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3년 09월 2003-09-01   986

기자와 활동가는 현장에서!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고 있다. 벌써 가을인가 보다.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자살로 충격받았던 여름. 올 가을에는 독자들에게 좋은 일만 생겼으면 좋겠다.

구영탄 : 난 이번에 젤 인상깊었던 게, 2만5000원이면 쌀 80kg 사서 굶는 북한 어린이들 몇 백 명이 먹게 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우리 술자리 술값도 안 되는 돈이 수백 명의 목숨값과 같다니.

우여곡절의진수를경험함 : 기사만 잘 쓴다고 월간지가 나오는 것은 아니더군요. 이 달에는 종합예술가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한 권의 책이 나오기 위해서는, 기획·취재, 기사 작성, 원고청탁, 광고주 섭외, 광고필름 받기, 각각에 맞는 사진과 삽화 구하기, 표지 일러스트, 교정교열, 디자인회사에서의 편집 등 그 많은 일들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한 권의 책이 탄생하더군요.

찬바람이불면 : 영화 <바람난 가족>을 보고 왔습니다. 가족과 불륜에 대한 이야기보다 배우 성지루 씨의 연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이달 커버스토리 주제가 신빈곤이기 때문일까요? 감독이 우리의 현실을 정말 미화시키지 않고 얄미울 정도로 잘 표현했더군요.

우여곡절의진수를경험함 : 사진 스캔 받는 동안, 『씨네21』을 읽었는데, 촬영현장에서 직접 쓴 기사가 있더군요. 재밌었습니다. 르포도 그런 식으로 쓰니 재밌었어요. 현장에서만 느껴지는 생생함이란 대단합니다.

찬바람이불면 : 늘 현장에 있는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우여곡절의진수를경험함 : 저두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현장에 다가가기가 두려울 때가 있어요. 이를테면 노점상 아저씨가 사는 법을 취재하려다 말도 못꺼내고 수첩만 사는 경우도 있죠.

찬바람이불면 : 저는 박태희 씨와 함께 태평양전쟁 유가족 할머니를 만나고 왔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다가 운 건 처음이네요. 전쟁이 인간의 삶을 얼마나 파괴하는지 알 수 있었어요.

구영탄 : 왜?

찬바람이불면 : 한 살 때 아버지가 징용에 끌려가 죽고 외할머니 댁에서 살면서 딸이라고 서러움을 많이 받았나봐요. 그래서 할머니가 이를 악물고 아버지의 역사를 찾고야 말겠다고 결심하셨대요. 결국 아버지의 기록을 다 찾아냈죠. 일본이 그러한 기록을 다 숨기기는 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일본의 기록문화가 매우 대단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한 기록을 입수하고 있으면서도 오히려 공개하지 않은 건 우리나라였어요.

우여곡절의진수를경험함 : 우리의 기록문화가 문제지요. 역사학자들은 오히려 일제 시대나 미군정 시대를 연구하기가 제일 쉽다고 합니다.

구영탄 : 기록문화는 국가 수준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어요.

찬바람이불면 : 박태희 씨는 자신의 어린 팬들이 이런 기사를 보면서 새로운 의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말했어요,

우여곡절의진수를경험함 : 의자에서만 잤다는 말에 다들 충격을 받으셨나봅니다. 비디오방에 있는 편한 의자 1개와 접는 침대가 2개나 들어와서, 저희들 입이 귀에 걸렸습니다. 고맙습니다. 꾸벅~.

구영탄 : ‘풀뿌리 시민운동을 찾아’를 취재하는데, 열린사회 북부지부에서 주관한 노래대회가 열렸는데, 도시에도 이런 공동체가 가능하구나, 그게 활동가들의 힘이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우여곡절의진수를경험함 : 노래대회라…. 노래는 잘 하나요? 기자들은 물론이고, 활동가들도 역시 현장에 있어야 힘을 얻는 것 같습니다. 물고기는 물에서 살아야하듯, 기자와 활동가는 현장에서 있어야 합니다!

구영탄 : 정말 백바지에 백구두 신은 아저씨의 <오십구년 왕십리>, 정말 웃겼어요. 그리고 중학생들이 브레이크 댄스를 하는데 할머니들이 난리가 났어요. 아무튼 음지에서 하는 일을 그렇게 양지로 불러내 여러 세대가 호응해 주니까, 그런 얘들 가출 안 할 것 같더라구.

우여곡절의진수를경험함 : 저는 ‘독자들의 수다’로 요리사들을 만났습니다. 느티나무 주방장이 개발한 인삼밀크쉐이크를 먹었는데 맛있더군요. 인삼의 건강과 우유의 부드러움을 함께.

찬바람이불면 : 오호, 부럽네요. 올 가을에는 인삼밀크쉐이크로 건강을 다져 언제나 현장에 있는 『참여사회』를 만들어 보아요.

황지희(참여사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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