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6년 10월 2006-10-01   900

이영주, 파이팅!

인터뷰, 이영주 시민참여팀 간사

이영주간사는 참여연대를 상대로 자신을 시험하였다. ‘공채에 합격할 수 없을 거야. 떨어지면 오히려 당연한 거야. 거기는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잖아.’ 그는 참여연대를 잘 알고 있었다.

대학생인턴에서 간사로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에 다니면서 NGO 연계 전공의 인턴쉽을 참여연대에서 보냈기 때문이다. 그는 한 학기동안 시민단체에서 실습하여 19학점을 따야하는 과정을 이수하기에 참여연대만큼 좋은 곳이 없다고 생각했다. 대학시절에 동대문구의 한 지역단체에서 문해여성 한글교육과 이주노동자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지역단체활동을 했었는데 그때 참여연대에 도움을 청하러 온 일이 있단다. 그 당시의 사무실 분위기가 활기차고 체계적인 것 같아 이곳을 동경하게 되었단다. 하지만 정작 인턴쉽을 하느라 6개월을 참여연대에서 보내고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참여연대를 외면하고 말았다. 자신의 능력이 그 동안 보아온 참여연대 상근자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졸업 후 2년 동안 복지단체와 아름다운 재단의 해피빈에서 일을 하였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자꾸 돌아가는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쉽고 편한 현실과 타협하고 살아가는 일은 학창시절 자신이 원하던 삶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래서 좀 더 확실히 시민운동에 푹 빠지게 발을 확 디뎌보기로 결심하고 공채 시험에 응한 것이다.

자신의 자리를 찾는 중

처음 참여연대를 방문하고 가슴 두근거렸던 날로부터 6년의 세월을 돌아서 그는 결국 참여연대에 들어왔고 이제 정간사로 임명된 지 한 달이 되었다. 그렇다고 참여연대 사람이 다 된 것은 아니다. 여전히 그는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고 했다. 똑같은 사무실에서 겪는 자원활동가와 상근자로서의 차이점이 실감나는 것이다. 자원활동가로서 일을 할 때는 그저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면 나머지는 상근자들이 알아서 다 정리하고 책임지며 처리해 주었다. 그래서 멋모르고 그저 재미있게 일하였기에 사실 다시 올 생각을 하였던 것인데, 막상 상근자가 되고 보니 알아서 해야 되는 일에다가 책임감이 막중했다. 마냥 행복해 보이던 상근자가 힘들다는 사실도 알았다.

아직은 보직으로 받은 시민참여팀의 활기차 운영 일이 영 낯설고 서툴며, 더구나 새 건물에 대한 홍보 일은 전문분야라 힘에 부쳤다. 하지만 홍보 모임도 꾸며졌고 팀장님 이하 선배 상근자들이 여유를 가지고 지켜보며 믿어주고 밀어주어서 이제 조금씩 일에 적응하며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참여연대라는 공간이 사람을 긴장되게 하고 매사에 조심스럽게 만드는 것은 7년째 안내데스크에서 전화 받는 자원활동을 하는 나도 마찬가지이니, 하물며 이제 한 달짜리 초자 상근자야 일러 무삼하리오. 그래도 머잖아 ‘참여연대 이영주’라는 이름이 몸에 맞는 옷처럼 자연스럽게 여겨지도록 자신감이 생겼으면 하는 것이 지금의 간절한 바람이란다.

아자! 이영주, 파이팅

일에 관한 한 아직은 주눅이 잔뜩 들어있던 이간사의 얼굴에 수줍은 미소가 비쳤다. 남자친구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기 때문이다. 이년 전 복지기관에서 일하던 동료였는데 다른 직원의 결혼식(목포)에 다녀오다가 서로 이야기가 통했단다. 그는 계약직의 소외감을 들어주고 사무적인 일들도 남몰래 도와주며 자연스럽게 다가왔고, 모든 걸 다 수용하면서 이간사의 감정적인 상황 판단에는 이성적인 비판이나 충고를 아끼지 않았단다. 그런 게 서운하면서도 고맙고, 편안하면서도 마음을 설레이게 만드는 그 사람과는 가장 많은 혼란기를 함께 겪어서인지 남다른 정이 느껴지고 미래에는 그의 좋은 아내가 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결혼해도 엄마와 같은 삶은 노 탱큐! 란다. 칠남매의 맏이여서 모든 걸 희생하고 양보하는 삶은 어머니 한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한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부모를 안타까이 여기는 것은 곧 그 은공을 아는 것이 아니겠는가. 맏딸답게 의연하고 차분하다고 했더니 정작 본인은 어리광을 부리고 왈가닥인 것이 그리 부러울 수가 없다고 하였다.

그 부러움이 창립기념행사에 노래와 춤으로 발산되었다. 핑클을 흉내 낸 참클 4인조의 한 사람으로 이 간사는 머리카락을 토끼처럼 위로 두 갈래로 묶고, 짧은 청치마 차림으로 청순가련한 노랫말에 현란하고 섹시한 춤을 곁들여 청중을 사로잡은 것이다. 자신의 망가짐을 통하여 관객(회원)이 희열을 느낀다면 이 또한 초자 상근자들이 해야 할 일이겠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 자신도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니 참여연대에 들어온 보람이 벌써 나타나고 있지 않음인가. 하루 빨리 단체에 대한 부담을 털고, 대부분의 상근자들처럼 밝고 활달하게 일할 수 있기를 빈다. 아자! 아자! 이영주, 화이팅!

이해숙참여연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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