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4년 11월 2004-11-01   832

뿌듯함과 아쉬움 남긴 시민합의회의

지난 7월, 시민패널 신청을 하고 당첨(?)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을 때의 심정은 한 마디로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평소에 신문기사나 뉴스 등을 보면서 에너지, 전력, 원자력에 가졌던 막연한 생각들의 빈 자리들이 많이 채워질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와 함께 평소 토론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내가 처음 보는 사람들과 허심탄회하고 진실한 대화를 하면서 과연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하는 우려였다.

두번의 예비모임과 3박4일의 본 행사를 끝내고, 합의회의 보고서를 완성했을 때의 심정은 ‘기쁨 반, 걱정 반’이었다. 기대했던 대로 많은 것을 알게 됐으며, 우려와는 달리 치열한 토론과정을 거쳐 합의에 도달할 수 있어 매우 기뻤다. 하지만, 우리들이 합의한 이 보고서를 다른 사람들이 왜곡해 받아들이거나 오해하지 않을까 불안하고, 걱정스럽기도 했다. 그 짧은 기간동안 너희들이 무엇을 알았고, 무엇을 합의할 수 있었겠느냐는 비판은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하는 부담감이었다.

이제 합의회의 보고서 발표와 기자 회견도 끝났다. 일부 신문에 나온 사진과 기사화된 보고서 내용을 본 주위 분들의 격려도 있었고, 물론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이 분들의 공통된 의견은 이런 합의회의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었고, 기회가 된다면 꼭 직접 참여해보겠다는 것이었다. 자신이 참여한다면 보다 구체적이고, 보다 합리적인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겠다는 분도 있었다. 주위 사람들에게 합의회의 경험도 얘기해주고, 합의 결과에 대한 토론도 하면서 이렇게 중요한 제도에 누구보다도 빨리 참여할 기회를 가졌던 나의 심정은 한마디로 ‘뿌듯함’이었다.

돌아보면 아쉬운 점도 많다. 예비모임에서 본 회의까지 한두 달 정도의 여유가 있을 동안 보다 많이 공부를 하지 못했던 점도 내 자신에게 못마땅하고, 최종 보고서 작성까지 본회의 시간이 조금 짧았다는 점도 아쉽다. 마지막 날 기자회견 때 적극적으로 답변을 하지 않아 신문에 내 의견은 기사화되지 않은 점도 무척이나 아쉽다. 또한 시민단체에서 주최한 이번 합의회의 결과가 정책적 구속력이 전혀 없는 공허한 메아리로 그칠 수도 있다는 점에서도 아쉬운 마음이 든다.

다음 합의회의가 어떤 주제를 갖고, 어디서 주최할지는 알 수 없지만, 되도록이면 정부나 국회 등의 공공기관에서 주최하는 공식적인 시민참여의 한 방식으로 제도화 되기를 바란다. 그렇게 되면 일반 시민들의 참여가 보다 활성화될 것이고, 시민들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것이다.

미지의 다음 시민합의에 참여하실 시민패널님들! 아자!

김기철 시민패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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