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4년 01월 2003-12-12   1763

<최현주가 만난 사람> 배우 오지혜 “유토피아는 없다”

배우 오지혜. 우리는 난생 처음 대면해 10분도 지나지 않아 죽음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삶이 아닌 죽음에 대해 말이다. 인터뷰 바로 전날, 그녀의 친구는 갑작스런 사고로 생사를 달리했다. 한 운전자가 생수통이 가득한 트럭을 급경사길에 주차하면서 사이드 브레이크 채우는 것을 잊은 것이다. 무거운 트럭은 미끄려져 내려와 점심식사를 하러 지나가던 무리를 덮쳤다. 이 사소한 실수는 한 젊은이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 망자의 가족과 친구들을 비탄에 빠뜨렸다.

“이게 말이 되는건가요? 죽을 이유가 없잖아요. 그냥 지나가다가 죽다니….사람의 생명은 정말 하늘에 달려있나봐요. 죽음이 와 있다가 시간이 되면 바로 데려가는 것 같아요. 너무 착한 애였는데…. 다들 넋을 잃었어요.”

빈소에서 내내 울면서 밤새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한 탓에 그녀는 진이 빠져 있었다. 죽는다는 것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운명이며 나 자신 역시 예외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죽음은 맞이하는 이에게나 주변인에게 비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며칠전까지도 문자를 주고 받던 친구가 영정사진으로 놓여있는 상황이 어떻게 현실적이겠는가. 그런 말들을 풀어 놓는 그녀는 내 앞에 앉아있기는 하지만 말과 시선은 아직 죽음의 공간에 머물러 있는 듯 했다. 기다릴 수 밖에. 인터뷰를 위해 겨우 화장을 하고 나왔다며 눈이며 얼굴이 부어보이지 않느냐고 묻는다. 이제 비로소 현실의 문턱을 넘는가보다.

타인의 죽음은 우리에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친다. 충격으로 삶의 궤도를 완전히 이탈해 버릴 수도 있고, 반대로 그 궤도에 집착할 수도 있다. 충격에 대비라도 하기 위해 삶의 매 순간 죽음을 떠올린다면, 우리의 삶은 좀 달라질까.

“신랑하고 싸우고 며칠 말 안하고 지내다가도 만약에 저 사람이 갑자기 죽게되면 내가 얼마나 미안하고 괴롭겠어요. 평생 미안하겠지요. 반대도 마찬가지고, 그런 마음에 화해를 해요. 언제 죽을지 알아야지, 못돼게 살고 욕도 하고 살다가 갈 때 반성하고 화해하지, 그게 안되니까…(웃음). 사랑은 말로 안하면 몰라요. 자꾸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 이렇게 자꾸자꾸 이야기를 해야해요.”

매순간은 아니지만 나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특히 교양으로 감춰둔 뿔이 근질거릴 때면,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모를 죽음’이라는 비상약을 처방한다. 약효는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지만, 최소한 현행법에 의해 범죄자가 되지 않을 정도의 방어막은 만들어 내니 효과가 있다고 해야하나. 나와는 달리 그녀의 죽음대비안은 자기의 마음을 실시간 표현해 내는 것이다.

오지혜 씨는 배우다. 주 무대는 연극. 연극보다는 영화나 텔레비젼을 통해 주로 극을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직 낯설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문화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녀가 굵직굵직한 연극에는 거의 출연했으며, 생각보다 많은 영화에도 출연했다는 것을 기억해 낼 수 있을 것이다.

배우 오지혜 에게는 또다른 재능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말하기와 글쓰기다. 이미 여러 칼럼을 통해 글쓰기는 공인된 상태. 여기에 올해 초부터 <한겨레21>에서 ‘오지혜가 만난 딴따라’라는 고정 인터뷰 기사를 쓰고 있다. 그녀의 말과 글은 문화계라는 틀에만 갖혀 있지 않다. 우리 사회 현안에 대해 많은 발언과 참여를 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글이야 뭐, 재주가 있다고 쳐요. 책을 많이 보고 많이 생각하는 것은 배우에게는 당연한 것이죠. 그런 것 안하는 배우가 이상하지, 내가 특이한 것은 아니예요. 배우의 전신은 무당이거든요. 배우는 문화의 오피니언 리더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무당이 정치, 경제, 의학과 재판까지 했잖아요. 족장역할도 했고. 그러니 세상 돌아가는 것은 알아야 했죠.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남의 인생을 내 인생인 척 하는게 배우인데, 세상살이, 세상 사람들, 다양한 세계관과 가치관에 대해 전혀 모르고서야 그것들을 어떻게 표현하겠어요. 사회이슈에 관심없이 살면 안되죠.”

그러면서 사회참여나 사회의식이 있는 배우가 마치 뭔가 대단히 다른 사람처럼 실눈을 뜨로 바라보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다.

“그런 편견에 언론역할이 컸죠. 소위 진보를 표방한다는 한 여성잡지도 너무 똑똑하면 배우하는데 지장있지 않냐고 묻더군요. 똑똑하고 의식있는 배우들은 많아요. 유명하고 대중들에 친숙한 배우들 중에 그런 사람이 드물어서 그렇지. 또 사회현안에 대해 이야기하면 스포츠신문에 못 실리잖아요. 우리사회의 자본주의 시스템이 ‘문제의식 없음’으로 치장하기를 요구하는 측면도 있죠.”

사회에 관심많은 그녀는 스스로를 제도권에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의식있는 딴따라들은 제도권에서 일할 틈이 없어요. 나는 반전, 인권 등등 사회운동이 표방하는 가치들에 굉장히 관심있는 척 하면서 일일드라마도 하고, 교통방송도 하고 있잖아요. 제도권 안에 있는거죠. 정말 사회 걱정하는 딴따라들은 이런 것 할 틈이 없어요. 사회운동과 관련된 일들이 얼마나 쏟아지는데요. 물론 돈이 안되서 그렇지만.”

글쓰기에 대해 좀더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개인적 취향이 포함되겠지만, 그녀의 인터뷰 기사는 정말 물건들이다. 과장하자면 올해 각종 언론매체에 실린 인터뷰 기사 중 단연 최고다. 이 코너를 부탁받고 망설이다가 결정하는데는 남편의 격려가 컸다. “한국역사상 시사잡지에 고정꼭지로 원고 17장 쓰는 배우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라고 부추겼다고 한다. 거절 못하고 엉겹결에 하게 된 이 일이 지금은 제일 재밌다며 크게 웃는다.

“인생모토, 입장 바꿔 생각해 봐!“

“너무너무 다른 세상을 만나게 되요. 다른 삶을 살았던 사람들을 만나잖아요. 그것도 그냥 만나는 정도가 아니라 내면을 들여다 보는 것이니까. 정말 ‘이너(inner)-뷰(view)’하는거죠. 그것을 나 나름대로 정리해 옮겨적는 작업도 의미있고. 그 작업에서 책임감이 느껴져요.”

책임에는 고통도 따른다. 글쓰는 고통이야 말할 것도 없고 만나는 과정도 순탄치 않다. 시간이 돈인 스타들에게 시간을 내라는 것이 쉽겠는가. 거기에 문화나 연예매체도 아닌 시사지 인터뷰 코너를 위해 만나자고 하기가 어렵기도 했다고 털어 놓는다.

일례로 얼마전에 인터뷰한 차승원 씨는 “<한겨레21>? 거기서 왜 날 만나자고 하지? <씨네21>이 아니냐?”며 잘못 들은 것이 아니냐며 몇번이나 매니저에게 확인했다고 한다. 보통 2-3달 전부터 계속 연락을 하고 준비해서 만날 수 있었다며, 특히 차승원 씨를 괴롭혀서 아마 자기를 영화<미저리>에 나오는 스토커로 여겼을 것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게 기자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알수없는 딴따라들만의 교감을 ‘그녀만의 스타일로’ 전한다. 옆집에 마실 나온 듯이 집에서 밥해먹으면서 국민가수 윤도현과 수다를 떨기도 하고, 정태춘이 없는 박은옥을 만나기도 하고, 코믹 연기자가 아닌 본분인 연극연출자로서의 박광정을 우리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오지혜가 만난 딴따라’를 통해 우리는 존재는 알고 있되, 본색을 전혀 모르던 딴따라들을 많이 만났다. 물론 이러한 스타일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왜 친한 사람들만 만나냐, 왜 칭찬만 하느냐 이런 반응도 있어요. 그런데 이 코너가 ‘오지혜가 만난 딴따라’잖아요. 나는 기자나 평론가가 아니거든요. 그리고 저는 이 글로 원고료를 받지만, 인터뷰 당하는 상대는 시간만 뺏기는 것인데. 일본과 미국은 인터뷰 페이를 준다는데 우리나라에는 없죠. 우리 언론 스타일은 ‘너 홍보해 주잖아’ 이러면서 아예 돈을 요구하기까지 하잖아요. 왜 스포츠신문에 보면 조그맣게 나는 기사요. 듣도 보도 못한 연예인이 과로로 입원했다 이런 기사, 뭘 과로했는지 모르지만, 그런 박스기사도 몇십만원 한다니… 참.

언론들이 목에 기브스하고 이상하게 못생긴 공룡처럼 커져서 특히 딴따라들은 쩔쩔메게 만들잖아요. 그동안 나는 배알이 꼴려 죽는줄 알았어요. 그러다 내가 언론에 글을 쓰게 되었는데요. 주로 스타들 만나잖아요. 그 사람들 시간이 돈이거든요. 왜 옛날에 최진실 씨는 손가락만 대도 잔다고 했잖아요. 1분도 쉴 수 없는 일정들 때문인데, 나온다고 뭐 득될 것도 없을 제 코너에 불러놓고 막 비판하고 그러라구요?”

이 코너를 맡아 글을 쓴지 벌써 일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원고를 쓰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아 반짝이는 커서를 보고 있자면 무대에 올라가기 직전처럼 긴장된다고 한다. ‘심장이 터질 것 같고, 내가 미쳤지, 왜 이걸 한다고 했을까’하면서 여렵게 기사를 쓴다고 하면서도 그녀는 다음에 만날 ‘딴따라’를 떠올리며 눈을 반짝인다.

요즘 그녀가 만나고픈 딴따라는 박수홍 씨다. 모 프로그램에서 한국에 거주하는 이주노동자들의 가족상봉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그를 만나 ‘박수홍이 경험한 아시아, 아시아’를 듣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그 역시 오줌누러갈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쁜 스케줄인 상태.

자연스럽게 명계남 씨 이야기기 나왔다. 배우 명계남과 배우 오지혜는 그야말로 막역한 사이다. 서로를 알아본다는 ‘지음’사이라고나 할까. 그런 그들도 정치적 행동은 달랐다. 노무현 대선후보진영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했던 명계남 씨는 친구인 오지혜도 당연히 동참할 것이라 믿었으나, 그녀는 선거운동을 할 생각이 없었다. 노무현 정부 출범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배우로 시민으로 또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진행했던 이로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노사모가 아니다”라는 것부터 분명히 한다. 대선 당시 정치적 입장차이로 명계남 씨와 10년 우정 금갈뻔 했던 상황을 떠올리는 듯 했다.

“뭐 제가 정견을 발표해야할 위치는 아니지만(웃음), 지난 대선에서의 선택은 옳았다고 생각해요. 지금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이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라고 실망하고 분노하기도 하지만, 저는 노무현이라는 사람이 슈퍼맨이라고 기대하지는 않았어요. 그가 세상을 구원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으니까, 지금 그렇게 크게 실망하거나 절망하진 않아요. 어찌보면 처음부터 그만큼의 기대도 없었다고 해야하나.

저는 근본을 바꿀만한 큰 혁명과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보지 않아요. 사람이란 존재가 얼마나 큰 차이가 있겠어요. 노무현 대통령은 정치인으로서의 발자취나 성향을 비롯해 정치관과 세계관 등 사고방식이 괜찮았어요. 그러나 ‘그가 우리나라를 구할 것이고 덕분에 우리가 잘 살거야’라고 순진한 기대는 갖지 않았어요. 여태까지 중에서 최고 괜찮았다는 정도지. 하지만 그래도 2차 파병결정은 좀 심하다고 생각해요.”

“한국정부의 파병결정과 진행, 내가 싸놓은 똥을 보는 기분”

분노는 애정의 그림자라고 하던가. 기대가 없었으니 실망도 없다는 반응은 노정부에 대한 가장 가혹한 비판으로 들렸다.

“사람의 기억은 윤색되기 마련이죠.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되고나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고. 1차 파병한다던 지난 봄과 다시 파병계획을 들고 나온 10월에는 내내 파병이야기를 했는데, 지금은 쓱 넘어가요. 내가 싸놓은 똥인 것 같아요. 내가 뽑았고 당선되던 순간에는 눈물도 났는데, 그 정부가 하는 일들이 활자화되서 나오는 것을 보면, 믿기도 싫고. 모르는 척 쓱 넘어가고 싶은 그런 상태예요.”

사실 많은 이들이 그럴 것이다. 특히 한국군 파병으로 우리나라가 참전하는 것을 극렬히 반대했던 이들에게 한국정부의 파병결정과 재파병결정은 낙심과 의욕상실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다고 가스통을 지고 불구덩이에 뛰어들려는 상황을 보고만 있을 수도 없다.

“정서적으로 돌아서는 것이 제일 무섭죠. 전쟁보다 무서운게 일상이잖아요. 실질적으로 느끼는 정서가 정답이거든요. 파병문제는 어떻게 해야하나? 어떻게 해야하죠? 내 요즘 걱정은, 우리 애가 자라서 ‘전쟁은 나쁜 거 맞지? 근데 그 옛날 우리나라가 전쟁한다고 할때 엄마랑 아빤 뭐했어?’ 이런다고 생각하면… 아이구. 등에서 땀이 쭉 나요. 일상을 열심히 살다가 순간순간 ‘나도 이제 공범이 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냥 공범이 되는거죠. 우리 잘 먹고 잘 산다는 말에, 친구가 될 수 있었던 사람들을 죽이는 것에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는 것이잖아요. 그렇게 공범이 되는 거죠.”

한국정부의 재파병결정에 무기력을 느낀다고 하면서도 일단 말이 나오니 그녀는 흥분한다.

“너무 행복해, 저 사람들 죽이고 나서 석유 뺏어오니까 너무 행복해, 이런 마음이 들까요? 다른 이들을 죽이지 않고 정정당당히 살아가는 방법이 없을까하면 순진하고 감상적이다 이러는데, 그렇게 안 죽이고도 살아가는 방법이 있을 것같아요. 이런 사고방식이 이상한건가요?

그리고 아까부터 말하고 싶었는데,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묻겠다, 국민의 뜻! 국민의 뜻! 이러는데, 도대체 몇번을 말해야 하냐 이거죠. 우리 벌써 얘기했잖아요. 지난 봄에도 그랬고, 집회고 인터넷이고 다들 파병하지 말라구 그렇게 외치며 국민의 뜻 알려줬잖아요. 그런데도 계속 국민의 뜻 물어본다고 하잖아요. 막 짜증나요.”

진짜 리얼리즘은…

전쟁이야말로 많은 이들의 죽음을 야기하는 상황이다. 다시 삶과 죽음의 이야기로 돌아왔다. 오지혜 씨가 이런게 죽음이구나 경험했던 것이 어머니가 갑자기 크게 발작하고 쓰러지던 순간이었다고 한다.

“발작하더니 갑자기 시체처럼 변한 엄마를 보는 순간, 내 감정은 슬픔이 아니라 분노였어요. 신경질이 확 나는거예요. 어떻게 아무 말도 안하고 혼자 죽을 수가 있나 이러면서요. 엄마랑 저랑 친한 친구거든요. 그럼 말을 하고 죽어야죠. 미리 얘기를 하고 나하고 작전을 짜고 나서, 나 간다 잘 있거라 이러고 가야하는데 혼자 죽는다고 생각하니 막 신경질이 나는거예요. 그러한 감정의 본질은 남겨진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섭섭함이겠지요. 보고 싶고 그립고 이런 것은 한참 뒤더라구요.”

다행히 어머니는 깨어나셨지만, 이 상황으로 그녀는 ‘극과 소설로 전해지는’ 리얼리티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모성애 역시 그렇다고 말한다.

“모성애가 처음부터 생긴다고 아는데, 아니더라구요. 지금은 엄마라고 말하고 자기 요구를 하고 그러니까 귀엽지, 처음에는 엄청부담만 가더라구요. 모성애? 한참있다 생겨요. 애기가 무조건 이쁘다구? 누가 그래요? 모성이데올로기 그것도 폭력이예요.”

이러한 리얼리티들이 켜켜이 쌓여 그녀의 연기와 글로 표현되나보다. 그런 그녀가 요즘 가장 관심갖는 대상은 아픈 사람들, 소외받은 이들이다. 철들고부터 해마다 몇번씩 죽도록 아팠던 디스크 환자로 살았던 고통의 리얼리티가 만들어낸 관심이다. 그녀는 <아름다운 가게>와 <아름다운 재단>에 칼럼도 쓰고 많은 물품도 기증하며 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무당이자 족장의 전신인 배우’로서 세상을 굽이보고 사람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그녀게게 세상에는 유토피아란 없다. 현세를 살아가는 이들의 노력으로 나아질 수 있는 또다른 현실이 있을 뿐이다. 어쩌면 그러한 냉정한 현실인식이 구체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는 원동력이 될지도 모르겠다. 변화발전될 세상을 유토피아라고 부르건 말건 말이다.

“역사는 되풀이 되고, 정반합으로 아주 더디게 발전하고 있지요. 20대에 흉보던 모습이 지금 나에게 있어요. 그러데 지금 이 모습이 반은 싫고 반은 좋아요. 왜냐면 우리는 현실에서 살아야하니까. 그리고 사는거 달콤하잖아요. 또 한편으로는 연출가이자 연극배우인 박광정 씨 말처럼 지금 이 세상이 어떻게 변해갈지 너무너무 궁금해요. 그의 말처럼 가늘고 길게 살면서 세상이 어떻게 되는지 보고 싶어요.”

그러나 우리는 안다. 그녀가 그냥 세상을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글 최현주 사이버참여연대 기자, 사진 이기태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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