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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년 10월
  • 2005.10.01
  • 645
삼성 뇌물 공여 진상 규명을 위한 촛불 문화제 참가 후기
지난 9월 9일 비 내리는 서울 태평로 삼성 본관 앞에서 ‘삼성 불법뇌물 공여사건과 안기부 불법도청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촛불 문화제’가 열렸다.

집회장소에 도착하자 사회자 최광기 씨의 힘있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작년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 이후 오랜만에 듣는 반가운 목소리였다. 집회 중반에 사회자가 한 사람을 호명하자 참가자들의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X파일의 진상 규명을 위해 누구보다 고군분투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의 노회찬 의원이 발언석에 섰다. 그는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X파일의 본질은 경제계, 언론, 검찰, 정부의 유착이라고 강조하면서 진상 규명과 이건희 회장 구속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물론 노 의원의 말대로 국민들은 안기부의 불법도청보다 경·언·검·정의 유착에 더 분노하고 있지만 이 사건에서 불법도청도 소홀히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이다. 도청 덕분에 이 사회 지배층의 더러운 연결고리가 폭로되었지만 개인의 사생활 침해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단순히 일개인이 저지른 도청이 아니라 국가가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저지르는 도청은 모든 사람들의 생각과 말을 구속할 수 있다. 내가 도청 대상이 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어디 있는가. 재발 방지를 위해 반드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다른 사람들도 X파일 못지 않게 안기부 불법 도청 또한 사건의 중요한 본질로 인식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았다.

이번 촛불 문화제의 백미는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준비한 공연이었다. “이 세상에 돈 없는 것들은 가라!”하는 말과 함께 이건희 회장의 탈을 쓴 연기자가 등장하자 사람들은 야유를 보내며 손에 들고 있던 종이 뭉치를 던지기 시작했다. J라는 로고를 붙인 언론사와 검찰은 몸을 던져 이건희 회장에게 날아드는 종이 뭉치들을 막아내느라 바빴다. X파일의 본질을 도청으로 몰아가는데 바쁜 중앙일보와, 이건희 회장을 검찰 청사로 모시지 않기 위해 부단히 애 쓰고 있는 검찰의 모습을 풍자한 장면이었다. 모두 알고 있지만 당사자들만 모르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삼성 본관 앞에서 열린 언론노조의 통쾌한 퍼포먼스가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고 있었다. 처음으로 참여한 X파일 관련 촛불 문화제에서 나와 같이 고민하고 분노하는 평범한 시민들을 만나볼 수 있어 행복했다. 자기 일이 아니면 쉽게 행동하려 들지 않는 이 시대에 아이 손을 잡고 나온 부모들과 흰머리의 노인들도 열린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는 이 자리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참여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형섭 참여연대 회원,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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