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5년 11월 2005-11-01   377

“넌 그래도 사람답게 산다”

전주전북회원한마당 후기

지난 9월 24일 전북지역 회원한마당 행사에 다녀왔다. 참여연대에 가입한지는 몇 년 되지만, 지방에 살다보니 대부분 서울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여할 수 없는 실정이다. 매달 받아보는 『참여사회』를 통해 소식을 전해 듣는 것으로 만족하거나 즐겨보는 텔레비전 토론 프로그램에 가끔 등장하는 김기식 사무처장의 늠름한(?) 모습을 보면서 ‘그래도 내가 가입한 참여연대가 짱이다’하고 자부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왔다. 그러던 중, 전주에서 회원한마당 모임이 있다는 전화를 받고, 어찌나 가슴이 콩닥콩닥 뛰던지.

기다리던 24일이 됐다. 내가 사는 곳은 전주에서 조금 떨어진 군산이기에 토요일 오후 업무가 끝나기도 전에 약속시간에 늦을까봐 점심도 거른 채 출발했다. 처음엔 서먹서먹하던 분위기가 참여연대 홍보 영상물을 보고, 참석자들이 차례로 자기 소개를 하고, 윤찬영 교수의 강연을 듣고, 뒤풀이로 이어지는 동안 조금씩 달라졌다. 특히 뒤풀이 시간에 소주 한 잔과 밥상을 마주하니 앞에 계신 어르신이나 교수, 옆에 있는 사무처장 모두가 그저 동네 형님 같이 친근하기만 했다. 그간의 참여연대의 업적과 성과를 들을 땐 가슴 한구석이 뿌듯해진 반면 전국의 참여연대 회원 분포와 수를 보았을 땐 이렇게 좋은 일에 겨우 이만큼의 사람들 밖에 함께 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에 허탈감도 느꼈다.

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참여연대의 활동에 대해 누구나 잘 알고 있고 회원 수 또한 엄청나서 운영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겠거니 생각했는데……. 그런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안 이상 내가 사는 지역부터 회원을 늘리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이 스쳐간다.

모임에 참석하기 전엔 지방 회원이기에 서울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다소의 서운함과 소극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내려온 서울 지역의 나이 지긋하신 회원들을 보며 이제 서른 중반의 나이로 그런 생각을 했던 내가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며칠 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 참여연대 말을 꺼냈더니, 친구는 “넌, 그래도 사람답게 산다”고 말했다. 그 때는 그냥 흘려 들었는데 생각해보니 참여연대 회원들이야말로 정말 사람답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란 생각이 든다. 우리가 살고 있고, 후세가 살아야 할 사회를 위해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니.

김선규 참여연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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