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만 해도 현역이었다.
입춘 무렵 기름진 쇠똥 퇴비 실어 날랐다.
모내기 앞두고 로타리 치기, 써래질도 콧김 뿜어가며 거뜬히 해냈다.
다랭이논 오를 때면 주인 황 씨 노인의 콧노래도 흥겨웠다.
주인은 죽고 나는 멈췄다.
단 일 년 만에 논은 묵정밭이 되었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굴리겠다고?
태어나는 사람은 없고 죽는 이만 있는 우리 마을을 보면
나와 달리 무슨 바퀴가 앞으로 굴러가고 있다는 말인지
나는 짐작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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