공공지출

다음으로 세금. 2006년 3월15일 발표된 OECD 통계연보(OECD Factbook)에 따르면 한국은 조세수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5%, 1인당 노동비용 대비 세금부담은 16.6%였다. 모두 조사대상국들 중에서 최하위 수준이다. GDP 대비 재정지출 비중 28.1%(약 218조원) 역시 터키와 멕시코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치로, OECD 평균 40.8%에 한참 못 미쳤다. 그 지출내역을 구체적으로 보면, 보건 및 교육 영역의 공적책임이나 취약계층 생계 지원을 위한 사회적 공공지출의 순위는 바닥인 데 비해, 상대적으로 법·질서·방위 지출(20개국 중 4위)은 순위가 높았다.

비교대상 상당수가 서구 복지국가라는 점을 고려해도 한국정부가 국민들 삶의 질에 지고 있는 책임은 경제규모에 걸맞지 않은 것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일부 언론은 이러한 통계수치가 발표되자 재정규모 논쟁을 제기해 ‘큰 정부’를 이미지를 덮어씌우려 하는가 하면(중앙일보, “대한민국 정부 큰 정부? 작은 정부?”), 정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소득 2만 달러 돌파”와 “노동자 1인당 세금부담이 최하”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양극화 극복을 위한 책임감을 발견하기란 어려운 일이었고, 이는 바닥을 치는 국민들의 주관적 만족도로 표현됐다([표2] 참조).

자영업과 비중 높고 상대적 빈곤심해

이상에서 임금 및 세금 관련된 지표들을 통해서 OECD에서 한국사회의 위치를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종합하자면, 거시경제지표는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국민들의 교육수준과 생산성은 높으나, 분배는 악화되고 공공부문 국가책임은 취약하며 서민들 삶의 질은 바닥이라는 게 이 통계자료를 통해 드러나는 한국사회의 모습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통계는 주장을 논리적으로 끌어내기보다는 이해관계를 합리화하는 데 더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OECD 통계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2차 가공을 거치지 않은 OECD 통계는 상대적으로 정련된 합리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그리고 비교대상에 서구 복지국가가 많다는 점에서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다.

이주환 한국노동사회연구소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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